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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있는 나무에게 고백하기
김진태 전라북도보건환경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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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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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물과 동물의 차이점에 대해 자주 얘기한다. 대표적인 차이로는 운동성과 두뇌의 존재여부를 거론한다. 동물은 주변 환경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며 행동함으로써 생존에 유리하고 종족유지에서도 한층 낫다는 점이다. 반면 식물은 늘 그 모습대로 그 자리에 있기 때문에 주변의 환경변화에 쉽게 노출되고 불리함을 극복하는 판단을 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는 금강송의 우람하고 고상한 자태를 사진이나 그림으로 접하면서 오랜 풍상을 거치면서 형성된 꿋꿋하고 강인한 생존력에 찬사를 보내기도 한다. 애국가에도 등장하는 그런 모습 말이다.

우리들이 흔히 생각하는 식물은 두뇌가 없기 때문에 생각도 없을까? 두뇌가 없기 때문에 감정도 없을까? 두뇌가 없기 때문에 번식과 이동을 할 수 없을까? 하는 이런 궁금증은 최근의 연구결과로 확인될 것 같다. 서울대학교 박충모교수 연구결과에 의하면 식물에도 뇌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햇빛을 받아 성장하는 식물은 햇빛을 식물뿌리에서 모니터링해서 주변 환경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생장환경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잎에서 감지된 햇빛은 줄기와 뿌리의 관다발을 통해 지하에 있는 뿌리로 전달되고 햇빛을 받은 뿌리에서는 피토크롬 광수용체의 역할로 HY5 전사인자를 활성화 시킨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 식물의 광수용체에서는 광합성을 위한 시스템이 존재한다. 부족한 햇빛이나 지나치게 강한 햇빛을 조절하면서 전자를 전달하고 이동하도록 하는 메커니즘을 가동하면서 식물의 생장에 필요한 영양분을 합성하도록 지시하거나 자극하는 것이다. 이런 점들은 이미 식물생리학분야 연구로 밝혀진 점이지만 식물의 판단능력이라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매우 의미있는 결과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연구는 광화학적 분자생물학적 연구기술을 이용하여 잎에서 흡수된 빛이 광섬유와 유사한 물리적 구조를 가진 관다발을 거쳐 뿌리까지 전달되는 것을 국내기술로 증명했다는 점이다. 뿌리까지 도달한 빛을 이용하여 광수용체 단백질을 활성화하고 뿌리의 생장과 발달을 촉진하여 지상부에 있는 잎과 줄기생장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고정된 지점에서 생장하고 변화하는 식물에도 주변환경에 대한 감지와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확인된 셈이다. 식물에도 뇌가 존재한다는 가설은 진화론으로 유명한 찰스 다윈이 주장한 루트브레인이 있다. 동물의 뇌기능을 담당하는 것처럼 식물에도 뿌리에 뇌와 유사한 기능을 담당하는 구조가 존재한다고 믿었던 것이다. 이번 연구는 이런 가설의 타당성을 어느 정도 증명해 준 셈이다. 식물체에서 뿌리의 역할과 기능은 종전과 비교하면 훨씬 다양하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고 모든 토양 환경신호를 감지하여 병균이나 가뭄 같은 환경스트레스를 극복하거나 저항력을 향상시키도록 판단하여 식물의 생존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콘드롤 허브역할이 입증된 것이다.

동물과 식물의 가장 대표적 차이로 생각할 수 있느냐를 거론해왔던 기존의 생각을 대폭 수정해야 할 연구결과인 것이다. 식물도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겨울채비를 마치고 모습을 변화시키고 있는 주변의 식물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진다. 이런 정중동의 식물들도 나름의 표현을 한다는 것을 우리는 간과하기 쉽다. 늘 같은 장소에 비슷한 모습으로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식물들도 자신의 상태를 알리고 호소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잎끝이 마르거나 색깔이 변하고 시들어가는 것은 현재 상태를 알아달라는 의사표현이다. 수분이나 영양분의 불균형을 얘기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게 되면 결국 식물은 더 이상 살아갈 수 없게 된다.

요즘의 시국도 비슷하다. 개, 돼지로 폄하되는 수백만명의 국민들은 간절한 바람과 반응을 기대하면서 촛불집회에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묵묵부답이고 동문서답이다. 모두가 바라는 바를 위해 주말마다 수백만명이 모이는 이유는 개개인의 이해관계가 아닌 이 나라를 사랑하는 진실한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욕심많고 생각없는 사람들이 온 나라를 뒤집어놓은 작금의 사태를 보면서 말없이 서 있는 식물에 부쩍 부끄러워진다.

김진태<전라북도보건환경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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