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미술관 작품 구입 ‘관장 맘대로’
전북도립미술관 작품 구입 ‘관장 맘대로’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6.12.06 18: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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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립미술관(관장 장석원)이 미술작품을 수집하면서 관장의 독단적인 선택에만 의지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미술계에 대한 폄하성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올해의 경우 총 3차례에 걸쳐 작품 수입을 위한 심의회를 열었지만, 그에 앞서 수집작품추천회가 열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이 관장 혼자서 올해 수집한 전 작품을 추천한 것이다.

이와 관련 지역미술계에서는 관장 ‘개인의 취향’에 의지해 소장품이 선정되는 과정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장 관장은 “수집작품추천회를 할 경우 작품의 질이 떨어질 것을 우려했다”고 말해 지역미술계 폄하성 발언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6일 전북도립미술관 등에 따르면 최근 ‘2016년 제3차 작품수집심의회의’를 끝으로 올 수집 심의를 마무리 했다.

미술관은 올해 지난 2월 3일과 8월 17일, 11월 29일 총 3차례에 걸쳐 작품수집심의회의를 열었고, 총 2억 5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모두 106점의 작품을 수집했다.

문제는 작품 구입 목록을 살펴보면, 전북을 대표하는 미술관으로서 어떤 정체성을 유지하려는지 의문이 생긴다는데 있다.   

수집된 106점의 작품 중 유상 소장품은 76점 가운데 25%에 달하는 19개 작품이 해외작품으로 확인됐다. 구입가 총액만 4천200만원이다.

이들 작품은 장 관장의 부임과 동시에 미술관의 핵심 기획전으로 열리고 있는 ‘아시아 현대미술전’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이다.  

매년 ‘아시아 현대미술전’에 5억여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이는 마당에 연간 한정된 작품 구입비 중 이처럼 많은 예산을 들여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지역미술계에서도 올해 이 기획전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 수준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았고 소장품으로 가치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특히 전북과 연고도 없는 작가의 작품 한 점에는 2천만원씩 예산을 투입하고, 지역의 작가들에게는 고작 100만원~300만원 수준으로 인색하게 예산을 책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 명의 소장가에게서 일시에 여러 작품을 구입한 것도 바람직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가장 예민한 소장품 수집에 있어서 지역 미술계와 소통이 안되는 미술관의 의사결정 구조다.

지난 2014년 장 관장은 부임과 동시에 작품 수집과 관련된 내부추천이나 공모가 사실상 폐지됐다. 그러나 지역미술계에서는 도립미술관으로서 지역의 정체성을 담아낸 우수 작품을 수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소통 창구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장석원 관장은 “관장으로 부임했을 때 추천제나 공모제를 통해 수집한 작품들의 소장가치가 질적으로 떨어진다는 판단이 들어 없앴다”면서 “당장은 불만이 있을 수도 있지만 공모제는 다른 형태의 나눠먹기일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수집작품추천회를 해봤으나 밖으로 잡음을 막기 위한 장치일 뿐이지 소신껏 작품을 수집하기 위해서는 걸림돌일 뿐이다”고 덧붙였다.

지역 미술계 관계자는 “전북을 대표하는 미술관이라면 작품 수집의 첫 번째 목표가 ‘지역 미술의 정체성’이 돼야 한다”며 “전북 출신자 또는 연고 작가의 대표 작품을 수집하는데 더 많은 공을 들이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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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인 2016-12-08 15:40:27
언제까지 지역주의에 같혀있을 건가? 소통을 잘 안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소통을 할 만한 사람이 없었겠지...아시아 현대미술전 직접 보고 온 사람인데, 전주에서 이런 전시가 열렸다는 것 자체가 획기적이었다고 느꼈음.광주는 미술제로 외부 자금을 어마어마 하게 끌어오는데 전주는 아직도 지역 작가 안키워준다고 땡깡 중? 언제까지 한옥마을만 팔아먹을래? 그나마도 쓰레기장 되고 있는거. 이걸 기사라고 쓴 기자 창피한줄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