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보물섬, 그 미래를 열 때
전북의 보물섬, 그 미래를 열 때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6.11.22 1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와 생태 관광으로 여는 지속가능한 미래〕 5.

 섬은 곧 자유다. 육지와 뚝 떨어져 있는 섬으로의 여행은 바다를 건너왔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자유를 선물한다. 눈부시게 빛나는 어미의 품과 같은 드넓은 바다와 머리칼을 휘감는 시원한 바람은 복잡한 도시의 삶에 지친 현대인들의 마음에 평화와 위안이 되어주기 충분하다. 섬은 낡고 오래된 것들의 재발견이다.

 아름다운 포구와 옛 정취가 그대로 살아있는 풍경,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존재만으로도 섬은 빛난다. 미코노스 섬에 매료돼 3년이나 머무르면서 소설을 썼다는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섬은 그 자체로 좋을 뿐이다. 국가적으로도 섬을 중심으로 한 해양자원의 활용방안에 대한 관심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 국내에서는 통영, 해외 사례로는 그리스의 여러 섬들을 살펴보면서 아직은 초보적인 단계에 불과한 전북의 섬 관광에 대한 고민은 커져만 갔다. 이에 따라 기획보도의 마지막 순서로 전북의 섬이 지니고 있는 매력을 찾아 보고자 한다. 그 특성과 여건을 분석하는 한편, 관광모델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살핀다.

만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여행지인 그리스와 통영, 그리고 그 곳의 섬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뛰어난 자연과 해양생태를 가지고 있는 동시에 역사적인 사건과 인물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관광문화자원들은 각 지역마다 존재하는 특유의 정체성을 드러내 보이는 동시에 스토리텔링을 통해 특별한 흔적으로 남기도 한다. 사진과 글, 영상, 음악 등 다채로운 문화콘텐츠로 재생산되면서 자연스럽게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대한민국에는 3천여 개의 섬이 있다. 이 섬들의 다양한 자연자원과 문화자원을 활용해 섬을 매력적인 곳으로 바꾸고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일은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정책과제 중 하나로 대두돼 왔다.

지난 2000년대 들어서면서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중앙부처에서 지속가능한 섬 발전전략을 모색하면서 ‘찾아가고 싶은 섬’, ‘명품섬 Best-10’ ‘가고 싶은 섬’ 등의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고,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보태져 국내 섬 관광에 대한 영역도 다양화, 세분화되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전라북도의 상황은 어떠할까.

전북발전연구원이 지난 2013년에 내놓은 연구보고서 ‘전라북도 섬관광 활성화방안 연구’에 따르면 도내에는 총 103개의 섬이 있다. 이중 유인도 25개로 면적은 36.6㎢ 정도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군산시 16개, 부안군이 7개, 고창군이 2개의 섬에 총 5,800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적으로 보면, 부안군의 위도가 가장 큰 섬인데, 이곳의 경우는 해안산책로와 해안도로가 잘 개발되어 있는 편이어서 바다낚시를 즐기는 관광객들이 많이 유입되고 있다. 위도해수욕장은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깊지 않아 여름철에는 인기가 좋으며, 풍어와 안녕을 기원하는 위도 띠뱃놀이는 17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국가무형문화재로 위도만의 특별함을 자랑한다.

군산시의 63개 섬은 고군산군도라 불린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 넓은 반석에 앉아 수려한 섬들이 군도를 형성하고 있는 그 모습을 바라보자면 자연스럽게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이중 신선이 노닌다는 섬, 선유도를 포함해 4개의 섬은 고군산군도 연결도로의 부분개통으로 배를 타고 가야만했던 섬 관광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신시도에서 출발해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에 이르는 왕복 22km구간의 자전거 여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섬과 섬을 잇는 교량을 따라 섬 마다 다른 개성과 매력을 탐험할 수 있어 동호인들 사이에는 입소문이 나 있다.

이처럼 도내에는 산재한 섬들은 자연과 문화, 역사 등의 면에서 독특하고도 훼손되지 않은 수많은 관광 자원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섬 대부분은 기초시설이 부족한데다 접근성도 취약한 실정인 것. 전체 섬 면적이 크지 않은데다 정주민의 숫자도 적어 관광정책 영역 발굴에 있어서도 늘 우선순위에서 밀려왔던 탓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래의 새만금이 전북 뿐 아니라 동아시아 문화관광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북의 섬을 디자인할 필요성을 지적한다. 최근의 여행 경향이 맛집이나 감성, 생태, 힐링, 추억 등 테마별로 구체화되고 있는 만큼 각 섬들의 특성을 잡아 연결시킨다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만드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 섬 자체만의 영역 발굴도 중요하지만, 섬 배후 도시 해안의 관광 여건을 개선하는 일도 시급하다.

이와 관련, 현재 전북도가 청정한 생태와 역사, 전통문화 자원을 잘 결합해 관광산업의 파이를 키워나가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 전국 최초로 1시군 1생태관광지를 발표하고, 올 6월까지 대부분의 시군 종합계획수립이 완료돼 사업 추진이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부터 2024년까지 총 1천여억원이 투입되는 생태관광지조성사업은 민선 6기 도정의 중요 정책으로 꼽는 토탈관광의 한 축이기도 하다.

14개 시·군에 산재한 김제시의 너른 평야, 신비하기만한 진안의 마이산, 금강의 발원지인 장수군의 뜬봉샘, 순창군의 섬진강변, 무주군의 반딧불이, 고창군 운곡 람사르습지 등의 관광 자원이 전북의 미래를 살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비상하고 있다. 여기에 전북의 보물섬까지 끌어안는 전략까지 함께 적절하게 활용된다면 그 가치는 배가될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 <끝> 김미진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