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근의 문(文)·화(畵)스캔들<11> 촛불집회
이동근의 문(文)·화(畵)스캔들<11> 촛불집회
  • 김상기 기자
  • 승인 2016.11.22 14: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일 전주의 중심 충경로사거리가 북적거렸다. 차량은 전면 통제됐고, 박근혜 정권 퇴진의 목소리는 커져갔다. 1만여 명이 운집한 제2차 전북도민총궐기 현장이다. 지난 5일 1차 총궐기에 모인 인원(3,000여 명)의 3배가 넘는다. 시간이 갈수록 촛불의 열기가 더해지는 형국이다.

 이동근의 문화스캔들 열한 번째 이야기는 촛불집회를 찾았다. 도민의 관심이 집중된 현장을 간과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날 전국 70여 곳에서 100만의 인파가 촛불을 들었다. 부모 손을 잡고 나온 어린 아이에서부터 중고등학교 학생들, 직장인, 할아버지 할머니들까지 남녀노소 구분이 없었다. 우리지역의 목소리도 결코 작지 않음을 화가는 붓으로 말하고 싶은 것이었다.

현장을 바라보는 화가의 눈빛이 빛났다. 정치적 목적을 떠나 그림의 측면에서만 봐도 캔버스에 담고 싶은 장면이 무궁무진하다는 표정이다.

 이곳저곳을 살피고 여기저기를 오가며 바쁘게 펜이 돌아갔다. 몇 장을 그렸는지도 정확하지 않다. 그림의 소재가 눈에 띄면 곧바로 펜을 잡았다. 이전의 문화스캔들이 다뤘던 소재와는 분명 달랐다. 대상의 역사성이나 가치 등을 고민했던 풍남문이나 경기전과 같은 조형물이 아니다. 살아 꿈틀거리는 현장 그 자체다. 그곳에서, 그곳의 느낌을, 느끼는 그대로 담아내면 되는 것이다.

구호를 외치거나 촛불을 든 모습, ‘박근혜 퇴진’ 구호를 단 대형 트랙터, 무대에서 율동하거나 현수막을 들고 있는 사람들까지 스케치는 쉴 새 없이 쌓여갔다.

현장을 담기 위해 무수히 많은 사진기자들이 셔터를 눌러댔다. 화가에겐 펜이 곧 카메라인 셈이었다. 같은 현장을 담더라도 화가의 시선은 분명 달라보였다. 집회는 다분히 정치적 성향을 띄겠지만, 화가는 그 안에 담긴 순수한 마음을 집어내고 있었다.

김상기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