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리더십’ 송하진 전북도지사에게 듣는다
‘소통의 리더십’ 송하진 전북도지사에게 듣는다
  • 최고은 기자
  • 승인 2016.11.1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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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송하진 전북도지사 인터뷰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민선6기 하반기에 접어든 소회를 묻는 말에 “더욱 열심히 뛸 때이다”고 밝혔다.

취임 이후 탄소법, 국제공항, 잼버리 유치 등 산적한 현안을 풀어나갔기에 숨을 고를법도 하지만 전북은 이제 더 큰 변화에 마주해있다.

그동안 송 지사는 경직된 조직을 소통으로 풀어내는 ‘따뜻한 리더십’으로 공직사회 변화를 시도해왔다.

주입식, 강압적 지시가 아닌 직원 개개인에게 창의력을 불어넣으면서 전북 공직의 새로운 혁신을 도모했다.

민선 6기 끝자락에 선 송 지사는 이제 혁신적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잘 다듬어 이끌고온 전북 현안이 성과라는 열매를 맺기 위해선 기존의 틀을 벗어난 도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북도민일보는 22일 창간 26주년을 앞두고 송 지사의 그간의 도정 철학과 향후 방향 등에 대해 들어 보았다.

- 민선6기가 후반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전북이 해야 할 일, 헤쳐 나갈 과제가 매우 산적해 있습니다. 거센 바람이 부는 바다 위에 나가 있는 심정입니다.

시대의 흐름을 냉철히 분석하면서 지난 2년 간 전북발전에 관한 새 비전을 제시하는 데 노력해왔습니다. 어려움은 있지만 철저히 준비한다면 전북이 다가오는 미래엔 주역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습니다. 원칙과 기준을 세우고 흔들림 없이 전진하겠다는 각오로 일하겠습니다.

당(唐) 시인 이백이 ‘행로난(行路難)’에서 ‘거센 바람이 물결 가르는 그때가 오면 구름 돛 달고 푸른 바다 헤치리라(長風破浪會有時 直掛雲帆濟滄海, 장풍파랑회유시 직괘운범제창해)’는 구절이 떠오릅니다. 우리 앞에 닥친 거센 파도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으므로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 도정을 역점적으로 끌고 오신 방향을 간략히 말씀해 주시죠.

“그동안 ‘농업 및 농생명, 관광, 탄소산업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도민과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주력분야별로 경쟁력과 가치를 높이는 데 치중했습니다.

성장 잠재력이 큰 농생명, 탄소산업, 토탈관광산업을 국가 차원의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고, 도민들의 염원이었던 새만금 공항을 국가계획에 반영했습니다.

2017 세계태권도대회 유치, 익산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이뤄냈습니다. 탄소법 국회 통과, 농생명과 탄소산업 중심의 전북연구개발특구 지정도 잊지 못할 성과입니다.

- ‘전국 최초’라는 수식어가 유독 많습니다.

“하하하(웃음). 현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다보니 얻은 결과같습니다.

전국 최초로 도입한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와 전북투어패스는 속도를 내기 시작했고 또 지난 9월에는 세계지방정부연합 아태지부 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많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그간은 도정발전을 위한 양질의 씨앗을 뿌린 시간이었다고 봅니다. 이제부터는 알찬 열매를 수확하고 도민에게 그 혜택이 고루 돌아가도록 세분화된 목표들을 실현해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 농업과 관광, 탄소산업을 거듭 강조하시는 이유가 있으신지요.

“대한민국이 고속성장을 거듭하던 시절 전북은 그 흐름에서 뒤처지고 말았습니다.

그 이후 제대로 된 성장의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고 변변한 산업 기반조차 구축 못한 상황에서 기존의 발전전략을 따라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변화를 제시하고 주도하는 게 전북의 입장에선 효과적일 것입니다.

농업과 관광, 탄소산업이라면 그게 가능하다고 봤습니다.

농생명 산업의 성장세가 폭발적이고, 농업의 6차산업화나 관광산업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해답이 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운송수단의 경량화, 우주항공산업의 발전으로 촉발된 최첨단 소재 수요는 탄소산업에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개척 사업인 새만금은 이러한 잠재력을 펼칠 수 있는 무대로서 가치가 충분합니다. ”

- 전북 발전을 이끄는 새로운 동력과도 마찬가지군요.

“이제는 비등점을 향해 동력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가지고 있는 불씨들을 키워가는 일이 중요합니다. 농생명과 탄소산업 중심의 전북연구개발특구에서 창의적인 기업들이 쏟아져 나오게 해야하고 전북투어패스의 정착과 생생마을 만들기 등을 통해 농촌을 살리고 전북관광의 새 전기를 마련하는 일이 제대로 이뤄져야 합니다.

민간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도전이 중요한 만큼 민관 협업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나가는 데도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 내년도 국가 예산을 둘러싼 환경이 좋지 않습니다.

“최순실 사태가 모든 현안을 집어 삼킨 상황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신 바짝 차리고 더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뿐입니다.

현재 약 5조 8천775억 원이 반영된 정부 예산안을 국회 단계에서 3천500억 원 이상 증액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태권도원 명예의 전당 건립, 지덕권 산림치유원 조성사업 국립화 추진,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 조성, 탄소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 예타 통과 등 전북발전에 필요한 예산 확보와 성장발판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3당 체제로 예산 확보를 위한 통로가 다변화된 데에 기대를 걸고 있고 예산확보에 있어 협치의 힘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초당적으로 소통하고 협조해나가겠습니다. ”

- 위기에 처한 전북경제, 어떻게 바라보십니까

“군산조선소 문제로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를 찾아갔다가 이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대한민국 조선업이라는 큰 배가 가라앉고 있는데, 그 위에 실린 작은 배들을 도와주는 일이 무슨 소용이 있냐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끔합니다.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알파고와 같은 AI와 IoT, ICT를 기반으로 한 제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제조업 중심, 수도권 중심의 성장정책의 전환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전라북도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탄소산업을 키우고 백방으로 뛰었지만 정부 차원의 지원은 그간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동북아시아 경제거점으로 키워내겠다는 새만금 역시 거북이 걸음입니다.

새롭게 다가올 시대에 대한 고민, 국가 경제를 살리고 지방과 수도권 공존을 뒷받침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방향으로 심도 깊은 연구과 실행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새만금 개발, 이제는 변화가 필요할 때입니다.

“새만금 사업이 시작된 지 24년이 흘렀습니다. 그 중에 정권이 5번이나 교체됐습니다. 아직도 방수제 공사와 기반시설 공사가 진행 중으로 그동안은 속도가 제대로 나질 않았습니다.

새만금이 글로벌 경제거점으로 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새만금 사업이 속도감 있고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확실한 재정적, 제도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인프라는 민간 투자 활성화의 열쇠로 전라북도가 2023 세계 잼버리 유치에 총력을 쏟는 데에는 인프라 구축을 앞당기기 위한 당위성을 마련하자는 의도도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새만금사업은 국가가 직접 추진하는 국책사업입니다. 국가의 추진 의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새만금 관련 정부부처들과 단순 업무협조를 넘어 공동의 목표 실현을 위한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

- 앞으로의 전북도정, ‘2020 대도약’을 내세우셨습니다.

“2020년을 기점으로 전라북도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새만금 동서2축·남북2축 완공, 새만금 농업용지 및 신항만 완공, 새만금공항 및 금융타운 착공 등 전북발전을 견인할 대규모 사업들이 2020년에 예정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2년은 그동안의 성과들을 기반으로 『2020 대도약』을 위한 전환점을 만드는데 집중하겠습니다.

국가식품클러스터, 농생명SW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대한민국 농업의 미래를 개척하고, 2017 세계태권도대회 성공적 개최, 2023 세계잼버리대회 새만금 유치, 연기금특화 금융타운 조성, 탄소소재 상용화 등을 통해 탄탄한 성장망을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도민과 함께 2020년을 기점으로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습니다.”

- 끝으로 도민들에게 한 말씀 해주십시오?

“최근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평소 강조하던 공심(公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깨끗하고 올바른 정치, 진정성 있는 도정 운영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정치적 수준과 안목은 이미 일류입니다. 일류 국민, 일류 도민들의 자긍심과 자존심을 지키는 도정이 될 수 있도록 늘 성찰하는 자세를 잃지 않으며 일하겠습니다.

최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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