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전북 태권도의 글로벌 전략은
[세미나] 전북 태권도의 글로벌 전략은
  • 최고은,김민수기자
  • 승인 2016.11.17 09: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라도 개도(開道) 1천년(2018년)을 앞두고 내년 6월엔 무주 태권도원에서 세계태권도선수권 대회가 열린다. 두 개의 현안은 전북의 미래를 열어갈 중요한 통로라는 점에서 성공적 조명과 추진이 절실하다.

전북도민일보는 이와 관련, 지난 14일 본사 6층 대회의실에서 ‘전라도 1천 년과 문화유산 전북 태권도 글로벌 전략’ 세미나를 주최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조직위와 전북연구원, 전북태권도협회가 공동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장회식 태권도진흥재단 조사연구부장이 ‘무형문화재로서 전북 태권도의 가치’에 관해 제1 주제발표에, 본보 임환 전무이사가 ‘2017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최 의의와 발전방안’에 관해 제2 주제발표에 각각 나섰다.

◆ <제1주제발표. 무형문화재로서 전북 태권도의 가치> 

장회식 태권도진흥재단 조사연구부장은 ‘무형문화재로서 전북 태권도의 가치’에 대해 한반도가 일본 가라데에 미친 영향을 중심으로 제1주제발표에 나섰다.

장 부장은 조선 표류민의 무술 전수와 오키나와, 불교와 가라데 연관성, 불교 문화재의 오키나와 전래 등에 대해 학술적으로 접근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그는 조선 표류민과 일본 오키나와 무사들의 무술교류 흔적과 관련, “20세기 초반 오키나와 출신 가라데 대가인 ‘모토부 쵸키(本部朝基)’도 조선의 표류민 무술 전수설을 언급했다”고 말했다.

모토부 쵸키는 폐번치현까지 도마리항은 유구 제2의 무역항이었기 때문에 가끔 중국·조선으로부터 교역선이 뭍에 닿은 적이 있고, 그래서 이 지역에 표류민들을 수용할 객사를 짓고 유구(오키나와) 국왕의 지시에 따라 표류민을 환대했다는 것이다. 장 부장은 “모토부의 말에 의하면 오랜 세월 동안 도마리 부락의 사람들은 그 객사에 출입하여 표류민들 무리 중에 함께 있던 무사로부터 가라데를 전수받아 도마리 특유의 무술이 생겨났다는 기록이 있다”고 주장했다.

오키나와현 가라데 박물관장 호카마 데츠히로(外間哲弘)도 조선 표류민의 무술전수설을 언급한 바 있다. 장 부장은 “이렇게 여러 기록 등을 고려할 때, 15세기 중반에 조선 표류민이 오키나와(유구) 3대 가라데인 ‘도마리가라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된다”며 “전수 장소는 일본 도마리항의 ‘객사’(출입국관리사무소) 및 후루훼린 동굴 인근일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장 부장은 “조선 표류민 중에서 무술을 전수한 무사는 전라도 출신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당시 구로시오 해류와 북동풍의 영향으로 조선 표류민 중에는 전라도 사람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장 부장은 “고려대장경을 포함한 불교 문화재가 오키나와 가라데의 명칭, 사상, 품새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일본 4대 가라데 유파 중 고쥬류가 큰 영향을 받았다. 고쥬류의 창시자(미야기 쵸준)는 전북 남원 출신의 도공인 장일육(사키마 레이신)을 종가로 하는 조선인의 후예”라고 주장했다.

◆ <제2 주제발표. 2017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최 의의와 발전방안> 

임환 전북도민일보 전무이사는 ‘2017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최 의의와 발전방안’에 대해 제2주제발표에 나섰다. 임 전무는 “2017년 무주 세계태권도 선수권 대회는 전북과 무주 세계화의 절호 기회”라며 “전북 이미지 향상을 통한 ‘전북 프리미엄(premium)’ 계기의 발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북 프리미엄’은 특정 대회를 통해 전북의 이미지가 올라가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확충되는 등 후광효과를 뜻한다.

임 전무는 이와 관련, “2017년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전북의 대외(對外) 수출이 1%만 늘어도 전북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한해 1천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며 “낙후 전북인의 자존심 세우고 긍정적 마인드 확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 전무는 또 “내년 세계대회는 무주 태권도원의 세계 성지화 작업에도 탄력적 추진 등이 기대된다”며 “태권도원은 세계 8천만 태권도인의 성지를 목표로 시작됐지만, 아직 기반시설 미확충에 인지도마저 저조해 성지화 작업은 더딘 상태”라고 설명했다. 임 전무는 “따라서 2017년 대회 성공을 통해 정부와 세계 각국의 태권도원 성지화 작업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투자와 태권도 관련 기관의 조속 입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전무는 “태권도의 글로벌화 전략은 종주국의 위상 강화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전제, “개·폐막식과 각종 문화행사, WTF 총회 등 내년 대회 주요 행사에 대한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정부 차원의 육성 의지를 대외에 과시할 정부의 의지 표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임 전무는 특히 “정부-전북도-무주군-태권도협회 4각 협업체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제, “전북도는 ‘전라도 개도 1천년(2018년)’과 맞물려 태권도의 세계화 전략을 강화하고, 무주군은 외국인 선수단 맞이 완벽한 기반시설 확충으로 글로벌 도시 이미지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기원 등 태권도 관련 단체는 무주에 조기 이전하는 등 대승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임 전무는 주장했다.

 

◆ 종합토론

강영수 전북도의회 부의장이 좌장을 맡은 종합토론에는 송승훈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조직위 문화홍보부장과 김봉석 전주대 교수(태권도 전공), 최윤규 전북연구원 부연구위원, 박기홍 본보 정치부장 등이 1시간 이상 치열하게 토론했다. 토론 내용을 간추린다.

 

 -사회 = 두 분의 주제발표, 잘 들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종합토론에 들어가겠습니다. 2018년이 전라도 개도 1천 년이고, 이에 앞서 내년엔 6월에 무주에서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개최합니다. 전라도 천년과 전북 태권도 글로벌 전략에 대해 좋은 의견, 부탁합니다. 우선 전주대 김봉석 교수님, 말씀해 주시지요.

▲김봉석 교수 = 2017년 세계태권도대회 개최, 세계태권도연맹총회, 세계태권도 학술대회 등을 통해 전북지역과 태권도원의 우수성을 홍보해야 합니다. 태권도와 전북을 홍보하는 동시에 관광과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 할 방법을 구체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인원, 관광, 판매 등 신뢰할 수 있고 타당한 양적 조사를 통해 재구매 의사, 관광산업과 태권도 문화산업, 지역특산물 판매 등을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해외 방문객과 선수, 지도자, 임원 등의 태권도원에 대한 선호도 조사 등에 나서야 합니다. 세계선수권대회 유치는 이벤트성 대회로, 이로 인해 얻어지는 결과는 일시적인 현상, 즉 일회성 성과일 수 있습니다. 태권도원의 지속발전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고 태권도원 발전을 위한 연구에 주력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회 = 좋은 지적입니다. 세계대회가 자칫 단방약 처방이 돼선 안 된다는 주장이셨습니다. 이에 대해 송승훈 2017무주WTF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조직위 문화홍보부장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송승훈 부장 = 좋은 지적입니다. 무주 태권도원이 전 세계 태권도인의 성지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알리는 방식으로 ‘태권도의 날’과 같은 특정일에 성공적인 축제를 개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첫걸음을 뗀 2016년 태권문화제가 앞으로 프랑스 아비늉축제 등과 같이 국가대표 축제로 된다면 우리나라와 전북의 대표브랜드로 부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아가 세종학당, 공자학원 등과 같이 태권도원도 전 세계 주요 도시에 종주국의 대표 프로그램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미국(USA) 태권도원이나 프랑스(FRANCE) 태권도원 등과 같은 태권도원 지점을 운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싱크탱크 자문팀을 운영하고 태권도의 세계화를 위한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합니다. 아울러 태권도 두뇌집단 자문팀을 구성하고 활용하여 세계 및 우리나라 태권도계를 대표하는 태권도 기구 운영의 전문화와 체계화를 이룩해야 합니다.

-사회 = 태권도의 날과 같은 특정일을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 아주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최윤규 전북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전북의 태권도에 대해 깊은 연구를 해 왔는데요, 의견 어떠합니까.

▲최윤규 위원 = 전북 겨루기 태권도의 기술과 수련 체계는 가라데나 중국무술과 확연히 다르고 택견이나 당시 국내의 다른 지역 태권도와도 다른 고유한 문화유산입니다. 현대 태권도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 태권도 원형이라 할 수 있지요. 전북 겨루기 태권도는 전일섭 관장이 1947년 5월 군산에 연무관 지관을 개관하면서 출발했고, 올해 기준으로 69년 역사를 자랑합니다. 구체적으로 전북 겨루기 태권도는 1947년에서 1970년 사이에 전북 지역에서 발전한 태권도의 기술 및 수련 체계를 말합니다. 전북 겨루기 태권도의 중요한 기술은 격투기법이라는 본질에 맞게 실전적 효용성이 크고, 이후 태권도의 발전을 결정하는 중요한 모체가 되었지요. 미국이나 유럽에 ‘동양 무술’의 부분으로 전파되어 다른 현대 무술의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사회 = 잘 들었습니다. 전북 겨루기 태권도가 태권도 발전의 중요한 모체가 되었다는 분석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행사의 중요성만큼 경제성 확충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박기홍 부장 = 전북에 태권도원이 들어섰지만 아직도 일반 지역민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태권도원을 널리 알리고 지역민들이 홍보대사가 될 수 있도록 자부심을 느끼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우선 서해안에 새만금이 있다면 전북의 동부권에는 무주 태권도원이 있습니다. 이른바 ‘동태-서새 전략’, 전북발전의 핵을 이루는 좋은 자원을 잘 활용하여 관광 등 경제로 연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다 전주의 한옥마을까지 합치면, 무주의 태권도공원과 서해안의 새만금 등이 한데 어울려 환상의 관광벨트를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 = 좋은 의견이 나왔습니다. 앞서 임환 전북도민일보 전무께서 주제발표를 통해 지적했듯, 무주 태권도원 활용 방안이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는데요.

▲김 = 그렇습니다. 우선 무주 태권도원이 가진 특성을 잘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외국 선수들의 태권도원 방문을 통해 훈련 및 태권도 수련의 최적지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하지요. 또 태권도 단체들의 통합과 전북 무주로 이전해야 하고, 세계선수권대회 유치와 함께 그랑프리 파이널이나 올림픽 세계 예선대회 등 또 다른 이벤트를 유치해야 합니다. 나아가 태권도 캐릭터와 영상 기념품 등 마케팅 업무를 강화하고, 태권도원 발전을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세계태권도 엑스포 등 태권도 이벤트 유치 및 상설화를 고민해야 합니다.

▲송 = 수련생의 70~80%가 초등학생에 의존하는 상황을 보면 표준화된 성인교육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태권도의 올림픽 영구종목 확정 및 태권도의 세계화를 위해선 다양한 연령층이 수련할 수 있다는 인식과 기술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이를 위해 브랜드 경영방식으로 태권도장 운영방식을 변경할 필요가 있지요.

동시에 앞으로의 세계화, 정보화 시대에 대비한 태권도 전문인력을 중·장기 계획을 세워 양성해야 합니다. 대한태권도협회나 세계태권도연맹 산하에 태권도 관련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태권도 싱크 탱크(Think Tank) 자문팀’을 결성해 태권도 규칙 변화, 태권도 신기술 도입 등 태권도 변화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사회 = 많은 의견이 나왔습니다. 전라도 1천 년에 태권도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1천 년의 미래엔 태권도의 역할을 클 것 같은데요.

▲최 = 그렇습니다. 태권도의 역사는 과거 전라도 1천 년과 비교할 수 없지만, 전북이 미래 1천 년을 준비하는 시발점임엔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의 성공적 추진 여부가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전라도 1천 년과 태권도에 가치를 부여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선 태권도와 관련한 모든 기관의 유기적인 결합, 정부와 전북도, 무주군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등이 필요할 것입니다.

▲박 = 태권도의 성지에서 세계태권도 선수권 대회가 열리면 세계 8천만 태권도인의 전북 방문 호기심은 더욱 증폭될 것입니다. 무주의 접근성이 조금 떨어질지라도 오히려 천혜의 절경을 부각하면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무주 태권도원이란 플랫폼을 잘 활용하면 전북과 무주는 무한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 = 약 2시간가량의 주제발표와 종합토론,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전라도 1천 년과 전북 태권도의 글로벌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

/최고은,김민수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