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거짓말, 거짓말쟁이
거짓, 거짓말, 거짓말쟁이
  • 황의영
  • 승인 2016.11.16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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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때 부모님으로부터 맨 처음 가르침을 받은 것이 “거짓말을 하지 마라” “정직하라”는 말이다. “성실하라” “노력하라” “인내하라” 등 여러 가지 가르침을 받았지만 “거짓말을 하지 마라”라는 말이 맨 처음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부모님에게서 가장 먼저 듣고 가장 가슴 깊이 새긴 말이 “거짓말 하지마라” “정직하라”는 말일 것이다. 거짓말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불편하게 하고 불이익을 가져오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거짓말은 대인관계를 형성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진실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상대 자체를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전에는 ‘거짓’이란 사실과 다른 것,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같이 꾸민 것, 허위(虛僞)라고 표기해 놓았다. ‘거짓말’은 ①사실과 다르게 꾸며서 하는 말, 가언(假言), 망어(妄語), 허언(虛言) ②전과 판이함이라고 표기했다. ‘거짓말쟁이’는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해 놓았다.

거짓말을 안 해본 사람이 어디 있을까? 살아오면서 크고 작은 거짓말 중에서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은 아마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거짓말은 선의(善意)의 거짓말(?)과 악의(惡意)의 거짓말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어릴 때, 할머니에게서 들은 “주었다 도로 빼앗아 가면 이마에 솔(松) 난다”라든지 “섣달 그믐날 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라는 말 등은 거짓말임이 틀림없지만 손자를 훈육(訓育)하기 위한 선의의 거짓말이었을 게다.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어머니는 드시지 않으시면서 자식들 먹으라고 하실 때 “어머니도 같이 드세요”라고 하면 “나는 고기를 싫어해”라든지 “나는 많이 먹어서 배가 불러서 더 먹을 수가 없다”고 하신 말씀들은 많지 않은 좋은 음식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자식 입에 넣으려고 하신 어머니의 자식 사랑 거짓말이었을 것이다. 어릴 때 부모님이 공부하라고 하거나 심부름을 시킬 때면 ”배가 아파서 못 하겠어요” “숙제가 많아서 못 하겠어요”라고 나도 거짓말을 한 적이 있다. 초등학교 시절 교실에서 돈이나 학용품을 잃어버린 학생이 있으면 선생님은 학생들을 눈을 감게 한 다음 ”나는 다 알고 있으니 가져간 사람은 조용히 손들면 용서해준다”고 하셨다. 이 또한 선생님의 선의의 거짓말일 것이다. 직장에서 직원들의 적극적인 업무추진을 독려하기 위하여 “경제여건이 안 좋아 우리 회사의 경영실적이 매우 어렵다”라고 얘기하고 독려했었는데 결산일이 지나고 보면 평년보다도 더 많은 흑자를 달성했을 때 이를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을까? 거짓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얘기가 ‘양치기 소년과 늑대’라는 이솝우화일 게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거짓말이라도 믿고 도움을 주고 따른다. 그러나 두 번째는 그 말의 진의를 반신반의 한다. 세 번째는 믿지 않는다. 실제로 어려움이 닥쳤는데도 누구 하나 돕지 않아 결국에는 거짓말을 한 사람이 곤궁에 빠지게 된다. 사람이 사람을 사귈 때 진실을 얘기하고 진솔함을 보일 때 서로 신뢰가 쌓여서 절친한 우정을 갖게 되는 것이다. 정치가들의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될 때 거짓말을 한 것이 된다. 사이비종교가들이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것도 거짓말이다. 잉카제국을 침략한 스페인 군의 지휘관 프란시스코 피사로는 1544년 아타우알파 잉카 왕을 포로로 잡고 잉카인들에게 ”방안에 가득 황금을 채우면 왕을 풀어주겠다”고 해놓고 황금이 방안에 가득 차게 되자 왕을 죽여 버린다. 피사로는 거짓말로 한 방 가득한 황금과 잉카제국을 얻게 된다. 그러나 그는 종국에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최근 우리나라의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이 비선실세들에 의해 국정을 농단 당했는데도 진솔한 사과가 아니고 거짓말로 일관한다고 하여 국민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지 않은가? 이메일 사건에 거짓말을 이어가던 힐러리 클린턴은 당선이 거의 확실시 되던 제45대 미국대통령선거에서 패배했다. 거짓말, 거짓말쟁이의 말은 누구도 믿지 않는다. 진실이 아닌 거짓은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선한 거짓말은 훈육을 위해 필요할지 모르겠지만 어떠한 경우든 악의적 거짓말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 대인관계는 물론 상거래에서도 거짓말은 파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국민과 지도자와의 관계에서도 믿음이 사라지면 권위가 소멸하는 것이다. 그래서 옛 말씀에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라는 말이 있지 않던가? 민심을 얻어야 천하를 도모할 수 있다고 했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사람들은 등을 돌린다’라고 하는 평범한 진리를 지금 우리가 더욱 가슴 깊이 새길 때가 아니냐는 생각을 해본다.

황의영<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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