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머물고픈 동화 속, 산토리니&미코노스
지금 당장 머물고픈 동화 속, 산토리니&미코노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6.11.15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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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생태 관광으로 여는 지속가능한 미래〕4.
▲ 산토리니 이아마을(사진출처 :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공동기획취재단)

 파란지붕과 하얀벽의 환상적인 조화로움, 그리고 석양에 물들어가는 반짝반짝 빛나는 아아 마을의 풍경들. 그리스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산토리니(Santorini, 그리스에선 티라 Thira)섬이 아닐까 싶다. 카메라만 들이대면 모든 프레임에 작품이 춤을 추는 곳. 그 풍경에 젖어있다 보니 세계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여행지라 불릴만한 이유를 거리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리스 섬 중 최고의 나이트 라이프 중심지로 각광받는 미코노스 섬은 산토리니와는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새하얀 골목에는 신비로운 푸른문과 발코니가 시야에 들어왔다. 마치 동화 속 상상의 공간으로 빨려들어갈 것만 같았던 그 순간, 길에서 만난 고양이는 피곤한 여행객에게 또 한 장의 추억을 또 선물해주면서 그리스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 줬다. 

▲ 산토리니의 독특한 지형 (사진제공 :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공동기획취재단)

 ▲과거의 재앙이 만든 그리스 여행의 로망, 산토리니

산토리니는 과거에 재앙 수준의 화산폭발이 있었던 곳으로 이후 한동안 사람이 살지 않았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그 아픔의 역사가 현재는 산토리니를 먹여 살리는 주수입원인 관광산업의 콘텐츠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원전 17세기, 지금도 화산재에서 가장 활발한 지대인 에게해에서는 지구 역사상 가장 거대한 화산 폭발이 일어났다. 당시 폭발로 인한 화산재의 흔적은 이집트에서도 발굴됐다고 전해진다. 또 이곳 산토리니에서 140km 떨어진 크레타섬도 그 영향권에 들어 미노아 문명이 몰락하는데 간접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크다.

바로 이 때, 현재의 초승달 모양이 지형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산토리니 사람들은 이 화산재를 파고들어가 동굴 집을 만들기 시작한다. 화산에 의해 생긴 절벽 구멍들을 이용해서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 최적의 주거양식이 탄생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주로 선원들이 살았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1956년 산토리니에 또 다시 큰 지진이 발생해 피라와 이아마을 전체가 붕괴되는 일을 겼었고 거주민들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1976년 그리스 정부가 전통 주거양식을 보전하기 위해 칼을 빼들었고, 현재는 이 동굴 집들은 호텔과 게스트하우스, 식당, 카페 등으로 주로 활용되면 관광명소로 탈바꿈했다.

▲ 이아마을의 붉은 노을을 보기 위해 몰려든 관광객들(김미진 기자)

 ▲자연에 순응하는 삶, 전통을 거스르지 않는 삶

산토리니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이아 마을은 새하얀 집과 바다의 완벽한 조화로 여행객들의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저녁노을이 지는 시간 2~3시간 전부터 눈치 빠른 여행객들은 절벽 서쪽 끝으로 향한다. 에메랄드빛 바다가 훤히 보이는 높이의 담벼락에 옹기종기 걸터앉기 시작한다. 이아 마을의 트레이드마크인 붉은 노을을 보기 위함이다. 이아 마을의 낮은 매우 푸르기 때문에 그 영롱한 자태만으로도 충분히 아릅답지만, 새하얀 집들이 자연스럽게 붉게 물들어가는 그 시각에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절정에 이른다.

그 장면을 만나면서 때론 불편하지만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섬 사람들 덕분이 만날 수 있었던 귀한 풍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산토리니 포도(사진제공 :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공동기획취재단)

 실제, 비옥한 토양이라고 볼 수 없는 산토리니에서는 아테나 여신이 그리스에 내렸다는 축복인 올리브조차 자라지 못한다. 대신은 산토리니에 신의 물방울을 선물했다. 산토리니의 포도는 화산토만 있는 토양에서 바라는 덕분에 19세기 후반 유럽 전역의 포도나무를 황폐화시킨 필록세라(포도나무 뿌리진디)도 피해갈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섬의 거친 바람과 강한 햇빛 때문에 포도는 가지치기를 통해 예수의 가시 면류관처럼 생긴 둥근 모양으로 자란다. 화산섬인 산토리니만의 전통방식으로 쿨루라(kouloura)라고 부른다. 이 또한 주거공간을 함께 자연에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섬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가발라스(Gavalac) 와이너리

 산토리니 빈산토 와인은 유럽에서 제일 비싼 와인 중에 하나로 손꼽힌다. 산토리니의 생산량의 65%를 외국에 수출하는 효자 품목이다. 산토리니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파이로 5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가발라스(Gavalac) 와이너리에는 120년 된 오크통까지 자리해 그 역사를 증명해 보인다.

요르고스 가발라스(George E. Gavalas) 대표는 “산토리니 와인의 특징은 단맛이 풍부하고 부드러우며 알코올 도수가 13도 정도로 낮다”면서 “300년 이상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특유의 제작방식과 현대적인 양조방식을 접목해 고품격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 산토리니 페리사 비치에는 10월임에도 일광욕을 즐기는 관광객들을 다수 만날 수 있었다.(사진제공 :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공동기획취재단)

 ▲특별한 섬들의 이색 해변, 생태관광의 한 축

산토리니의 동쪽 해변을 따라 북쪽으로 연이어 여러 해변이 있다. 화산 활동으로 인한 돌이 침식되어 해변을 형성하고 있어 일반적인 부드러운 모래가 아니고 그 색깔도 특별해 레드, 블랙, 화이트 비치로 불린다. 블랙 비치라고 불리는 페리사 비치는 해변 길이가 1km가 넘는 산토리니의 대표 비치로 온통 검은 모래가 깔려있다.

그런가 하면, 미코노스의 해변은 맑고 푸른 바닷물과 황금빛 모래밭이 매력적으로 산토리니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전 세계 사람들이 미코노스 섬을 찾아온 이유이기도 한데, 아름다운 해변은 섬의 남쪽에 몰려있다. 해변에 따라 물의 모양도, 모래의 질도, 분위기도 조금씩 다르다.

미코노스에서는 바람을 맞서 걸으면 모든 길이 통한다. 미코노스의 중심 도시인 코라는 매우 좁은 골목이 이어져 복잡한데, 길을 잃었을 경우에는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향해 걸어나오면, 무조건 해변에 닿을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바람이 많이 불었던 미코노스에는 16세기 초부터 풍차가 세워지기 시작했다. 현재는 과거의 기능을 잃었지만, 미코노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장소로 소문이 자자하다.

그리스 산토리니·미코노스=김미진 기자

▲인터뷰 - 산토리니 티라 니콜라오스 조르조스(Nikolaos Zorzos) 시장

“산토리니에서 나오는 것은 모두 독특합니다. 건축물뿐 아니라 방울토마토와 와인을 만드는 포도 등 농산물까지도 화산재로 인해 특별한 모습을 띠고 있죠. 그 독특한 면을 관찰하기 위해 많은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산토리니는 크게 5개 섬으로 구분된다. 산토리니라 통칭되는 티라 섬을 비롯해 티라시아, 팔레아 카메니, 네아 카메니, 아스프로니시 등이 있다. 그 중 면적이 가장 넓고 가장 남쪽에 있는 티라의 니콜라오스 조르조스(Nikolaos Zorzos) 시장은 산토리니에 전 세계의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1866년도에 화산폭발로 인해 주변 섬이나 본토에서 산토리니에 관심을 갖게 됐죠. 1년 후 독일의 고고학자가 티라유적지를 발굴하면서 신문에 실리고, 그 정보가 제공되면서 유럽의 주목을 끌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1925년 산토리니 출신 신부에 의 해 첫 번째 크루즈가 들어오기 시작했고, 1946년에는 그리스의 유명한 작가 일리아 베네지가 쓴 산토리니의 역사와 삶을 중점적으로 다룬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더욱 유명해 졌단다.

니콜라오스 조르조스 시장은 “연중 200만명이 산토리니를 찾는데 성수기 때는 하루에 2만여명이 방문하고 있다”면서 “접근성이 좋은 유럽인의 방문이 많은 편이지만, 최근 10년 전 부터는 아시아인들의 방문이 더 많이 오르고 있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최근에는 겨울에 방문하는 관광객도 많이 늘어난 편이다.

또 시장은 “티라 섬에 조성된 8개 트레킹 코스를 걸어보면 농촌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면서 “어느 길을 통하던지 유적지를 만날 수 있고,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만큼 이와 같은 아름다운 풍경을 유지할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그리스 산토리니 = 김미진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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