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조정소위 위원에서 갑자기 빼버린 이유
예산안조정소위 위원에서 갑자기 빼버린 이유
  • 정운천
  • 승인 2016.11.14 19:4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필자는 지난 11월 8일부터 10일까지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1인 농성’을 진행했다. 헌정사상 여당의원이 국회에서 항의농성을 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왜 이제껏 아무도 하지 않은 일을 해야 했나. 필자는 전북 유일의 새누리당 의원으로서 예결위의 예산안 조정소위 위원으로 기정사실화 되어 있었으며, 특히 예결위의 추경심사당시 예산안 조정소위를 전제로 하여 소위활동을 줄곧 이어왔다. 그러나 예결위 예산안 조정소위 회의를 몇시간 앞두고 아무런 설명도 없이 ‘예결위 조정소위 변경명단’이라는 공문을 받았다. 영문도 모른 채 갑자기 명단에서 제외된 것이다.

많은 분들께서 잘 알고 계시듯, 필자는 전주에서 32년만에 처음으로 여당의원으로 당선됐다. 이는, 그동안 중앙정부와의 막힌 소통의 통로를 뚫고, 전북발전을 위한 예산과 일자리를 제대로 만들어 달라는 전북도민들의 크고 준엄한 명령이었다.

당선된 이후 많이 받았던 질문 중의 하나가 “친박이냐, 비박이냐”는 질문이다. 그때마다 나는 “친박도 비박도 아닌, 값비싼 고창 수박이다!”고 대답했다. 이 말은 오직 전북발전만 바라보고 가겠다는 나의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20대 국회에서도 전북예산은 홀대받고 있다. 2017년도 국가예산(안)은 400.7조원이다. 이는 2014년도 대비 19.3%가 증가한 것이다. 그렇다면 전북예산도 그만큼 증가해 왔는가. 전북예산은 2017년 5조 8,577억원으로 2014년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정부 예산이 19.3% 증가할 때, 전북은 증가는커녕 유지도 아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계파보다 전북발전이 훨씬 중요하고 우선인 이유이다.

1인 농성 통해 전북예산 챙기기 주력

전북 홀대를 이겨내기 위해 필자는 그동안, 국무총리 등 50여명의 국무위원이 참석한 예결위 정책질의에서 “전북균형예산을 좀 맞춰 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또한 “이런 것들이 예산에 반영됐는지 예산심의에서 꼼꼼히 챙기겠다”고 협박성 압력도 가했다.

그러한 덕분에, 부처예산안이 정부예산안으로 올라가는 시점, 새만금 남북 2축 도로사업 314억원을 포함하여 전북예산을 총 2,800억원 증액시키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러던 중, 2017년도 예산안 심사 예결위 조정소위 위원에서 영문을 알지 못한 채 갑자기 배제됐다. 실제로, 여러 언론사를 통해 필자를 포함한 소위명단이 기사화됐으며, 국회내부에서도 필자가 포함된 명단(안)이 여러 차례 언급되었다. 그러나 조정소위 첫 회의를 몇 시간 앞둔 7일 오전, 다른 의원으로 갑자기 교체돼 버린 것이다.

전북예산을 반드시 증액시키고 만들어 하는데, 이러한 갑작스러운 상황을 어떻게 헤쳐가야 하는지 잠 한숨 못 이루며 고심했다. 결론은, 특단의 조치를 만들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고심 끝에 지도부에 대한 항의 농성을 결심하게 되었고, 지난 8일부터 로텐더홀에서 지도부에 대항하는 1인 농성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30년 전북 예산 홀대, 도대체 언제까지 할 것인가”를 호소하며 외롭지만, 반드시 이겨야 하는 싸움을 벌였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차가운 바닥에 앉아 농성을 이어갔고, 농성의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동료의원들과 언론사에서 이러한 문제점에 공감하기 시작했다.

‘호남책임위원 정운천’

이런 필자의 1인 시위를 격려하고자 지역에서 100여분의 도민들께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국회 농성장까지 찾아주셨다. 지역분들의 따뜻한 응원과 열정이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이루어 형용할 수 없다. 이번 농성으로 인해, 필자는 동료 의원들에게 전북예산 홀대에 대한 공감대를 크게 얻어내는 것은 물론, 새누리당 예결위 간사인 주광덕 의원이 전북도의 내년도 예산에 중심적 역할을 할 것과 전북도 예산을 위한 기재부와의 핫라인을 개설하도록 하는 결실을 얻어냈다. 이는 예산안 조정소위 활동과는 차원이 다른 결과물이다.

요즘 동료의원들은 필자를 두고 ‘호남책임위원’이라고들 한다. 이러한 닉네임처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으로서 마지막까지 전북예산을 지켜내고 전북홀대의 흐름을 끊어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박도 저박도 아닌 ‘고창 수박’으로서, 지지해 주신 전북도민들의 뜻에 어긋나지 않도록 정운천의 힘있는 쌍발통 행보로 반드시 보답할 것을 다짐한다.

정운천<국회의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전북 2016-11-29 08:36:23
쌍발통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