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과 중국 동해안 연안 개발, 상생해법은
새만금과 중국 동해안 연안 개발, 상생해법은
  • 정재근 기자
  • 승인 2016.11.14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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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임환 전무, 중국 옌청시 마우러우 신문판공실 부주임 대담

 비가 부슬부슬 내렸던 지난달 28일 중국 장쑤성(江蘇省) 옌청시(鹽城市). 남경시에서 승용차로 4시간가량 중국 동부연안으로 달려간 도시의 입구엔 한글로 쓴 도로표지판이 방문객을 맞았다. 옌청시 신문판공실은 “기아차 등 한국 기업이 1천여 개에 달하고 한국인만 2만명에 육박, 이런 현실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보는 한국 서해안과 새만금과 중국 동해안의 연안 개발 상생의 해법이 중요하다고 보고 장쑤성의 연해 중부 허브도시인 옌청시를 찾았다. 임환 전무이사는 이날 오후 1시에 옌청시 마우러우(葉茂樓) 신문판공실 부주임과 대담을 통해 향후 개발방향 등을 알아보았다. 대담은 옌청시청 인근의 호텔에서 약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됐다. 

 -도시가 깨끗합니다. 한글로 된 이정표가 친근감을 느끼게 하네요.

“우리 시에는 지난 90년대 초 한국기업이 처음 설립된 이후 현대기아차, 모비스자동차 부품회사, 경신전자, 한일모듈 등 1천여 개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한국인만 2만명에 육박해 한국어로 도로표시판 등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비록 일부 구간이지만….”

-한국과의 교류가 활발함을 보여주는 상징같습니다. 최근에도 한국기업이 많이 투자하고 있습니까? 어떻습니까?

“물론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한국기업 총 투자액은 52억 달러입니다. 작년에도 한국기업이 50개 정도 투자했습니다. 올들어 역시 9월까지 새로 투자한 한국기업이 24개에 육박합니다. 이 중에서 합의등록한 한국 자본금은 9천800만 달러이고, 실제 등록한 자본금은 7천만 달러이지요.”

-굉장한 규모인데요. 이런 배경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일단 한국과 항공길로 1시간 3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지리적 이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고속열차도 공사 중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는 2019년이면 옌청시를 통과하는 고속열차가 궤도를 달리게 됩니다. 비행기편도 많습니다. 현재 서울과 매주 항공편이 여섯 차례 운행되고 있고, 옌청시 대풍항구에서 각각 인천항과 부산항, 평택항까지 직항로도 개설돼 있거든요. 한국과 옌청간 주요 직항로와 항공선이 모두 개설돼 있어 두 곳의 경제무역 왕래가 매우 편리합니다. 하하하!”

-기아차가 옌청시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잔고장이 없고 승차감도 좋아서 일반인들의 구매가 늘고 있다는데요. 한국기업들의 품질과 신뢰, 옌청시의 사랑과 관심이 어울려 서로 좋은 결과를 낳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렇습니다. 기아차 공장이 3개 가동되고 있는데, 1곳당 1분에 1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공장당 3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으니, 연간 90만대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요. 옌청시도 모든 차량을 현대기아차로 구매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사랑도 대단하지요. 좋은 지적입니다.”

-한국의 새만금 얘기를 하겠습니다. 지난 5월에 전북도와 장쑤성은 새만금 산단과 옌청(鹽城) 산단, 우시(武錫) 협력구 등의 우호협력을 강화하기로 협의했습니다. 전북에서는 이를 두고 ‘한·중 1+2 산단 교류협력 시대’가 활짝 열렸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잘 알지 못하지만 협의 사실은 전해 들었습니다. 장쑤성 스타이펑(石泰峰) 성장과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양 도(道)·성(省) 간 우호교류 관계 강화를 위한 협의서’에 서명한 것으로 압니다.”

-양 지역의 연안 개발, 상생을 위한 대안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만금도 정부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국내외 투자유치가 극히 부진한 상태이거든요. 옌청시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지금은 시 차원에서 새로운 진흥 발전을 추진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대외개방을 주요 방법으로 하고 있는데, 한국을 주요 개방지역으로 삼아 적극적으로 ‘육상·해상 신(新) 실크로드’ 건설에 융합하고, 중국 국가연해 발전전략을 빠르게 추진하며 부단히 대외개방 수준을 높여나가고 있습니다. 옌청시가 선진적인 연해도시로 부상할 수 있도록 새로운 원동력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지요.”

-옌청은 자원이 풍부하고 생태환경이 독특한 것으로 압니다. 연해의 습지 면적은 4천550㎢로, 장쑤성 습지 전체 면적의 무려 67%를 차지하고 있고요. 또 해안선 길이만 582km로, 장쑤성 해안선 총 길이의 56%를 점하고 있습니다. 가장 긴 해안선을 갖고 있어 연안 개발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입니다.

“잘 보셨습니다. 그래서 옌청은 지난 88년에 중국 국무원에서 비준을 받아 연해대외 개방도시로 승격되었고, 중국 국가급 일류 개방적 무역항인 옌청공항과 대풍(大豊) 항구를 갖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170개 나라, 혹은 지역과 무역 관계를 맺고 있지요.”

-새만금과 산단 협력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압니다. 특히 옌청시는 인구 828만명에 자동차산업 등이 집적화되어 있지요. 이런 점이 양 지역의 개발 협력에서 서로 당기는 흡입요인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옌청시는 산업 발전의 특색이 선명한 곳입니다. 자동차와 신에너지 자동차, 친환경 과학기술, 친환경 에너지, 전자정보, 빅데이터, 항공산업, 디지털 단말기, 웰빙산업 등 선두 기업들이 속도를 내고 더 빨리 발전하고 있습니다. 양 지역이 여러 분야에서 교류해야 합니다.”

-좋은 지적입니다. 양국간 다방면의 교류 협력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전북도민일보가 장쑤성 신화일보와 자매결연을 맺고 20년 넘게 인적교류를 해온 것도 이런 맥락에서 중요하지요. 서로 교류하면 협력할 사안이 많아지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분야도 늘어날 것 아니겠습니까.

“옌청시도 전북의 남원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상태입니다. 또 대구시, 서울 성북구와도 결연을 맺고 교류하고 있지요. 한국은 옌청시의 가장 큰 외자원천국이자 가장 큰 무역협력국이기도 합니다. 저희 옌청시에서도 전북도민일보와 장쑤성 신화일보와의 우호협력을 환영하고, 우호관계가 지속되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양 지역이 상호 협력 아래 발전하길 기원합니다. 시간 내 주셔서 거듭 감사합니다.

중국 장쑤성 옌청시=정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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