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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 푸어’와 주거복지의 미래
최낙관 예원예술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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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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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솟는 주택 임대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사람을 일컫는 렌트 푸어(rent poor)는 이미 우리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상황인식과 함께 지난달 24일 전북도 시장·군수협의회에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이 논의되었다. 이날 김승수 전주시장은 현행 법률이 정하고 있는 5% 내 임대료 인상률을 2% 범위 내로 조정하고 임대사업자 계약신고 시 임대조건신고 수리 후 임대차계약 체결 및 임대주택의 임대료 증액에 대한 분쟁조정 신청 범위 확대 등의 개정안을 강력히 건의한 바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35조 제3항은 국가가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보장하는 의무가 있음을 천명하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국민은 스스로 자신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주거복지에 대한 권리를 국가에 청구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집은 재산형성을 위한 재화이기 이전에 기본적인 인간다운 생활을 가능케 하는 삶의 터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주거생활권과 복지권은 헌법정신과의 괴리 속에서 출구가 없는 어둠의 터널 속에 갇혀 있는 느낌이다.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 물론 제도자체의 결함이 근본적인 원인이겠지만, 지속적으로 불거진 공공임대주택 건설사의 갑질 횡포는 세간의 공분을 사고 있다. 예컨대 전북에만 임대아파트 총 103단지 5만 3,117세대를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공공임대주택 사업자 부영은 국정감사에서도 쟁점이 된 바 있다.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조성원가보다도 낮은 비용으로 토지를 매입하고 국민주택기금을 빌어 서민주택을 제공하는 부영이 일방적으로 임대아파트 임대료를 5% 인상하는가 하면 시급한 하자보수를 묵살한 채 이를 요구하는 입주민에게 임대차 계약해지 문건을 통보하며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전횡을 자행하고 있다. 물론 부영의 입장에서는 임대료 5% 인상이 법적으로 허용된 선이라고 하지만, 인근의 임대료 인상분 2.5%와 비교해 볼 때, 그 근거에 대한 설득력과 명분이 부족한 것 또한 사실이다. 현행 민간임대주택법 제44조(임대료)는 임대사업자가 임대의무기간 동안에 임대료의 증액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연 5%의 범위에서 주거비 물가지수, 인근 지역의 임대료 변동률 등을 고려해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임대사업자 부영이 절차상의 공정성을 무시한 채 임대료 인상률 상한선만을 고집하며 그들만의 사익을 취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임이 틀림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행태가 중산층을 겨냥한 ‘기업형 임대주택사업’(뉴스테이 사업)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민간건설사에 연 5% 임대료 상승률 제한과 8년 임대 의무기간만 남기고 나머지 규제를 모두 풀어주어 택지와 자금 나아가 세금지원의 우산 아래 있는 공급자, 즉 건설사의 배만 불리는 이른바 ‘목적전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과연 대한민국에 주거복지에 대한 미래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늦은 감이 있지만, 전북도 시장·군수협의회가 공동으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에 한목소리를 내는 것은 고무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주거복지정책이 여전히 공급중심의 공공임대주택 공급, 저렴한 공공분양주택 등을 주된 정책수단으로 채택하고 있는 반면, 전세금 및 주택구입자금지원 등 수요정책의 제한적 시행에 관한 문제는 분명 향후 풀어야 될 숙제이다. 또 하나의 과제는 임대아파트 건설사들 또한 ‘공공’을 가장한 이윤추구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주거복지 완성을 위한 아름다운 동행에 동참해야 하는 사회적 분위기의 조성에 있다. 공공임대주택의 비율이 6%를 넘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기업의 행태에 변화가 일어나길 기대해 본다.

 최낙관<예원예술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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