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체제 첫 행정사무감사, 집행부 포격
3당 체제 첫 행정사무감사, 집행부 포격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6.11.1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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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道)답게, 답게, 답게…. 형님답게, 어른답게…. (전주시가) 모르면 알려줘야죠.”

 10일 오전 11시 10분께 전북도의회 문화건설안전위원회 회의장.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 행정사무감사장에서 국민의당 최진호 도의원(전주 6)의 목소리가 감사장을 사납게 휘돌았다. 행자부가 최근 ‘전주 종합경기장 대체시설 중앙투자 심사’에서 재검토 처분을 내린 것과 관련, 전북도의 역할론을 주문하는 최 의원의 말이었다.

 도의 김인태 국장이 “노력하겠다”고 말하자, 최 의원은 “노력, 연구, 검토, 앞으로 이런 답변을 하지 마라”고 다시 쐬기를 박았다. 약 3분가량 집중된 이날 공격은 더민주와 국민의당, 새누리당이 섞여 있는 ‘3당 도의회’의 상징적인 ‘집행부 포격’으로 해석됐다.

 올 4월 20대 총선 이후 3당으로 변한 전북도의회의 집행부 공격에 포연이 뿌연 하다. 더민주 소속의 송하진 도정에 국민의당 도의원이 날카로운 각을 세우는 가운데 더민주와 새누리당 도의원들도 이에 질세라 훅을 날리는 형세다. 주변에선 국민의당이 단검으로 집행부의 급소를 노린다면 더민주는 장도(長刀)를 휘두르는 모습이 연상된다는 말이 회자하다.

 행자위에서는 국민의당 김종철 의원(전주 7)이 자치행정국 행감에서 도청 5급 사무관 공모와 관련한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사람을 선발하는 투명한 채용 과정이 필요하다”고 거듭 주장했고, 같은 당 소속의 이도영 의원(전주 2)은 “과태료를 포함한 세외수입에 대한 대응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고 정조준했다.

 더민주 의원들도 김대중 의원(익산 1)이 외곽 기관에 파견된 공무원 문제를 제기하고, “직급과 직렬에 맞게, 성과에 맞게 파견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집행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도정의 여성 저격수인 새누리당 허남주 의원(비례대표)도 이날 “전북도의 여성 공무원 승진이 충분히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진다고 보기 어렵다”며 “향후 인사 때 여성공무원들이, 특히 사무관급 간부로 승진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집행부를 견제했다.

 전북도 경제산업국을 감사하는 도의회 농산업경제위에서도 양당의 경쟁적인 견제구가 집행부를 향해 날아들었다. 국민의당 양용호 의원(군산 2)이 “지난 2010년부터 최근 5년 동안 전북의 경제성장률이 전국 평균을 밑돌고 있다”고 전제, “도와 경제산업국의 각종 사업이 겉돌고 있어 예산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따발총을 쏘아대자 더민주 도의원들도 가세해 집행부가 혼쭐이 났다.

 더민주의 김현철 의원(진안)은 “전북도의 일자리 창출 계획과 실적이 도정 홍보용으로 실적을 부풀리려고 막연히 수치만 키워놓고 있다”고 주장했고, 같은 당의 강용구 의원(남원 2)은 “전북도가 매년 실적 부풀리기 식 기업유치를 반복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번 338회 도의회 1차 본회의는 오는 21일까지 상임위별로 각 실국을 치열하게 행정감사를 하겠다는 의지가 가득해 포격과 포성에 집행부 신음이 가득할 전망이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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