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철마다 버려지는 골동품
이사철마다 버려지는 골동품
  • 김재한
  • 승인 2016.11.1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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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연한 가을 날씨가 이어지는 요즈음 이사 가기 좋은 날이다. 휴일 흔하게 공동주택을 비롯하여 이사하는 가구를 볼 수 있다. 또, 그러한 이삿날이 되면 새롭게 볼 수 있는 진풍경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기도 한다.

이사철 때만 되면 너 나 할 것 없이 손때가 묻고 선조의 얼이 담겨 있는 오래된 전통가구는 물론 그토록 아끼던 살림살이들을 미련없이 버리고 새집으로 이사를 하는 모습들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래서 아파트촌에는 폐품 모으기라는 간판을 붙여 둔 곳은 항상 차고 넘친다.

애지중지 닦고 조이며 물려주신 장롱이며 이불은 물론 놋그릇 같은 골동품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다 버리고 미련없이 떠나는 것이 요즈음 우리네 세태가 되었다.

예전에는 계절의 시작을 알렸던 봄맞이 대청소 날이라 해서 물건도 닦고 버리고 정리하는 날이 있었는데 근래에 들어와서는 시도 때도 없이 이사를 하는 날이면 낡은 가구들을 모조리 버리고 떠나는 모습에서 씁쓸함을 금치 못할 때가 많다. 그때마다 느끼는 것이 손때가 묻고 조상의 체취가 느껴지는 가구들을 버릴 것이 아니라 묵은 먼지를 털고 닦고 기름칠해서 사용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과감하게 버려야 집안정리도 되고 새로운 물건들을 사게 되니 눈 딱 감고 마구 버리라고 하는 강력한 조언도 좋지만 우리네 옛 선조들은 ‘이사 폐’라고 하지 않았나? 새집을 구입해서 이사를 가더라도 유산 같은 조상의 냄새가 풍기는 귀중한 가보적인 물건들은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습관이 정례화됐으면 한다.

오늘 새벽에도 닳은 액자며 누비이불 한 보따리와 사방탁자가 아무렇게나 주인을 잃고 내 뒹구는 모습이 도내 곳곳 이사 가는 곳마다 보였다. 이제는 버리는 습관을 고쳐 꼭 버려야만 될 때는 힘이 좀 들더라도 폐품 모으는 곳에 묶고 정리해서 보기 좋게 버려두면 필요한 새 주인이 나타나 다시 사용할 수 있고 진정으로 버려야 하는 폐기물이 있다면 관계 담당 관공서에 신고하여 보기 좋게 버리는 습관도 이제는 우리가 스스로 지켜야 한다.

김재한 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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