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정자들이여, 동학의 함성이 들리는가
위정자들이여, 동학의 함성이 들리는가
  • 이윤영
  • 승인 2016.11.09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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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들었다. 동학대혁명의 함성이 시대와 세월을 넘어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 울려 퍼지고 메아리친다는 것을, 그래서 역사는 현재 진행된다는 것을. 요즘 서울 광화문에서, 전주 풍남문에서, 전라도와 충청도, 경상도와 경기도, 사람들이 모이는 곳곳에서는 국민들의 외침이, 함성이 권력자들의 심장에 비수처럼 날아가고 있다.

1892년 10월 공주집회, 11월 삼례집회, 1893년 3월 서울광화문에서 수천여명이 동원되어 조선의 임금과 정부, 침략자의 외세들을 향한 대규모평화집회가 일어났다. 또 1893년 3월 보은 장내리와 금구 원평에서 수만여명이 동원되어 보국안민, 척양척왜를 외치며, 탐관오리 척결과 민본 즉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엄청난 집회시위운동이 일어났다.

당시 다섯 차례의 대규모 집회는, 수운 최제우 선생의 억울한 죽음을 풀고, 동학의 자유를 획득하려는 출발에서, 반봉건 반외세의 정치집회로 확산한다. 요즘말로 인권과 민주, 자유와 평등을 향한 민중들의 처절한 외침과 함성이었다. 그러나 정부와 관료들은 이를 외면하고 속이고 탄압하여, 결국 평화운동이 아닌 갑오년(1894) 무력봉기의 동학농민혁명으로 촉발된다.

120여년 전의 그때나 지금이나 세월이 지났을 뿐, 시대상황은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다. 현 정부의 핵심관료들은 그때의 탐관오리와 별다름이 없고, 외세에 의탁하려는 것도 거의 똑같다. 오로지 백성들이 나서서 주권과 민주를 수호하려는 몸부림의 함성은 또다시 민중들을 불러내고 일어나게 하여, 역사의 주체로 투쟁을 아니 할 수 없게 한다. 지난 역사는 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지난 역사는 교훈으로 살아있는 것이다. 그때 만약 민중들의 요구를 조선정부에서 받아들였다면, 수십만 명의 피 흘리는 혁명은 없었을 것이고, 정부 또한 몰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작금의 상황도 비슷하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종교단체, 시민사회, 학생교수 단체 등의 시국선언과 심지어 중, 고등학생까지 대자보는 물론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월 31일, 동학 천도교 관련단체들도 시국선언문을 발표하였는데 요약하여 한 번 살펴보기로 한다.

[상략) ‘오만과 편견’, ‘오기와 불통’의 폭압정치도 모자라 일개 민간인에게 외교·안보마저 사유물처럼 맡겨 국정을 농단케 하고, 그로 하여금 국가기관과 검경을 수족같이 부리게 했으며, 이 땅의 ‘정의(正義)’를 그야말로 개(犬)에게나 던져줄 물건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번의 즉각적인 사과 회견은 또 하나의 쇼였을지언정, 스스로 통치능력이 없음을 시인한 웃고픈 발설(發說)이었다. 오기와 불통의 정치였을 뿐만 아니라 철저히 무지하고 무능했으며, 부정하고 부패했다는 것을 이제 국민들은 분명히 알게 되었다.

“그러니 인제 그만 내려오라.” 국민이 명령한다. 감당하기 버거운 짐을 내려놓고 이제 마음의 안식을 되찾아라.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 또다시 진실을 감추고 축소와 은폐로 국민들을 우롱해서는 안 된다. 그동안 눈이 멀고 귀가 멀었던 것이 몸서리쳐지게 부끄러울 따름이다. 이제 더 이상 국기문란, 민생파탄, 남북관계 파탄으로 대한민국을 절벽에서 떨어뜨리는 일을 멈춰야 한다. 그동안의 고통과 흘린 눈물만으로도 충분하다. 즉각 그 직에서 물러나라. 그렇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이제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하략]

선언문의 중요내용은 특검과 국정조사 등은 물론이고 하야를 요구하는 것으로써, 지난 4.19민주혁명 때와 같은 시국으로 보는 견해이다. 필자의 개인생각으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마지막 기회는 남았다고 생각한다. 그건 모든 권력과 권한을 완전히 내려놓고 뒤로 물러나야 한다. 또한 ‘여야의 합으로,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해 나라의 통치를 전부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법적조사에 성실히 응하며, 또한 조기대선을 통해 새로운 대통령과 내각이 탄생하도록 돕는 일 외에는 없다는 결론을 제안하면서 마친다.

이윤영<동학혁명(백주년)기념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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