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의 중심 ‘청렴’
공직사회의 중심 ‘청렴’
  • 김용학
  • 승인 2016.11.0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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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묘비에는 묘의 주인이 생전에 세운 업적을 기리기 위해 그에 관한 내용이 새겨진다. 하지만 전남 장성군에는 비문이 없는 평범하지 않은 비가 하나 있다. 바로 그 유명한 조선 시대 3대 청백리 중 한 분인 아곡 박수량 선생의 ‘백비’이다. 

박수량 선생은 1554년 6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면서 “고향에 장사를 지내되 묘를 너무 크게 하지도 말고 비석도 세우지 말라”고 유언을 남겼다. 그러나 그의 죽음을 애통해한 명종은 “모범으로 삼을 청백리가 떠났다’며, 서해 좋은 암석을 골라 하사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선생의 청백함을 새삼스럽게 비에 새긴다는 것은 오히려 그의 청렴함을 잘못 아는 결과가 될지 모른다”하여 글씨를 새기지 않고 그대로 세웠다. ‘백비’는 그의 청백리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그는 아무것도 세상에 남겨놓지 않으려 하였으나 그의 정신만은 깊이 남아 후세들에 많은 교훈을 남겨주고 있다.

또한, 과거 청렴을 기본 덕목으로 삼았던 조선 시대의 관료들은 청렴을 실천하는 일종의 행동수칙으로 삼았던 것이 있다. 이른바 “사불삼거(四不三拒)”이다. 이는 공직에 몸담고 있는 동안 소위 “네 가지를 하지 말고 세 가지를 거절하라.”는 말이다. 여기서 ‘사불(四不)’은 부업을 갖지 않는 것, 땅을 사지 않는 것, 집을 넓히지 않는 것, 그 지방의 명물을 먹지 않는 것”을 말하며, ‘삼거(三拒)’는 상전이나 세도가의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는 것, 부탁은 들어주어도 답례는 거절하는 것, 경조사 때 부조를 절대 받지 않는 것”이다.

‘사불삼거’는 우리나라에 뿌리 깊게 자리한 혈연·지연·학연으로 연계된 ‘온정주의 문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패 개연성을 차단하기 위한 옛 선조들의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지난 9월 28일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과 일맥상통한 부분이다. 이렇듯 ‘청렴’은 예나 지금이나 시대를 초월하여 공직자가 갖추어야 할 필수 덕목이자, 지켜야 할 규범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오늘날 국민은 공직자들에게 일반인보다 더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이에 모든 공직자는 스스로 자신을 더욱 돌아보고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그 누구보다 앞서서 솔선수범해야 할 것이다.

병무청에서도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발맞춰 과거의 병역 비리로 얼룩진 아픈 역사를 청산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청렴 병무청을 구현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먼저 청렴 캠페인 전개와 청렴 에세이 등 다양한 청렴 시책 추진으로 전 직원의 청렴 의식을 높이는 한편, 병무청 공무원 행동강령 기준을 강화하고 부패 취약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점검, 개선을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병무행정을 펼쳐 나가고 있다.

이렇게 노력한 결과, 병무청은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주관하는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4년(2012년~2015년)연속 1등급 기관으로 선정되어 청렴 선도기관으로서 입지를 굳건히 다지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특화 청렴 시책의 원년으로 삼아, 친숙하고 정감있는 기관 이미지를 형성하고자 ‘국민이 인정하는 청렴 당당(堂堂)! 병무청’ 슬로건 아래 지역별로 특색있는 청렴활동을 추진해 왔다. 이를 통해 국민과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 청렴 문화 확산으로 국민이 인정하는 진정한 청렴 기관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본다.

지난 20일, 병무청에서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행사가 있었다. 바로 ‘청렴시책 경진대회’이다. 이날은 각 지방병무청별로 추진한 청렴시책을 다양하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발표해 청렴에 대해 공감하는 장(場)이 되었다. 이 행사를 계기로 병무청 전 직원은 청렴에 대한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고, 현재 추진하고 있는 청렴시책을 널리 알리는 의미 있는 행사가 되었다.

끝으로 병무청 전 직원은 솔선수범하여 청렴한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그 누구보다 앞장서서 실천할 것을 약속드린다.

김용학<전북지방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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