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평균에도 못 미치는 초·중등 교육투자
OECD 평균에도 못 미치는 초·중등 교육투자
  • 차상철
  • 승인 2016.10.3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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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9월에 2016년 OECD 교육지표(Education At a Glance; EAG)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매년 발표되는 OECD 교육지표는 OECD회원국 35개국을 포함한 각 나라의 교육여건과 교육성과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각 나라의 교육 상황이 어떠한지, 그리고 각 나라는 세계 속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를 수치로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OECD 교육지표는 보통 2~3년 전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작성되는데 2016년 지표 중 교육재정 데이터의 경우 2013년 기준이고, 학교나 학생 데이터의 경우는 2014년 기준으로 작성되었다.

이들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우리나라의 초·중등 교육여건은 지속적으로 나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민간 재원에 의한 공교육 의존도가 매우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즉, 초·중등교육에 쓰이는 비용에서 학부모가 부담하는 비중이 아직도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초·중등교육 부문에서 GDP 대비 공교육비 투자비율은 우리나라가 OECD 평균 수준(3.6%)을 유지하고 있으나, 이 중 정부가 부담하는 비중(84.4%)은 OECD 평균(91.2%)보다 한참 낮은 반면, 민간이 부담하는 비중(15.6%)은 OECD 평균(8.8%)보다 훨씬 높다.

이처럼 민간 부담 비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학생 1인당 연간 공교육비 지출액이 우리나라는 초등 단계에서 OECD 평균의 93.9% 수준이며, 중등 단계에선 87.6% 수준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지속적인 교육투자 확대가 필요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정부는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으므로 교육재정을 줄여야 한다는 위험한 논리를 펴고 있으며, 그 연장선상에서 학교의 교원 수도 감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이후 교육투자를 크게 확대하여 과거의 콩나물 교실에서 벗어났으며, 교사 1인당 학생 수와 학급당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OECD 평균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16.9명, 중학교 16.6명으로 OECD 평균보다 각각 1,8명, 3.6명 많은 실정이며, 학급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23.6명, 중학교 31.6명으로 OECD 평균보다 각각 2.5명, 8.5명 많은 실정이다.

교육의 효과를 높이려면 학급당 학생 수를 현재보다 더 줄여야 한다. OECD 선진국들은 현재 학급당 학생 수가 많지 않음에도 이를 낮추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학생 수가 감소한다 하여 교육재정 규모를 그에 비례해서 축소하기보다는 오히려 학생 수 감소를 좋은 기회로 활용하여 학급당 학생 수를 OECD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교원의 충분한 수업 연구시간 보장을 위해 선진국 수준으로 교원을 충원하는 것도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제중의 하나이다.

정부예산의 증가와 함께 교육예산의 절대 규모 역시 증가하고 있지만 정부예산 대비 교육예산의 비율은 최근 들어 계속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1996년 24%까지 차지했던 교육예산의 비율이 2010년 이후 10%대로 떨어져 2015년엔 15.9%를 기록하고 있다. 단순 비교에 무리가 있긴 하지만 15~16%는 1960년대 수준과 같다. 그럼에도, 정부는 추가재원 확보 없이 중앙정부에서 부담해야 마땅한 무상보육(누리과정), 초등돌봄교실 등의 예산을 시·도교육청에서 편성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이것은 교육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축소하는 것이며, 교육여건을 악화시키는 것이다.

그동안 많은 교육투자로 교육여건이 개선되어 당분간 큰 예산이 필요하진 않다고 정부에선 항변하고 있지만, OECD 지표에서 나타난 것처럼 아직 우리의 초·중등 교육여건은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국가재정이 어렵더라도 장기적 안목에서 초·중등교육에 지속적인 투자 확대는 꼭 필요하다.

차상철<전북교육연구정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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