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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농촌, 농업인
오종남 새만금위원회 민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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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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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고창 시골 마을에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중학교까지 고창에서 자랐다. 고등학교 때 광주로 갔고 대학은 서울에서 다녔으니 농촌을 떠난 지 50년이 지난 셈이다. 지금은 기획재정부로 통합된 경제기획원에서 오랫동안 경제관료로 일하면서 농림부와 직간접적으로 협조할 일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주로 재정경제, 산업, 금융 등의 정책기획 분야에서 일해온 필자가 농업 분야의 전문지식이 있다고 말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던 필자가 2015년 11월 새만금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으면서 이 분야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지난 10월 27일 한국경제신문 밀레니엄 포럼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초청해서 조찬 모임을 했다. 150회를 넘긴 포럼이니 나름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포럼이다. 주최 측으로부터 토론자로 부탁을 받고 망설이다가 나서기로 마음먹었다. 그 이유는 장관은 물론 그 자리에 참석한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농업, 농업인, 농촌에 대한 나의 생각을 피력하고 협조를 구할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한국 경제발전의 과정을 다른 시각에서 본다면 이는 곧 ‘도시화 과정’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우리나라 농촌의 현실은 인구 감소와 급격한 고령화에, 폐가(廢家)는 늘어 공동화(空洞化)되어 가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의 대부분은 농업, 농업인, 농촌 같은 단어를 들으면 막연히 향수(鄕愁) 비슷한 심정을 느낀다. 그렇다 보니 정치인을 비롯한 많은 정책입안자들이 농촌 문제 해결에 이성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감성적으로 대응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필자는 산업으로서의 농업과, 삶의 터전으로서의 농촌, 그리고 농업을 영위하는 사람인 농업인 등을 구분해서 농업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갖고 있다. 농정의 궁극적인 목적은 “농업인이 도시 근로자 못지않게 ‘소득을 올리고, 문화생활을 즐기며, 자녀 교육’도 시킬 수 있는 삶의 터전으로서의 농촌을 만드는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농림축산식품부 산하의 ‘농촌진흥청이나 농촌경제연구원’이 왜 ‘농업진흥청이나 농업경제연구원’으로 부르지 않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 과제는 어떻게 하면 농촌을 그러한 삶의 터전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이다. 농업을 보호의 대상으로 묶어둘 수 있는 시대가 아닌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일일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경지면적이 좁은 경우에는 농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각별한 연구가 따라주어야 한다. 아울러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업인이 생산뿐만 아니라 가공과 유통 과정에도 참여함으로써 더 나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할 것이다.

1억2천300만평의 광활한 새만금 가운데 20%가 조금 넘는 구역은 농생명용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농사만 짓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땅이다. 최근 LG CNS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서 ‘스마트 바이오파크’ 건설을 추진하다가 농민생산자단체들의 반발로 철회할 것이라는 안타까운 뉴스가 들린다. 농민생산자단체들은 대기업의 농업 진출로 토마토, 파프리카와 같은 국내 주요 시설 원예 작물의 수출이 타격을 입게 될 것이고, 또 생산물량 중 일부가 국내 유통될 경우 가격 폭락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며 바이오파크 건설을 반대한다고 한다. 지난 10월 7일 총리 주재 새만금위원회 회의에서 필자는 농민과 기업이 상생(win-win)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제는 농업인도 기업도 세계적인 흐름에 맞추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때다. 새만금을 1차, 2차, 3차 산업을 융합한 6차 산업의 신도시로 키워 전북, 나아가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 세대의 시대적 소명이라고 필자는 굳게 믿는다.

오종남<새만금위원회 민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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