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예술의 도시, 그리고 맛있는 통영
문화와 예술의 도시, 그리고 맛있는 통영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6.10.25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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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생태 관광으로 여는 지속가능한 미래〕1.

통영시는 지난해 1월 연대도와 만지도를 잇는 출렁다리를 준공하고 주민편의와 관광객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김미진 기자)

 국가와 지역을 살리는 굴뚝 없는 공장, 관광에 대한 관심은 끊임없었다. 21세기 들어서는 차세대 발전 사업으로 생태관광이 떠올랐다. 잘 보존된 자연환경 자체가 관광 상품이 되고, 이미 세계 여행 시장의 상당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인근 문화유적지와 관광지를 연계한 탐방 프로그램은 방문객들의 감성을 자극하면서 스쳐지나가는 관광이 아닌 머무르고 즐길 수 있는 생태관광의 매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전북도 역시 타 지역에 비해 보전이 잘 되고 있는 우수한 생태자원을 강점요인으로 삼아 생태관광을 선도할 수 있는 지역을 각 시군별로 선정해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민선 6기 핵심과제로 지역의 우수한 생태자원을 활용해 체류형 관광지로 육성하는 ‘1시군 1생태관광지 10개년 조성계획’을 발표하고 움직이고 있다. 이제 막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전북의 생태관광 정책은 어떠한 모습으로 색칠을 해야 할까. 본보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주관한 2016년도 공동기획취재 ‘생태, 문화관광의 현재와 미래’를 통해 국내외 관광모델 중 선진 사례로 꼽히는 통영과 그리스를 찾았다. 그 중에서도 정책적으로나 학술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섬 관광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북의 관광 정책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풀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통영을 한번도 오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다녀간 사람은 없다.”

통영시는 이 같은 구호를 자신있게 외친다. 그도 그럴 것이 통영은 그 뿌리부터 탄탄한 문화자산을 자랑하고 있는 도시다.

박경리, 유치환, 윤이상, 김춘수, 전혁림, 정용주…. 통영에는 문학과 음악, 미술, 연극에 이르기까지 열거하기에도 벅찬 이름이 살아 숨 쉰다. 또 그 옛날, 이순신 장군이 만든 12공방은 군영에서 사용할 군수물품은 물론 진상품까지 생산해 조달했다. 임진왜란 이후에는 이러한 공방들의 활동이 자연스럽게 민간에 흡수되면서 그 맥이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 한산도 제승당은 이충무공 유적지로 인근은 물론 전국 학생들의 체험학습현장으로 인기가 좋고 일반 관광객의 숫자도 많지만, 이들 관광객들의 체류시간을 어떻게하면 연장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마을 주민들도 깊게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김미진 기자)

 통영시는 도시가 가진 이 같은 잠재력과 자산을 십분 활용해 관광도시로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2013년까지 이순신을 테마로한 삼도수군 통제영지 복원에 힘썼고, 통영국제음악제와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를 개최해오면서 2015년에는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 지정받는 등 정책적인 노력을 해왔다.

이와 관련, 통영시는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온 문화와 관광산업이 존재하기에 최근 조선업의 위기에 따른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통영을 방문한 관광객수는 지난 2010년 625만 4,332명에서 2015년에는 660만1,740명으로 꾸준히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른 관광과 수산업 관련 업체도 크게 증가해 꿀빵과 충무김밥 등 향토음식점은 물론, 여행업과 문화관광해설사까지 그 숫자가 적게는 4배에서 많게는 10배까지 늘어났으며 멸치손질과 동백씨수매 등의 신규일자리까지 창출됐다. 여기에 도서지역의 펜션은 2010년 300개소에서 2016년 550개소까지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려해상국립공원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조망권과 시간당 1천명을 태울 수 있는 수송 능력을 지닌 미륵산 케이블카는 통영이 지닌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등이 어울려 관광도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2008년 설치된 통영 케이블카의 연 평균 탑승객수는 130만명으로,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 1호로 자리하는 등 통영시 역시 그 파급효과가 상당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관광시장을 어떻게 넓힐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통영시의 고민은 깊은 상황이다.

올 상반기 탑승객 천만을 돌파하면서 정점에 선 케이블카는 타 지역에 새롭게 조성중인 케이블카들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여기에 기후변화로 인한 바다환경의 변화로 양식업종의 전환이 불가피한데에 따른 음식업의 위기도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통영시는 포스트 케이블카에 대한 대비책으로 4개절 썰매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루지 조성, 관광모노레일, 케이블카 파크랜드, 해양레저스포츠 활성화와 육성 등 대체 관광자원을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린 동피랑 마을을 마주한 서포루에 서피랑 마을을 조성하고 있는 것 또한 그 일환이다.

또 다른 포스트 케이블카에 대한 대비책으로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통영시에는 유인도 44개, 무인도 526개 등 570개에 이르는 섬이 존재한다.

▲ 통영시는 '에코아일랜드' 조성 후 연대도에 매년 4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면서 고령화 되어가는 섬에 활력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미진 기자)

최근에는 ‘에코아일랜드’가 조성된 후 매년 4만명 이상 방문하고 있는 연대도의 인근에 있는 만지도 사이에 출렁다리를 조성해 주민편의와 관광객 유입에 힘쓰고 있으며, 섬 내 트래킹 코스를 개발해 체류시간을 연장하는 등 특색있는 관광섬을 개발하는데 역량을 쏟고 있다. 이에 대해 김상영 통영시 해양관광국장은 “통영시의 모든 섬은 자연그대로 보존하면서 최소한의 개발을 통해 섬 관광이 지속가능하도록 개발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섬 관광 개발에 따른 원주민들과 새롭게 유입된 주민들 사이의 갈등, 물과 쓰레기 문제 등 현실적인 과제도 상당한 편이다. 이를 바라보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통영의 맛에 반해 현재 5년째 통영에 살고 있다는 강제윤 시인은 “섬은 그 자체로써 관광의 가치가 있는 것인데 개발주의의 논리로 들이되면 안된다”면서 “육지에서는 보지 못하는 것, 더 자연적인 것, 무한정 쉴 수 있고, 불편하고 느린 삶, 이 것이야말로 섬 관광이 가져야할 덕목이다”고 지적했다.

경남 통영=김미진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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