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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기업 외면한 군산시, 신뢰회복이 과제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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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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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솝 우화엔 유난히 ‘신뢰’를 강조하는 이야기들이 많다. 

친구인 여우와 당나귀가 사자를 만나는 위험에 처하자 꾀를 부리다 되레 죽음을 당하는 ‘당나귀와 여우, 그리고 사자’에 대한 얘기도 그 중의 하나다.

군산시의 시금고 선정을 놓고 ‘신뢰의 상실’과 연결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시중은행은 국내 금융이란 초원의 사자와 같은 포식자인데, 군산시가 전북은행을 배제한 채 KB국민은행을 제2금고로 선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금고를 두고 군산시와 전북은행은, 우화 속의 여우와 당나귀처럼 40여 년을 함께해온 동반자였다.

군산시는 매일 지역상권 살리기, 지방기업 육성을 주장해왔고, 이에 호응하듯 전북은행이 군산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뒷받침했다. 시금고를 맡아 착실히 운영해왔고, 군산시 총대출의 64.5%인 7천550억원을 중소기업에 지원할 만큼 물량공세도 아끼지 않았다.

전북은행이 군산에서 조달한 자금은 7천912억원(올 6월말 현재)인 반면 중소기업을 비롯한 대출액은 1조1천903억원을 기록했다. 군산에서 끌어온 돈보다 1.5배나 많은 자금을 군산에 풀어놓고 있는 셈이다. 군산시에게 전북은행은 그야 말로 든든한 친구, 당나귀였다.

사실 전북은행은 도민의 자존심을 지켜낸 지역의 대표적인 향토기업이다.

지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지 어연 47년, 군산시민과 동거동락해온 세월이 그만큼 무겁다. 전북은행이 그동안 사회에 공헌해온 족적을 보면 입이 쩍 벌어질 정도다. 최근 5년 평균 순이익대비 사회공헌율을 따져보니 26.6%에 이른다. 시중은행은 물론 전국 지방은행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치임은 말할 것 없다. 순익의 4분의 1 이상 뚝 떼어 지역사회에 과감히 할애했다.

이뿐이랴. 직원채용은 올 9월말 현재 총 임직원 1천100여 명 중 86%를 전북 출신으로 쓰고 있다. 2010년 12월에 설립한 전북은행장학문화재단의 혜택을 본 도내 청소년만 900명에 근접하고, 이 중에서 50명이 군산시 출신이다.

전북은행이 군산시의 시금고 선정 결과에 발끈하고, 지역민들도 “어찌 이런 일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물론 군산시도 할 말은 있을 것이다. 절차에 맞게 공정하고 객관적인 선정 절차를 거쳤으니 너무 몰아치면 안 된다고 강변한다. 십분 맞는 말이라 해도, 군산시의 이 말에 공감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전북은행 노조는 “지역의 대표기업과 전북도민을 무시한 군산시가 새만금 개발과 서해안 시대 개막이라는 지역의 미래를 주도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군산시의회는 “한쪽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외치던 군산시가 다른 쪽에선 지역기업을 말살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며 아예 재심의를 촉구하고 있다.

신뢰의 회복, 군산시가 이번 시금고 결정으로 풀어야 할 또 하나의 숙제다. 신뢰는 성장의 속도를 높이는 원동력이다. 신뢰는 지속적인 관계를 지탱하게 하는 접착제다. 이것을 잃으면 모두 잃을 수 있다. 군산시의 한 시민은 “자치단체의 곳간 열쇠를 외지 대형업체에 내줬는데, 군산시가 앞으로 어떻게 지방기업을 육성한다고 말할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다시 이솝 우화 이야기다. 만약 여우가 당나귀와 함께 힘을 합쳐 사자와 싸웠다면 결과는 어떠했을까. 가정 자체가 웃기는 일이지만 신뢰를 잃지 않고 모두 행복했을 것이다. 신뢰는 이렇게 중요하다. 행정은 주민의 신뢰를 먹고 성장한다. 군산시가 어떻게 신뢰를 회복해 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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