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를 이용한 농업의 선진화
빅데이터를 이용한 농업의 선진화
  • 서은정
  • 승인 2016.10.2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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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카길(Cargill)이란 회사에 대해 자세히 소개한 신문 기사를 읽게 되었다. 놀라운 점은 매출 규모가 애플이나 GE(General Electric)와 비슷한 세계 28위 기업이지만, 주요 사업이 IT나 전자가 아니라 농업을 기반으로 한 세계 최대 곡물기업이라는 것이었다. 카길의 한 임원은 연설문에서 “카길은 플로리다 템파에서 인산비료를 생산하고, 이를 이용해 미국과 아르헨티나에서 대두를 생산한 다음, 미국으로 가져와 식품이나 콩기름을 만든다. 일부 대두식품은 태국으로 가져가 닭 사료로 쓰고, 키운 닭은 다시 가공처리 된 후 일본과 유럽의 슈퍼마켓 매장에서 판매 한다”고 말했는데, 이 연설문은 카길의 경영시스템을 잘 말해 주는 듯하다. 카길이 지난 150년 동안 농업 기반 사업을 수행하면서도, 글로벌 초일류 기업의 반열에 오른 이유는 1차 산업 생산물을 사료와 식품까지 연계함으로써 고부가가치 산업을 만들어낸 창조경영에 기인한고 할 수 있다.

 필자가 인상적으로 읽은 부분은 카길만의 독특한 육종시스템으로 개발한 ‘빅토리카놀라’라는 작물에 관한 부분인데, 식용유 원료로 사용되는 빅토리카놀라는 기존품종보다 수확량이 12% 높을 뿐만 아니라, 트랜스 지방이 없고 포화지방도 낮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끈 대박 농산물이다. 카길은 여러 지역에서 수집한 100여개 이상의 빅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작물 재배에 필요한 투입요소와 투입량을 최적화하여, 농업컨설팅서비스라는 새로운 개념을 작물육종에 이용함으로써 빅토리카놀라는 부가가치가 높은 품종을 개발하였다.

 최근에 전주로 이전한 국립농업과학원에서는 작물의 육종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페놈(Phenom)시설을 구축하고 있는데, 페놈은 작물의 모양, 수확량, 스트레스 저항성 등을 이미지 분석 시스템으로 촬영하고 분석할 수 있는 빅 데이터 기반의 자동화 시스템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 시설의 목적은 외부의 환경조건에 최대한 구애받지 않고 식량과 원예, GM작물 등의 여러 가지 특성을 정확히 평가 하는데 있다. 우리는 페놈 시설을 통해 고부가 작물 육성에 필요한 농업형질정보를 대량으로 축적하고, 정확하고 신속하게 분석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고부가 작물의 육종 효율을 증진시킬 수 있다. 페놈시설이 잘 정착된다면, 작물 육종가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에게 세밀하고 방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농업이 예측 가능한 컨설팅 농업으로 발전하기를 고대하면서 전주시에 입성한 페놈의 성공을 기대해본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유전자공학과 농업연구사 서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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