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을 대비하는 교육-통일 기행
통일을 대비하는 교육-통일 기행
  • 임희종
  • 승인 2016.10.2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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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드(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해 성주 주민들이 머리띠를 동여매고 반대하자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법이 아니라 제3지역 카드를 슬그머니 내놓는 현 정부의 미봉책을 보면서 과연 이 나라의 주인은 누구인가 다시 생각하게 한다. 또한 현 정부의 출범 때 통일 대박론를 내놓으며 금방 통일이라도 될 듯 허둥대더니, 통일과는 너무 동떨어진 현 정부의 대외정책 진행과정을 보면서 과연 통일은 원하는지 그리고 어떤 통일을 원하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통일을 정권차원으로 접근하는 것은 안 된다. 우리 민족의 운명과 성패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족 통일에 관한 담론은 지속성을 갖되 6·15공동선언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길로 진일보해야 한다. 그리고 통일은 정권을 담당한 위정자들에게만 맡겨둘 일이 아니다. 민족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이들에게 교육적으로 통일의 필요성과 평화 철학을 세워주는 일이 무엇보다 소중한 때이다.

그래서 우리 학교는 이런 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2001년부터 백두대간 통일기행을 시작하여 올해로 16번째를 맞이하였다. “통일을 염원하며 지리에서 백두까지”라는 큰 주제로 여름방학 실시하고 있는 통일기행은 학생들에게 분단현실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이 시대 민족적·역사적 과제가 통일임을 깨닫고 분단 극복과 통일에 대한 실천적 의지를 갖게 하고자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통일기행의 목적은 6·15공동선언 이후 통일이 민족화해와 협력의 큰 흐름 속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통일문제가 바로 내 삶의 문제임을 깨닫게 하여 우리 청소년들이 통일 시대의 주인공으로 거듭나게 하려는 것이 그 첫째이다. 조국 산하인 백두대간을 직접 걸으며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자주적으로 민족 대단결을 이뤄내야 한다는 통일과정원리를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느끼고 깨닫게 하려는 것이 둘째 목적이며, 세계 평화와 인류 번영을 위한 세계시민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평화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 기본적 바탕임을 알게 하려는 것이 이 기행의 마지막 목적이다.

2001년 8월 20일 지리산 천왕봉을 등정하며 시작하게 된 통일기행은 올해 조령(새재)를 넘었다. 한반도의 등줄기 백두대간을 걸으며 호연지기를 기르고 국토사랑과 민족정신을 내재화시키는 답사활동은 통일 미래한국을 만들어갈 에너지로 승화될 것이다. 사회과 연간계획 속에서 수립된 통일 기행은 2개월 전 미리 학생들을 모집하고 사전 교육을 충분히 실시한 후 기행에 임한다. 출발하는 버스 안에서는 통일노래 배우기부터 시작한다. 편성된 조끼리 모둠별 식사, 주제 토의 및 토론, 북한말 알아맞히기, 통일노래 바꿔부르기 대회 등 각종 활동은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다. 통일관련 명사 특강과 함께 질의응답은 학생들의 통일에 대한 궁금증을 채워주는 계기가 되고 있고, 통일극 경연대회는 흥미로울 뿐 아니라 남북의 이질감을 몸으로 느끼며 체험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통일은 준비하는 민족에게만 온다는 교훈을 통일 독일은 우리에게 잘 보여 주었다. 그렇게 많은 준비를 해왔지만 실제 통일 독일도 극복해야 할 문제점이 현존한다. 이를 교훈 삼아 우리나라는 통일 이후 주인공이 되어 살아갈 후세들에게 충분한 교육과 준비가 절실하다. 올해부터 실시하는 인문사회교육과정 거점학교 프로그램에서 과제연구로 ‘통일과 평화’를 주제로 삼아, 주변 고교의 인재들까지 모아 미래사회를 준비하고자 하는 뜻도 여기에 있다.

하나가 꿈을 꾸면 그 꿈 그대로 있지만 여러 사람이 꿈을 꾸면 그 꿈은 반드시 실현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믿는다. ‘다름’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민족의 공통적 관심사를 만들고, 관용으로 수용의 폭을 넓혀 더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학생들을 키워나가자. 우리 민족은 단군왕검께서 ‘조선’을 건국한 이래 현재까지 많은 나라를 만들어왔다. ‘건국절 시비’라는 엉뚱한 담론을 꺼내들어 친일행위를 합리화하려는 세력들이 준동하고 있다. 다시 ‘민족의 죄인’이 되려하지 말고, 아시아 대륙 중심에서 웅비했던 민족정기를 이어갈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자. 이를 위해 우리는 통일 대한민국을 기필코 이뤄내야 한다. 이 거룩한 부담은 우리 민족이면 누구나 담보해야 할 역할이며, 권리이다.

임희종(전주신흥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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