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근의 문(文)·화(畵)스캔들<6> 풍남문
이동근의 문(文)·화(畵)스캔들<6> 풍남문
  • 김상기 기자
  • 승인 2016.10.1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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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곽을 따라 빙글빙글 돌았다. 이렇게도 보고, 저렇게도 보고. 안으로 들어가 이곳저곳을 살피기도 했다. 모르는 사람은, 문화재를 연구하는 학자나 시설 관리를 위해 나온 공무원으로 착각할 지도 모르겠다.

주변은 어수선했다. 풍남문에서 객사까지 보행중심 테마거리 조성공사가 진행 중이다. 전라감영 복원에 맞춰 특화된 거리를 조성, 관광객을 유치해보자는 심산이다.

‘이동근의 문(文)·화(畵)스캔들’ 여섯 번째 이야기는 풍남문이다. 풍남문은 조선시대 전라감영 소재지 전주를 둘러싼 성곽의 남쪽 출입문이다. 20세기 초 일제에 의해 성곽과 성문은 모두 철거되고 이 풍남문만 남았다.

‘풍남’(豊南)은 ‘풍패’(豊沛)의 남쪽이란 뜻이다. 풍패(지금의 강소성 패현)는 중국 한나라 고조가 태어난 곳으로, 조선왕조 발원지인 전주를 그곳에 비유한 것이다. 이 이름 하나만으로도 조선에서 전주가 차지하는 위치를 가늠해볼 수 있다.

어디 좀 편한 곳에 앉아 그려도 될 듯한데, 이번에도 선 채 펜을 들었다. 화가에겐 ‘딱~ 그 지점’이란 게 있어 보였다. 보이는 그대로 그리는 것이 아닌데도, 특정 지점을 고집하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

 때론 반쯤 쓰러질 듯 건물을 그리기도 하고, 스케치북도 90도나 180도까지 돌려가며 거꾸로 된 형태를 집어넣는다. “그래야 재밌다”는데, 할 말이 없다.

풍남문 광장으로 옮겨 두 번째 펜을 들었다. 이번엔 3곳을 옮겨 다녔다. 광장에 놓인 2개의 조각품을 각각 스케치한 뒤 다시 ‘딱~ 맘에 드는 장소’를 잡아 풍남문을 그려 넣었다. 그런 과정을 거치자 역동적인 그림 한 점이 나왔다. 기자도 한마디 거들었다. “멋진대요~”.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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