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란 3대 대첩 ‘이치 전투’ 전북 무관심
임란 3대 대첩 ‘이치 전투’ 전북 무관심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6.10.13 18: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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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부터 꾸준히 유적지 관리해온 충남과 대조적

 임진왜란의 3대 대첩 중 하나인 ‘이치 전투’의 전적지 관리를 통해 수십 년 동안 공을 들여온 충남과 그동안 팔짱을 꼈던 전북의 관련행정이 대척점을 이룬다는 전북도의회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적지의 ‘성역화 사업’을 문화관광 산업까지 연계하는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충남-전북, 극단의 대조: 임진왜란(1592년) 당시 완주군 운주면 이치고개에서 전주성으로 들어가려는 왜군과 싸우는 이치 전투가 벌어졌다. 이 전투는 한산도 대첩, 행주대첩과 함께 임란 3대 대첩의 하나로 꼽힐 정도로 치열했다.

 이치 전적지는 완주군과 충남 금산군에 걸쳐 있고, 지난 20여 년 동안 극단의 대조를 보인 양도(道)의 유적지 관리행정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는 도의회의 지적이다. 박재완 도의원(완주 2)은 13일 도정질의를 통해 “완주군의 이치 전적지는 전북도 기념물(제26호)로 지정돼 있지만, 면적조차 제대로 표기돼 있지 않다”며 “충남은 20년 전부터 꾸준히 손을 놓지 않고 관리하고, 최근엔 국가 문화재로 지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전북권 내 이치 전적지가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는 것과 달리 충남은 입구에 문화재 안내판도 세우고 공원화하는 등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며 “인접한 광역단체가 똑같은 유적지를 이렇게 판이하게 관리할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실제로 전북권엔 사당 하나 없으며, 빈터에 비석만 썰렁하게 서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충남권엔 내의문과 비각, 사당이 잘 관리되고 있으며, 지난 94년부터 도비와 군비를 매칭해 적극 투자하고 학술대회 등도 개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역사 바로 세우기도 시급: 1592년 완주군 소양면과 진안군 부귀면 일대의 곰티재에서 왜군을 막으려는 웅치전투가 벌어졌다. 전주성으로 진입하는 왜군을 막고, 향후 안덕원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 결정적인 전투가 바로 웅치전투였다. 박 의원은 “당시 왜군장수는 회고록에서 웅치전투를 자신들의 패배로 인정했다”며 “패전이었다고 강조되는 웅치전투의 잘못된 해석을 바로 잡는 일도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추모제 날짜도 문제다. 박 의원은 “웅치전투의 경우 완주군 기념사업추진위는 음력 7월 8일에 제를 지내고, 진안군 전적지보존회는 양력 8월 13일에 지낸다”며 “완주군과 진안군을 하나로 묶어 성역화하고 함께 제를 지낼 수 있도록 전북도가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문화관광사업으로 확대해야: 경남은 충무공 유적지 개발의 대부분을 ‘남해안 관광벨트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10여 년 동안 대부분의 역사문화 유산을 재현·복원하고, 콘텐츠를 개발해 관광산업 육성으로 연결하고 있다. 경북 봉화군도 임란 의병전적지 성역화 사업을 위해 ‘유교문화권 관광개발사업’을 추진해왔다. 국비 17억원에 도비 등 수십억 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전북도가 추진한 ‘서부내륙권 광역관광개발사업’에는 역사문화 자원을 테마로 한 사업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그동안 전북도의 문화재 관련 사업은 가장 기본적인 유지보수 사업으로 단순하게 다뤄왔다”며 “역사자원을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하고 보존하는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하진 도지사는 이와 관련, “앞으로 문화재의 효율적인 보존·활용을 위해 웅치·이치 전적지에 대한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하고 국가 문화재 지정도 검토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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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진상 2016-10-14 08:10:59
남원은 시민단체들이 앞장서 노력하여 만인의총을 국가관리로 이이루냈습니다.
특히 이치전투에 대해선 새로운 조명도 필요하죠.... 이치전투를 이끈 명장이 황진장군으로 남원 주포방 출신으로 조선최고의 명장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