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숙씨가 말하는“몸과 인문학, 삶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
고미숙씨가 말하는“몸과 인문학, 삶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
  • 전원길
  • 승인 2016.10.1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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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전주시청 강당에서 150회 전주시열린강좌가 있었다. 고전평론가이자 국문학박사인 고미숙(56·감이당연구원) 씨가 허준(許浚, 1546∼1615)이 저술한 의학서적 ‘동의보감’을 통해 삶의 지혜와 비젼을 제시하는 시간이었다. 

 ‘과연 나는 삶을 주인으로 살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왜 즉답을 못할까? 많은 돈이 있다고, 높은 지위를 차지한다고, 남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가졌다고 주인이 되는 걸까? 아닐 것이다. 진정한 주인은 두려움과 충동으로부터 벗어난 사람이다.

많이 가질수록, 건강할수록 두려움은 더 많다. 죽음의 이치를 깨치고 의연하게 넘어가는 힘이 부족하다. 자기 삶의 구도자가 되지 못하고 화(火)를 생성하는 음식을 많이 먹는다. 그래서 몸에 불이 커지지 않는다. 몸에서 물이 말라가고 있다. 밤에 잠을 자지 못하는 불면증환자는 물이 생성되는 시간이 없어졌기에 몸에 있어야 할 70%의 수분을 유지하지 못하여 정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낮에 쌓인 쓰레기를 비워야 하는데 비우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폭력이 난무하고 자신도 모르는 충동이 일어난다. 일상의 삶이 무너지고 있다. 구조적 모순이 생긴다.

우리 몸은 존재와 세계의 마주침이라는 관계속에서 형성되어 간다. 내부와 외부뿐아니라 개인과 사회도 서로 맞물려 있다. 동양의 자연지(知)와 의역학과 운명의 지도 역시 우리 몸의 오장(五臟 간, 폐, 비장, 심장, 신장) 육부(六腑 쓸개, 위, 대장, 소장, 방관, 삼초)와 관련이 깊다. 목은 금에, 금은 화에, 화는 수에, 수는 토에 진다. 그러므로 음양오행(陰陽五行)과 상생상극(相生相剋)의 순서에 맞게 살아가야 양생(養生)할 수 있다.

가족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참으로 많다. 가족으로부터 상처받고 괴로워서 노숙하는 경우도 많다. 말과 생각을 바꾸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데 가족관계에서는 무척 힘들고 어렵다. 혈연끼리는 네트워크가 잘 안 된다. 그러므로 낮에 각자 자기 일을 하고 밤에 생사확인하고 건강한가를 살피면 족하다. 떨어져 있어야 이야기꺼리가 있다. 혈연을 떠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삶의 현장에서 돈을 벌고 있지만 시간 나는 대로 많이 걸어야 하고 지혜로우면서 재미있는 말을 많이 하며 새로운 생각이 강물처럼 매일매일 흐르게 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 몸의 기운이 자연스럽게 순환된다.

한편, 전주평생학습원에서 취미로 익힌 플롯연주단이 강연 시작전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낄수 있는 ‘미녀와 야수’, ‘라이어킹’ 등 영화 삽입음악 7곡을 연주해 줘서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전원길 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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