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는 화환 문화
시드는 화환 문화
  • .
  • 승인 2016.10.13 15: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옛날부터 꽃은 사랑의 상징이었다. 꽃은 주고받거나 하면 곧 사랑을 주고받는 것이 되었고 기쁜 일이 있을 때는 더불어 기쁨을, 슬픈 일이 있을 때는 슬픔을 함께 한다는 뜻을 꽃으로 표현 하기에 이른 것이다.

▼ 애경사가 있을 때나 남의 집에 초대받아 갔을 때 꽃한송이를 들고가는 등의 풍습이 보편화 된 것이다. 또 꽃을 주는 습속에는 흠모한 사람이 죽어 상여 나갈 때 계절에 따라 꽃한송이를 상여에 꽂는 정도였다. 남녀간 내외가 심했던 옛시절에는 구애(求愛)힌디는 말을 속된 말로 투화(投花)한다고 했다.

▼ 남녀가 자유스럽게 만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여자의 집 담넘어로 복사꽃이나 앵두을 돌에 매달아 던져서 구애한다는데서 생긴 말이라고 한다. 구한말 신문에는 여자의 집에 투화했다가 그 가족들에게 붙들려 망신을 당하는 젊은이들의 사건이 종종 보도 되기도 했다고 한다.

▼ 이런 문화가 이어오면서 애경사에 2단이니 3단이니 십수만여원이 홋가하는 화환이나 꽃바구니를 보내는 전통적으로 뿌리가 없는 돌연변이의 꽃 문화가 널리 자리 하기에 이른 것이다. 서로 기쁨을 나누고 슬픔을 함께 할 때 꽃한송이나 한다발 꽃이나 다를 것이 없을텐데 말이다.

▼ 우리는 보낸 사람의 꽃이나 화환에 써붙인 이름이나 신분으로 자신을 과시하는 불순성이 저변에 깔려 있어 진정한 애경의 뜻이 증발해 버린다는 사실에 둔감해 있었다. 사치할뿐인 화환문화가 김영란 법 시행에 따라 사라져가고 있다고 한다. 꽃들이 그동안 인간에게 얼마나 모독감을 느껴왔을지! 이제 꽃이 사랑의 상징으로서 제모습을 찾는가 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