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감옥에 가두어 둘 수 없다”
“진실은 감옥에 가두어 둘 수 없다”
  • 임동진 기자
  • 승인 2016.10.0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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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17년, 절망의 17년…삼례 3인조 강도치사 재심공판
▲ 검·경의 부실 수사와 진범 논란을 빋었??‘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사건’의 재심 공판이 지난 7일 전주지법에서 열린 가운데 3인조 등 재심청구인들과 변론을 맡은 박준영 변호사가 최후변론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김얼 기자

 “진실은 영원히 감옥에 가두어 둘 수 없다”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사건 재심 최후변론에서 박준영 변호사가 7일 전주지법 법정에서 최후변론을 통해 밝힌 말이다. 이날 재심청구인들은 최후 진술에서 17년간 꾹꾹 누르고 있던 ‘잃어버린 17년’, 그리고 ‘절망의 17년’의 북받치는 감정을 터트렸다.

7일 전주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장찬)는 재심청구인들의 최후진술과 증인 심문을 마친 후 검사의 증인 신청을 모두 기각하고 변론을 종결했다. 검찰이 상고하지 않으면 28일 오전 10시30분 선고한다고 밝혔다.

최후 진술에서 임명선(37) 씨는 “교도소 안에서 많이 힘들었다”며 “사실 교도소에 있으면서도 자살 시도도 많이 했다. 교도소에 있을 때 돌아가신 아버지도 이날은 기뻐하실 것 같다. 노력해준 교화 위원 박영희 자매님과 천주교인들도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최대열(37) 씨는 “노가대로 생계를 이어오던 중 갑자기 살인범으로 몰려 감옥살이를 했다”며 “장애가 있는 부모님들은 출소한 지 얼마 안 돼 돌아가셨다. 마음도 많이 아프지만 이제 행복하게 살아야 하겠다는 마음에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는 저희처럼 이런 피해가 없었으면 감사하겠다”고 흐느꼈다.

강인구(36) 씨도 “당시 뉴스를 통해 사건을 알게 됐다.”라며 “범인이면 도망갔지만, 범인이 아니기에 집에만 있었다.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재심 청구인들의 변론을 맡은 박준영 변호사는 최후 변론에서 재판부에 “피고인들의 눈물과 가족들의 한을 대변해 주십시오. 헌법이 보장하는 가치를 이 판결을 통해 실현해 주십시오. 그리고 이 피고인들에게 사과해 주십시오”라고 변론했다. 

특히, 이번 공판에는 ‘삼례3인조’의 무죄 입증을 위해 지난 2000년부터 노력해온 전 전주교도소 교화위원 박영희 씨가 증인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재판장에서 나온 박준형 변호사는 “교화위원 박영희 씨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최대열 씨 등 3명은 1999년 2월 6일 오전 4시쯤 삼례읍 나라 슈퍼에 침입해 주인 유모(당시 76·여) 씨의 입을 테이프로 막아 숨지게 하고 현금과 패물 254만 원어치를 훔쳐 달아난 혐의로 기소돼 각각 징역 3∼6년을 선고받았다. 형기까지 모두 마치고 출소한 이들은 지난해 3월 유족이 보관 중인 현장검증 동영상과 진범으로 지목됐던 인물들의 사건 기록을 근거로 전주지법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이 사건 공소 시효는 2009년 만료됐지만 삼례 3인조는 물론 피해자 유가족마저 “경찰과 검찰이 범인을 조작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올 초에는 부산 이모(48) 씨가 “내가 사건의 진범이다”라고 양심선언 했다. 

임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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