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근의 문(文)·화(畵)스캔들<4> 전주세계소리축제
이동근의 문(文)·화(畵)스캔들<4> 전주세계소리축제
  • 김상기 기자
  • 승인 2016.10.04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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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다섯 번째 소리축제가 열리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천고마비의 계절은 축제의 시간이다. 하지만 올해는 하늘이 심술을 부린다. 연일 구름이 드리우고 비마저 오락가락했다.

화구를 챙기는 화가도 고민이 깊다. ‘문화스캔들’은 전북 대표 상징들을 화폭에 담아보리라며 시작한 일이지만, 매주 현장을 떠돈다는 게 만만치 않다. 더구나 비까지 내린다면 그림 그리기는 참으로 난망한 일이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우리음악인 ‘판소리’를 토대로, 전 세계 월드뮤직을 한 자리에서 즐기도록 한 고품격 음악예술제다. 영국의 월드뮤직 전문지 송라인즈(Songlines)가 선정한 ‘국제페스티벌 베스트 25’에 4년 연속(2012~2015) 선정,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축제로 인정받고 있다.

축제의 격이 이러하니 날씨는 하늘에 맡기기로 했다. ‘이동근의 문(文)·화(畵)스캔들’ 네 번째 이야기는 전주세계소리축제다. 다행히 현장은 비가 오지 않았다.

 화가는 아이들 놀이터나 체험마당, 소리마켓, 소리라운지, 관객쉼터, 놀이마당 등 사람이 몰릴만한 공간은 모두 눈으로 확인을 했다. 발품 파는 시간은 한정이 없다. 붓은 아무 때나 드는 게 아니라는 걸 새삼 느끼는 순간이다. 큰 그림이 그려져야 주제가 잡히고, 그걸 구체화하는 장면을 만났을 때에야 움직였다.

아이들 목소리가 크게 들리자 발길이 멎었다. 일상적 도구를 활용해 즉흥적 상황을 만들고, 이를 마술과 결합하는 마임공연장이다. 아이들 환호성이 그치질 않는다.

붓이 시원하고도 경쾌하게 돌아갔다. 단박에 화면을 채워버릴 기세다. 선선한 날씨임에도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정확한 묘사보다 재빠른 손놀림으로 들뜬 분위기 그 자체를 담아내는 것으로 보였다.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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