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백리의 특강
청백리의 특강
  • 김은희 기자
  • 승인 2016.09.29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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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들어 새로운 특강들이 붐을 이루고 있다고 매체는 전한다. 이웃나라인 중국에선 갑자기 160억대의 8~9만 명에 이르는 부자들의 빈곤한 속내와 자태를 채우느라 특별식 서양예절교육법을 5일 기준으로 120만원에서 그 이상의 수강료를 내고 수강신청을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영국식 귀족풍의 예절을 배우려 어린아이들을 위한 특강들이 붐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외형적인 부자들의 돈 씀씀이가 눈에 거슬리기는 하지만 세계 최고 문화의 중심국이었던 중국에서 세계인과 어우러져 기본 예의를 지키려는 모습은 비난의 소재로만 보기에는 아닌 듯싶다. 이러한 풍조가 나오게 된 것은 세계인과 어울림 속에서 중국인의 부족한 내면의 세계를 국가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자국의 위상과 세계와의 공동운명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그러한 풍경 속에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새로운 특강이 열리고 있다 한다.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규정들에 대한 이해도 부족 등으로 공직계에선 김영란법에 어긋나는 행동들과 그렇지않은 경우 그리고 그에 따른 처벌 정도를 열심히 수강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한다. 물론 평소에 청렴한 공직생활을 해왔다면 뭐그리 저런 특강까지 수강하겠냐겠지만 그동안 생활화하지않은 무리에겐 목숨만큼 중요한 특강이었을 것이다.

참으로 별스런 사회풍경이라 헛웃음이 나오기까지 하지만 살아남기 위한 수단의 도구가 될지언정 법제도화의 강제성은 먼훗날 좋은 결실을 보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무리들은 과거시험을 준비한 이상으로 칼러펜으로 밑줄을 수십 번 그어가며 외우고 쓰고 하여 몸에 익혀야 할 것이다. 처음의 시도는 살아남기 위함이었겠지만 그렇게 열심히 익히다보면 어느사이 무리들의 몸과 일체가 되어 좋은 인격체로 성장되리라 본다. 물론 김영란법시행 이후 식당계와 선물코너에서 많은 피해를 본다고 하겠지만 이러한 현상은 일시적이라 본다. 공직계의 청렴도에 따른 영향이 음식문화의 정직한 풍조로 거듭나서 소비자와 제공자 그리고 공직계의 회전판은 좀더 수월하게 운행이 될 것이다. 그러기위해서는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론 이 법의 실천이 무색해질 것이기에 서로 노력이 서로 조절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는 공직계에서 “청백리”를 자주 거론한다. 여기서 청백(淸白)은 청렴결백에서 나온 말로서 청백리는 청렴하고 모범적인 관리를 뜻한다.

청백리의 반대어는 부정부패의 대표인 탐관오리라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고대국가의 틀을 형성하면서 관리들의 역할이 중요시되었다. 하지만 제도적으로 성숙하고 완성된 시기는 조선시대라 말할 수 있다. 국가의 틀이 성숙되는 반면 관리들의 부정부패도가 심각해져 갈 수 있다. 그래서 청백리에 대한 제도가 더 현실화된 것으로 본다. 정당한 방법이 아닌 뒷거래로서 뇌물을 받는 방법으로 사회질서를 혼란시키고 자본주의 양상처럼 있는 자의 청탁은 서민에게 또다른 상처를 주기도 하는 악순환적인 대물림이었던 것이다. 공직계에 있는 일부 무리에게 부여된 권한을 마치 개인의 권한으로 인식하여 휘두른 형태는 사과박스의 실체, 한끼 식사 대접에 서민의 호주머니에선 구경하기 힘든 호화찬란한 접대문화, 그리고 정상적인 법과 제도가 있음에도 교묘하게 빗겨나간 특혜 등으로 청백리의 기준에선 마땅히 심판의 주인공들이 되어왔던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우리의 두 주먹이 울고 두 가슴이 먹먹해하며 김영란법의 올바른 시행을 염원하고 외치고 있다. 제발 급한 불 끄기에 바쁜 일시적인 시행이 아니기를 바라며 무리들의 정신과 몸에서 그 악순환의 좀벌레를 송두리째 뽑아 대물림되지 않게 되기를 현시대는 간절히 원하고 있다.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청춘들이 그 공직계에 입문하기 위해 젊은 20대의 혈기 왕성한 시절을 고시촌이나 독서실에서 매진하고 있는 그들이 참으로 안쓰럽지 않은가?. 그들의 젊은 청춘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그들에게 물려줄 청렴한 관행이 자연스럽게 계승이 되었으면 한다.

어찌 이러한 실천이 공직계에 있는 무리에게만 요구할 수 있겠는가? 그 무리들이 학문적 윤리적 소양이 덜됨은 물론이거니와 그 덜된 소양자들에게 청탁하거나 휘둘림을 당하면서 방관자의 입장에 서 있는 우리들 몫도 크리라 본다.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특강은 온 국민이 수강 확산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오랜 세월 익숙하게 청백리를 생활화하지 않은 무리들에게 힐링프로그램도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그들의 정신세계와 몸이 혼란을 겪어 우울증이나 세상 살맛에 부정적인 생각의 그림자를 치유해줄 시간도 아울러 필요한 듯하다.

끝으로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에서 “관리가 탐욕스러우면 백성이 살길이 있지만, 너무 각박하게 청렴하면 살길이 막힌다”라는 말씀을 보면 윗글과는 다를 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너무 청렴한 자손들중에는 잘 되는 이가 드물다는 의미로 이 말씀을 잘 해석하길 바란다. 지나치게 엄격하거나 각박한 처사는 청렴이 아무리 중요시되나 지나친 우직한 청렴보다는 행정에선 때론 명민한 판단력과 융통성 있는 관료로서 행동을 강조함이라는 것을 유념해 보길 바란다.

임보경<역사문화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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