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리본
핑크리본
  • 김철승
  • 승인 2016.09.2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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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10월 이면 핑크리본 캠페인이 열린다. 핑크리본은 유방암과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한 여러 활동의 상징물이다. 핑크리본의 역사는 1991년 가을, 뉴욕의 유방암 생존자 모임에서 처음 사용되어지면서이다. 이후 1992년부터 미국의 유방암 예방기구(National Breast cancer awareness)에서 10월을 유방암 예방 캠페인의 달로, 핑크리본을 상징물로 삼아 공식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이런 운동이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게 한 인물이 두 명 있다. 알렌산드라 페니는 여성 건강잡지인 ‘Self’지의 편집장이었으며 엘빈 라우더는 유방암 생존자이자 화장품 회사인 에스티 로더 수석 부사장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뉴욕시를 중심으로 유방암 예방 캠페인을 벌이는 동시에 미국의 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에 압력을 행사해 전체 예산에 5%만이 암 예방을 위한 자금으로 쓰이던 것을 공개하고 암 예방을 위한 예산을 대폭 증액하게 하였다. 이로 인해 암 치료뿐 아니라 암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연구와 예방을 위한 연구가 탄력을 받게 되었다. 암 치료에 대한 연구에 집중되던 환경에서 암을 예방하는 것이 치료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해준 계기가 되었다. 이들뿐 아니라 유방암 환자들의 첫 모임을 주도한 수잔과 코멘은 여러 사람으로부터 기부를 받아 재단을 세우고 유방암 환자들을 돕는 사회활동을 펼쳤다. 개인과 기업, 단체들의 노력과 기부에 조성된 자금을 이용해 환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자발적으로 유방암 예방의 중요성을 홍보하였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10월을 핑크리본 캠페인 달로 정하고 있다. 미국과 유사한 활동을 하는 한국유방건강재단이 2000년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 재단은 화장품 회사인 아모레 퍼시픽의 재정 출연에 의해 만들어진 비영리 공익재단이며 유방암 예방 캠페인을 통해 유방암의 위협으로부터 여성의 아름다움과 건강을 지키는 활동들을 해오고 있다.

유방암은 선진국 소위 잘사는 나라 사람들이 많이 발생한다. 유명 정치인이나 연예인도 예외가 아니어서 가끔 사회적 이슈가 될 정도로 많은 수의 여자들이 걸리는 암이다. 그러다 보니 다른 어느 암보다도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 많은 치료제가 개발되었고 개발 중에 있다. 최근에는 표적치료제 같은 암세포만을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치료제가 만들어져 치료 효과를 높이는 있다. 또한 유방암 세포의 특성을 파악하여 각 각의 항암제 약물의 치료효과를 예측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실제 의료현장에서 유방암도 특성에 따라 몇 가지로 분류하여 환자별로 맞춤형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에도 유방암 치료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다양한 임상시험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현재 유방암의 완치율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중간 정도 병기에 해당하는 2기까지 완치율이 90%를 넘고 있으며 진행형이라 보는 3기에도 80% 가까운 완치율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만 않았다면 완치율을 보면 이제는 그리 걱정할 만한 암은 아니다. 이런 완치율은 시간이 갈수록 더 좋아질 것이다. 치료의 방법들도 주 치료 방법이던 고전적인 수술요법이 이제는 주 치료방법의 자리를 다른 치료방법들에게 내주고 있는 실정이다. 수술적 치료에서도 유방 전체를 제거하기보다는 유방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수술방법들이 개발되었다. 어쩔 수 없이 유방을 다 절제한다 하더라도 자신의 다른 신체의 조직을 이용하거나 실리콘 백을 이용한 수술을 통해 기존의 유방과 유사한 형태로 만들어 환자들의 상실감을 최소화하고 있다. 아무리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 좋고 치료 효과가 좋다 한 들 암에 걸리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암의 가장 좋은 치료는 예방이라고 한다. 경제적으로도 적은 사회적 비용으로 효과를 높이는 길이다.

병원에 유방암 환우회 모임이 있다. 의료인이라 하더라도 환자들의 세세한 부분까지 해결해 주거나 치료과정의 모든 것들을 속속 알 수 없기에 먼저 이를 경험한 환자들이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들을 돕고 격려하면서 친목을 다지는 모임이다. 가족들에게도 하지 못하는 이야기도 스스럼없이 할 수 있는 것이 장점 중 하나이다. 환자들이 치료를 마치고 사회로 돌아가는 것을 지원하는 어떤 프로그램보다 환자와 회원 개개인들의 정서적 교감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병원에서 자원봉사 활동이나 같이 모여 노래와 춤으로, 요리로 활동하는 모습은 참 보기 좋다. 물론 단점도 있다. 알고 지내던 회원이 재발하거나 치료과정 중 안 좋은 결과가 있는 경우에는 후유증이 상당하다. 이런 과정을 겪고 스스로 이겨내는 것이 온전한 전인 치료의 과정이 아니겠는가?

이제 10월이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을 즐기면서 인간의 반인 여성들의 유방암 예방 활동에 눈길을 돌려 봐야 할 계절이다. 40세 이상의 여성이 주위에 있다면 유방암 검진을 권유해야 하는 계절이다. 멋진 가을에 우연히 핑크색이 눈에서 뛰었다면 핑크리본 캠페인을 떠올려 보자.

김철승<예수병원 진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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