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축제] 세상의 모든 소리 ‘판소리’
[소리축제] 세상의 모든 소리 ‘판소리’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6.09.27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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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전주세계소리축제’ 문연다

2015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식 '소리빅파티'장면(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 제공)

 지난해 흥겨운 파티현장으로 낮과 밤할 것 없이 미친듯이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선물했던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올해는 한 뼘 더 성숙하고 진지한 모습의 프로그램을 곳곳에 배치해 품격 높은 공연예술제임을 만방에 알릴 태세다.

올해로 15회를 맞은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주제는 ‘세상의 모든 소리’. 축제의 중심을 올곧게 지켜온 판소리가 세계음악과 어떻게 하모니를 이루고 리드해 나가는지, 그 가능성을 고민하고 있는 모습에서는 비장함마저 느껴진다.

2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닷새간 진행되는 소리축제는 음악 마니아는 물론 다양한 층의 관객들이 모두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공연들이 즐비해 황홀한 가을을 선물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가장 큰 특징이라면, 판소리를 현대적인 느낌의 공연으로 새롭게 단장해 국내외 팬들에게 판소리를 즐기는 새로운 방법, 혹은 그 매력을 적극적으로 알려주는 방식의 전환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판소리를 프로그램으로 축제의 간판 프로그램인 ‘판소리 다섯바탕’을 통해 중견 소리꾼들의 비교적 안정된 소리를 선보이는 것에 만족했다면, 올해는 소리꾼의 숙련된 노래와 몸짓, 표정을 극대화하는 참신한 공연무대를 연출해 전통공연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보인다. 이를 위해 축제의 메인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을 과감하게 손질, 비주얼 효과를 극대화한 모던하면서도 세련된 21세기형 소리판을 펼쳐낸다.

더불어 ‘젊은 판소리 다섯바탕’은 편백나무숲의 정취와 더불어 젊은 소리꾼의 재기발랄한 연기로 판소리의 매력을 안겨주는 무대로 꾸며지게 된다. 올해는 기존의 섭외 방식에서 공모방식으로 전환해 20~30대 소리꾼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해 판소리의 미래를 조망해본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최근 몇 년간 소리축제가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에 나서면서 네트워크가 확장돼 세계의 다양한 음악과 깊이 있는 음악적 교류를 펼치는 협연 무대가 많아진 점도 최고의 볼거리다.

 지난 2014년에 시작된 ‘한폴프로젝트-쇼팽&아리랑’은 현재 4개년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면서 지역 예술가들의 해외진출에 출구로 활용되고 있다. 올 축제에는 폴란드 음악감독 마리아 포미아노브스카가 이끄는 오케스트라와 전북이 낳은 대표 소리꾼, 연주자들이 콜라보를 펼치며 동서양 음악의 절묘한 화합, 하모니, 감동의 선율을 선사한다. 소통과 교감이 빚어내는 국경 초월 하모니, 그 짜릿한 전율이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또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다국적 즉흥음악가들의 모임인 ISIM과 한국의 대표 전통 연주자 강은일(해금), 차승민(대금), 박경소(가야금)가 함께 펼치는 놀라운 콜라보레이션 무대도 만나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마스터클래스와 월드뮤직워크숍을 통해 아티스트와 관객들이 함께 어우러지고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1만원의 행복’이라는 착한 가격으로 수많은 관객들을 웃음짓게 만들었던 프로그램도 지속된다. 축제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음악은 경계가 없기에 누구나 질 높은 대중음악을 부담없는 가격에 즐길 수 있어야한다는 것. 올해는 한국 소울 음악의 살아있는 전설로 평가되는 여성 디바 윤복희, 한영애, 거미가 세대를 잇는 가창력을 뽐낸다. 역시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인 CBS와 함께 하는 별빛콘서트에는 조성모, 김현정, 동물원, 박기영, 이광조가 무대에 올라 관객들을 저 마다의 추억과 향수 속으로 안내한다.

여기에 소리축제의 대표적인 기획공연인 ‘더블 빌(Double Bill)’도 빼놓을 수 없다. 더블 빌 공연은 한 자리에서 두 개의 공연을 연속으로 관람하는 형식의 공연인데, 한국의 전통음악과 외국의 월드뮤직을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어 두 배로 배부르 공연이 아닐 수 없다. 올해 공연에서는 한국의 ‘가곡’과 아제르바이잔의 ‘무감’을 통해 보컬이 선사하는 고도의 테크닉과 신비로움을 만날 수 있다. 또 전북작곡가협회가 들려주는 매우 이색적인 음악, ‘현대음악으로 듣는 시나위’는 소리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프리미엄 공연이다. 이들과 함께 터키의 조쉬쿤 카라데미르&오제르 오젤의 무대를 통해 양국의 즉흥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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