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사업, 오 겹줄로 묶여야 한다
새만금 사업, 오 겹줄로 묶여야 한다
  • 여홍구
  • 승인 2016.09.23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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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혼자보다는 여럿이서 함께 할 때에 시련을 이겨낼 수 있다.’라는 의미이다.

 또 삼국시대 연개소문은 죽음을 앞두고 그의 세 아들에게 “너희 형제는 고기와 물같이 화합해 작위를 다투는 일은 하지 마라. 만일 그런 일이 있으면 반드시 이웃 나라들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지금 이때에, 위에 조언들이 새만금 사업을 준비하는 우리가 명심해야 하는 말은 아닐까?

이번에 김제시 새만금의 날 조례 제정에 대해서 인근 시·군, 전북도, 새만금개발청의 의견이 분분하다. 김제시에서 ‘김제시 새만금의 날’ 조례로 입법예고를 한 것을 두고 인근 지자체에서 우려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제시 입장에서는 1914년에 일본에 의해 빼앗긴 고군산군도 및 새만금 지역을 지난 2015년 10월 26일 중앙 분쟁조정위원회 결정으로 새만금 일부 지역을 되찾음으로써 내륙도시로 전락할 절체절명 위기에서 시민의 열정과 땀으로 이뤄낸 성과이기에 이 결정이 김제시의 역사적 사건으로 기념할 만하다고 여긴 것이다.

새만금이라는 어원이 만경평야의 ‘만’과 김제평야의 ‘금’에서 나왔음을 알 수 있음에도, 정작 일제에 의해 그어진 왜곡된 해상경계선을 기준으로 앞바다와 갯벌을 잃어버렸던 김제시는 그동안 억울했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새만금 사업이 지역주의 다툼으로 보이지 않으려, 지난 8여 년의 시간 동안 대법원과 중분위에 ‘새만금 지구의 행정경계를 합리적으로 결정해 달라’는 주장과 함께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려 노력했고 그 결과 3·4호 방조제 대법원 판결과 중분위 결정으로 김제시 주장이 합리적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김제시의 노력을 단지 땅따먹기, 내부개발 저해행위 등으로 간주하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에 더욱 안타깝다.

김제시민은 새만금사업 전 37km이었던 해안선에서 겨우 10.5km를 되찾은 것인데 군산은 276.6km이고 부안은 173.2km임에도 없는 자의 것을 빼앗아 새만금 앞바다를 두 지자체만 공유하겠다는 입장이 갈등의 단초라고 본다.

또한, 올해 6월 16일에 2호 방조제가 김제시 관할로 지적등록 되어 자치사무 범위에서 김제 역사를 기념하는 것으로, 김제는 정부주도로 국가적인 ‘새만금의 날’ 지정에 찬성하고 적극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표명했고, 기념일 지정 성격과 날짜 등이 달라 그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오히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상호 협력을 한다는 점에서 국민과 주민들에게 각자의 입장에서 새만금을 알릴 수 있는 기회로 본다면 모두에게 좋은 일이 아닌가 싶다.

인근 시·군인 부안군은 제일 먼저 새만금 명칭을 활용해 ‘대한민국 새만금 수도 부안’이라고 업무표장을 등록했으며, 군산시는 3·4호 방조제 행정구역이 결정되기 전부터 정부, 도, 김제, 부안이 반대함에도 시내버스 운행을 강행해 현재까지 운행하고 있고, 금년 초에는 오식도초등학교를 새만금초등학교로 명칭을 변경해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새만금’이라는 용어를 붙여서 인근 시·군에 갈등을 유발한 것이 김제시라고 보기에도 어렵다.

이에 대한 김제시의 주장도 ‘새만금 명칭 사용 반대가 아닌 지자체 명을 앞에 붙이자’라고 요구해 왔음을 본다면, 이번에 ‘김제시 새만금의 날’조례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그리고 올해에도 새만금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 얼마나 수많은 사람의 열정과 땀이 들어갔는지 모른다. 그렇기에 주민과 국민은 정부, 도, 인근 3개 시·군이 협력을 통해 상생 발전하기를 원하고 있다.

3개 시군이 예전처럼 함께 바다에서 조업하고 새만금 발전에 협력하는 것이 마땅한 모습일 것이다.

부안군과 군산시는 김제시의 연안관리 계획수립에 반대하며 소송을 진행하기보다 함께 상생 발전을 위한 협력의 자리로 나와야 할 것이다.

또한, 전라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은 이 3개 시·군이 협력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건 어떨까 싶다.

지위의 높고 낮음이 아닌, 크기에 크고 작음이 아닌 동반자로서 서로를 이해해주고 세워주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맨 처음 이야기처럼, 세 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이제 인근 3개 시·군, 그리고 전북도청, 정부인 새만금 개발청까지 5개 기관이 오 겹줄처럼 합심해 우리 모두가 바라는 새만금을 함께 이뤄내기를 소망해 본다.

여홍구<김제시 새만금공동발전범시민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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