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용찬 전북대 교수 ‘빵을 위한 경제학’
원용찬 전북대 교수 ‘빵을 위한 경제학’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6.09.2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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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욕과 부패가 만연한 오늘날의 자본주의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자본주의의 새로운 모습을 모색한 책이 출간돼 눈길을 끈다.

 원용찬 전북대 교수는 ‘빵’으로 상징되는 생명을 화두로, 사람들 모두가 마음속으로 염원하는 미래사회의 모습을 상상했다.

 그리고 그 모습에 도달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무엇을 준비해야하는지 생각하기를 권하며 ‘빵을 위한 경제학(인물과사상사·1만4,000원)’을 펴냈다.

 ‘빵을 위한 경제학’은 지금껏 경제학 교과서에서 빵을 재화로만 여겨왔던 것, 빵이 얼마만큼 효용과 만족을 줄 수 있느냐 하는 좁은 시야에 갇혀 있지 말자고 주장한다. 새로운 경제학에서는 빵 속에 내재된 대화의 기능을 유효한 가치로 바꿀 수 있도록 인간의 역량을 기르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역사와 문화, 사상과 철학, 과학까지 아우르며 인류가 거쳐온 경제사상의 다양한 모습을 살핀다.

 그 면면은 카뮈나 톨스토이 같은 문학가, 칼 폴라니나 존 러스킨 같은 사상가, 햄릿과 로빈슨 크루소 같은 문학 속 인물,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철학자, 애덤 스미스와 소스타인 베블런, 존 메이넌드 케인스, 헨리 조지, 프랑수아 케네, 아마르티아 센, 토마 피케티 같은 경제학자를 넘나든다.

 이 같은 모색을 통해 저자는 과거의 경제사상을 살피고 오늘날 취해야 할 핵심 가치를 발견하는 것을 넘어, 소설 픽션을 통해 미래 경제사상의 모습을 그리는 데까지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소셜 픽션은 사회에 대해 아무런 제약 없이 마음대로 상상하고 이상적인 미래를 그리는 기획 방법으로, 단순한 공상이나 예측과 달리 의지가 담긴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자는 “책은 뉴턴은 기계론적 고전역학을 벗어나 생명, 인격, 신뢰, 윤리, 영혼이 담긴 사회과학으로서 ‘좋은 삶과 세상을 살리는 새로운 자본주의 세계’로 진입할 것을 메시지로 담는다”면서 “이런 세상은 어느 누구도 예속과 불평등의 예종이 되지 않고 삶에 대한 자유와 권리를 가질 수 있는 사회다”고 설명했다.

 현재도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 난민, 기후변화, 재난, 테러 등의 사태는 인간의 안전을 더욱 위협하고 있으며, 경제의 상황은 말할 것도 없이 위기다. 이 같은 모든 문제들이 탐욕과 부패가 만연된 오늘날의 자본주의에 기인하고 있다는 점은 누구나 직시하고 있는 사실일 터. 자본주의의 고질병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스템을 고안해야만하는 이 때, 인간의 내면을 성찰해 보자는 경제학자의 이야기가 뜨겁게 다가온다.

 전북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로 저서로는‘칼 폴라니, 햄릿을 읽다’(2012),‘유한계급론: 문화·소비·진화의 경제학’(2007), ‘상상 + 경제학블로그‘(2006), ‘일제하 전북의 농업수탈사’(2004), ‘民俗經濟學の硏究I’(2003, 공저)이 있으며, 역서로는‘독식 비판’(2011), ‘센코노믹스, 인간의 행복에 말을 거는 경제학’(2008), ‘죽음의 문화와 생명보험’(2006)이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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