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다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다
  • 강현직
  • 승인 2016.09.1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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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낮에는 아직 무더위가 채가시지 않았지만, 아침저녁으로 느껴지는 선선함이 축제의 계절인 가을 문턱에 한걸음 다가왔음을 실감한다. 이번 주 한가위 명절이 지나면 축제 마당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4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인 김제 지평선축제가 이달 말 열리는 등 많은 가을 축제들이 막을 올리고 흥을 돋운다.

 전북에는 시군 대표축제 14개를 비롯해 한해 52개의 축제 마당이 방문객을 맞는다. 지난해 축제를 찾은 방문객은 618만 명이 넘었다. 방문객 60만 명이 넘는 축제만 해도 지평선축제와 익산 천만송이국화축제, 정읍 구절초축제 등 가을에 펼쳐지는 축제 3개에 이르며 향긋한 봄에 열리는 남원춘향제와 바래봉철쭉제, 고창 청보리밭축제, 전주 국제영화제 등은 4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이외에도 전주세계소리축제, 군산 시간여행축제, 무주 반딧불축제, 장수 한우랑사랑랑축제, 순창 장류축제, 부안 마실축제 등도 1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을 모았다.

  축제는 본시 제천의식이나 엄숙한 종교적 제의에서 출발했다. 공동구성원들의 공동체적 삶의 양상을 보여주는, 주제를 지닌 공공의식으로서 한 집단 정체성의 표현이다. 또 액운을 쫓고 복을 부르는 행위로서 신앙적 사상과 문화적 공감대 형성을 통해 국가적 이념을 구축하는 기제이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축제는 일상의 틀을 깨고 놀이적 카오스의 경험을 하게 해주는 문화현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지역에서의 축제는 예술과 문화에 놀이적인 의미가 가미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지역의 고유문화를 알리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무형의 문화자본이자 지역주민 삶의 모습을 반영하는 문화콘텐츠로 발전하고 있다.,

 축제는 지역의 문화자치를 실현함으로써 지역사회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문화유산을 대외적으로 홍보하여 지역 이미지 개선에 도움을 주며 지역민들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 기업 메세나 활동이나 시민들의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실천하는 시민교육의 장이 될 뿐 아니라 관광객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막중한 역할을 한다. 사실 지역축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경제적 효과로 관광객들의 지출과 문화이벤트에 대한 투자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지역 특화산업에 대한 이미지를 강화하여 육성효과를 거양하며 지역브랜드는 물론 전략적인 문화관광상품을 지원하는 촉매제로 활용된다.

 지역축제는 그러나 전국에서 1천개 가까이 개최되다 보니 여러 문제점도 안고 있다. 무엇보다도 개최시기의 집중화다. 대부분 봄과 가을에 집중되어 있어 운영과 방문객의 선택에 무리가 따른다. 축제의 분산도 필요하지만, 여름과 겨울에 적합한 축제 개발도 고려해야 한다. 베이징 외곽 용경협에서 한겨울 두 달 가까이 열리는 빙등예술축제는 얼음과 빛의 환상적인 조화로 세계적인 명물이 됐다. 또 전시행정적인 운영과 준비 미흡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전문기획자의 기발한 창의성과 정확한 고증에 의한 철저한 준비가 기초해야 하며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주민들의 자발적이고 전폭적인 참여다.

 지난봄 춘향제, 의견축제, 한지축제, 마실축제, 청보리밭축제 등 제법 찾아다녔다. 이번 가을에도 전북 곳곳의 축제를 둘러보고 다닐 생각이다. 지역 축제를 찾아간다는 것은 지역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우리 민속을 찾는 즐거움이 있다. 이번 추석 연휴는 유난히 길다. 인천공항을 통해 10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한다. 넓은 세계를 돌아보는 것도 좋지만, 우리 주변부터 찾아보는 즐거움과 보람도 크다는 것을 다시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강현직<전북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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