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이당미술관, 문화 재생 프로젝트 ‘영화동 목욕탕’
군산 이당미술관, 문화 재생 프로젝트 ‘영화동 목욕탕’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6.09.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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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보연 作 시공간을 거닐다

 불과 1년 전이다. 2015년 군산시 영화동의 비어 있던 목욕탕이 미술관으로 변모했다. 허름한 목욕탕 건물을 다시 채운 건 군산 이당미술관이다. 실제로 이당미술관은 과거 영화동 목욕탕을 전시장으로 탈바꿈해, 문화 재생 공간의 사례로 온라인 상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미술관 스스로 위치한 지역도 군산에서 오래된 근대 역사를 품고 있어, 시·공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전국에서 몇 안 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공간적인 맥락에 화답하고자 이당미술관은 첫 걸음으로 각지에서 모인 레지던시 작가들과, 군산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활동을 펼치는 작가들의 만남을 주선했다.

 그리고 그 두 번째 걸음으로, 해마다 연례적으로 ‘영화동 전’을 개최한다. 오는 10월 6일까지 이당미술관에서 ‘영화동 목욕탕’이란 주제로 진행 중인 전시가 그것이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매주 월·화 휴관), 입장료 무료.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고보연, 권혁상, 김누리, 김판묵, 박종찬, 이미영, 이주원, 홍승택 등 모두 8명이다. 이들이 내놓은 총 37점의 작품은 한국화, 서양화, 설치, 영상, 사진, 드로잉 등 기타 혼합 장르로 다양하다. 각자가 추구하는 작품세계도 다르고 기법도 남다르지만, 영화동이란 동네 안에서 동일한 프로젝트로 뭉쳤다.

 고보연 작가는 ‘시공간을 거닐다’란 주제로 변화되는 삶과 장소, 사람을 이미지화했다. 고 작가는 전북대 미술학과(서양화)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독일 드레스덴 미술대학에서도 조각 설치를 전공했다.

 권혁상 작가의 작품 ‘여름날 정주상회 사거리’는 우리네 일상과 친근하다.  평범하고 편안한 사람들의 일상을 화폭에 담고 싶어한 작가의 의도가 다분히 녹아들었다.  대불대 조형문화과(서양화)를 졸업했다.

 김누리 작가는 영화 속 한 편의 장면처럼 남겨진 영화동을 ‘까치 만화’로 나타냈다. 원광대 귀금속공예디자인학과를 졸업했다.

 김판묵 작가의 작품 ‘전체를 보는 망원경’은 멀리 있는 이상을 꿈꾸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망원경을 더했다. 국립 군산대 미술학과(한국회화) 및 동 대학원(현대미술)을 졸업했다.

 박종찬 작가는 ‘구영3길 81’이란 작품에서 메뉴얼대로 수행할 수 없는 상황들을 만들어 뒤섞인 우열의 관계를 표현했다. 국립 군산대 미술학과 및 동 대학원 조형예술디자인학과를 수료했다.

 이미영 작가의 ‘전설의 고향’은 영화동에서 마주친 낡고 허름한 건물과 골목길 등이, 전설을 이야기해주는 듯한 느낌을 담았다. 이 작가도 국립 군산대 미술학과(한국화)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주원 작가는 ‘걷는다’란 작품에서 주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사회 정체성을 영화동이란 장소에서 빗대었다.  군산대 미술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홍승택 작가의 작품 ‘아트바나나홍의 6월’은 작가 자신의 아름다운 인생과 삶 속의 에피소드를 자화상이란 표현 방법으로 대중에게 보여준다. 군산대 미술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정태균 관장은 전시 기획과 관련해 “50년 동안 영화동 주민들의 때를 벗겨 내던 목욕탕은 이제 영화동의 추억들을 벗겨 내는 미술관이 되었다”며, “이번 전시도 이러이러한 영화동 목욕탕에서 영화동의 추억을 그려내고 미술관에 담아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정 관장은 “영화동 목욕탕 전시를 관람하는 모든 이들이 이당미술관에서 벗겨 내어놓은 영화동의 추억들을 마음속에 담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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