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치지 않으면 보호하지 않는다
해치지 않으면 보호하지 않는다
  • 이병채
  • 승인 2016.09.0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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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과 자연은 둘이 아니고 하나이다. 자연보호헌장이 엄숙히 선언했듯이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간다. 그 때문에 우리 헌법은 국민의 기본 권리이며 생존을 위한 절대 권력일 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누려야 할 인권인 환경권을 명문화 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자연은 청정해야 하고 그 속에서 우리가 숨 쉬는 공기는 맑아야 하고 우리가 마시는 물은 깨끗하고 안전해야 한다. 자연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원천으로 하늘과 바다와 땅과 그 속의 온갖 것들이 바로 우리 삶의 자원이요 지속적인 생활의 활력소이다. 우리가 자연을 보호하고 사랑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우리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보호받고 혜택받고자 함일 것이다.

자연과 인간이 둘이 아님에 자연환경은 지극히 인간적이어야 하고 인간은 언제나 자연친화적이어야 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인간과 자연환경은 둘이 아닌 하나이며 일체이고 일치이다. 환경이란 글자 그대로 인간을 둘러싼 경지이다. 자연환경을 떠나 인간을 생각할 수 없듯이 인간을 떠난 환경 역시 공허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연환경이라는 공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공간을 사용하거나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을 이해해야 한다. 자연과 환경은 공간이고 인간은 문화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문제는 사람이다. 이래서 환경문제는 결국 인간의 의식문제로 귀결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 도대체 인간은 어떤 존재이며 우리 인간은 어떤 눈으로 자연을 바라봐야 하는가를 냉철하게 생각해야 한다. 물론 오늘의 대량생산 무한소비 물리적 기계적 전량폐기의 사회구조에서는 지속적 발전의 미래는 기대할 수 없다.

지구촌 환경시대 오늘의 최대 화두라 할 ‘지속가능한 발전’의 의미는 여기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 자연환경정책의 의사결정과정에서 개발과 보존의 갈등으로 야기된 경제적 사회적 비용은 엄청났다. 대형 국책사업을 비롯해 토지이용 자원배분과 환경관리를 둘러싼 사람들 간의 또 이해 당사자들 간의 갈등과 인식차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 같은 가치의 상충으로 인한 비용은 현재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에 엄청난 부담을 넘겨준다는 데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개발이냐 보전이냐 하는 전래의 논쟁은 이제 남루하기 짝이 없는 수사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 문제는 지구가 인간에게 베풀 수 있는 자연자원의 유한성과 자연정화 능력의 한계성을 인정한 범위 내에서 발전과 개발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인간들의 인식’인 것이다. 마구잡이로 헤집지 않으면 자연과 환경은 보전되는 것이다. 해치지 않으면 보호하지 않아도 된다.

이상과 같은 경우 이해당사들의 참여를 통해 개발과 보전을 둘러싼 갈등의 해소를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발전적 실천에서 찾아야 한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미래시대의 필요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현재 세대의 수요를 아울러 만족시키는 발전을 말한다. 지속발전 가능은 국제적인 차원에서 인류의 보편적인 공동선 추구로까지 확대되어 가고 있다. 이제 21세기는 환경보전이 국민의 삶의 질을 좌우하며 환경역량이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환경의 세기’가 되어야 하며 환경 또는 자연자원의 희소성이 삶의 중심적인 동기가 되어 지속적인 경제성장보다는 자연보전을 더 우위에 두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

이병채<한국 국립공원협 지리산북부지부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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