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마인 훙 응우옌 ‘바리케이드’
베트남의 마인 훙 응우옌 ‘바리케이드’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6.09.0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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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변방의 외침] <1>

마인 훙 응우옌(Manh Hung Nguyen) 작 - 바리케이드(The Barricade, 혼합재료, 220×430×120cm, 2013)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장석원)의 특별 기획전 ‘ASIA YOUNG 36(아시아 청년 36)’이 지난 2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날개를 활짝폈다. 전시장에 들어서 14개국 36명의 작가들이 세상을 향해 던지는 메시지에 대한 탐색을 시작하니, “아시아의 청년 미술은 인체의 심장부 같은 것”이라는 미술관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작품 속 아시아 청년작가들의 외침은 가냘프게 다가오기도 했지만, 강렬했고, 뜨거웠으며, 활기찼다. 이에 오는 11월 27일 전시가 마무리되는 날까지 매주 수요일에는 이들 청년작가의 목소리를 전한다. 아시아의 별들이 꿈꾸는 세상, 그 희망의 노래를 말이다. 그 이야기가 하나둘씩 모이게되면, 이 변방의 외침이 더 이상의 변방에 있지 않음을 확실히 알게될터다. <편집자주> 

첫번째로 소개하는 작가는 베트남의 마인 훙 응우옌(Manh Hung Nguyen). 그는 1976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태어나 하노이 미술대학을 졸업한 현대 미술가다. 그가 전북에서 선보이고 있는 작품 ‘바리케이드’는 벌써부터 많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매력적인 작품으로 회자되고 있다.

‘바리케이드’는 베트남 사람들이 겪은 폭력적인 전쟁 역사의 상흔, 그 지독한 삶과 전쟁에 계속 시달려왔던 이미지들을 한 설치물에 결합한 작품이다.

실제, 베트남에서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는 한 아파트에 2~3가구가 함께 살면서 한 가정이 욕실을 가지면 다른 가정은 부엌을 쓰고, 화장실은 공동으로 사용했다.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에서 생계에 보탬이 되도록 가축과 가금류를 아파트에서 키웠다. 경제적 여건에 따라 건물의 모양과 구조가 바뀌고 사람들의 생활 방식은 변화했던 것.

▲ 마인 훙 응우옌(Manh Hung Nguyen) 작가
이에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예술이 삶과 전쟁을 바라보는 하나의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그 또한 “우리나라가 전쟁과 폭력 등으로 상처 입은 현실을 나타내고자 작품 바리케이드로 표현하려 시도했다”면서 “아름다움을 전달하는 미술 작품도 많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사람에게 희망을 주려는 건 무엇인가 고민한 끝에 나온 작품이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사실, 베트남의 현대미술은 아직도 정부로부터 관심이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예술 활동이 절대적인 정부 통제 속에 있었던 과거에 비해 현재는 아티스트들이 서로 소통하고 아이디어를 교환할 수 있는 장소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열악한 현실은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중요한 발언을 내뱉는 청년 작가가 있다는 것은 베트남의 미래이자, 아시아의 미래이지 않을까?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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