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함께, 공동체 삶을 개척해야 한다
자연과 함께, 공동체 삶을 개척해야 한다
  • 이윤영
  • 승인 2016.09.01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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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여름은 정말로 견디기 힘들었던 불볕더위였다. 어찌 사람들만 그랬겠는가, 농작물은 물론 동식물들도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쳤으리라. 해가 갈수록 온도는 상승하고 마치 머지않아 공룡시대라도 도래할 것처럼 피부로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짐작한다. 지구의 온난화에 의한 빙하는 계속 녹고 있으며, 해수면이 높아져 이미 저지대 섬들은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자연 자체의 변화에 의한 것도 있지만, 사람들의 환경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반성하고, 우리 모두 자연과 더불어 사는 새로운 삶을 개척해야 할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전주한옥마을의 동학혁명기념관 역시 여름 내내 찜통더위였다. 사실 전기세가 만만치 않아, 최대한 절약차원에서 냉풍기를 틀어줬지만, 찾아오는 방문객마다 시원하다며 고마움을 표시하고 돌아가곤 하였다.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다고 하였던가, 어느덧 성큼 가을의 문턱을 넘어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아침저녁으로 춥기까지 한 계절의 변화를 몸과 마음으로 실감한다. 한옥마을 이곳저곳을 돌아보면 여름 내내 더위에 지쳐 헉헉거리던 관광객들은 이제 가을을 맞이하여 힘찬 걸음들을 걷고 있었다.

 자연은 생명이고, 배움의 대상이다.

 사람들은 사람의 지식에 의한 배움을 갖고 또 교훈을 찾는다. 그러기에 사람 위주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자연을 파괴하고 환경을 오염시킨다. 이는 사람도 자연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잊고 살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서 사람은 자연의 존재 없이는 단 한 순간도 살아가지 못한다. 사람을 포함한 동물과 식물은 산소와 탄소의 상호동화작용에 의한 호흡으로 숨을 쉬며 살아가고 있다. 또한, 자연의 혜택에 의한 우리의 지구는 맑은 공기는 물론, 생명수인 물로써 농사와 가공업 등 모든 생계수단을 유지하고 있다.

  인류역사에 있어, 이젠 새로운 패러다임의 삶으로 전환해야 한다. 고대와 중세를 지나, 근현대라는 인간본위의 민주화와 산업사회를 개척하였다. 또한 지식정보화의 현재를 살아가면서, 물질위주의 욕망에 사로잡혀 자연과 사람이라는 생명의 공동체를 깡그리 잊어버렸다. 언젠가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던 ‘사람도 공룡처럼 사라질 수 있다’는 책의 교훈이 생각난다. 그 어느 날 사람들도 큰 환경변화에 공룡들처럼 땅속에 뼈만 남기고 사라질 수 있다는 예측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지금처럼 살아서는 안 될 일이다.

 인류멸망에 대한 대책은 없는가?

 현재 지구의 환경변화에 의한 많은 동식물들이 사라지고 있으며, 또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자체의 변화를 통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생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람 또한 현재의 모습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 아니면 적응하지 못하고 없어질 것인가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마치 개구리를 냄비에 넣고 서서히 물의 온도를 높여 가면, 그 개구리는 온도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다가 그 냄비 안에서 결국 죽어간다는 개구리증후군 같은 끔찍한 일들이 인간들의 삶에도 올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일찍이 동학 천도교 2세 교조이신 해월신사 최시형 선생은, 자연생명을 지극히 공경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말씀을 강조하였다. ‘모든 사람뿐만 아니라, 자연만물들도 한울님(하느님)을 모셨으니, 자연만물을 접하고 대할 때 한울님과 같이 섬김의 자세를 잃지 말라’는 말씀이다. 또한 ‘사람들과 만물들은 한 동포 한 생명이므로 섬김과 공경을 통해, 같이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생명공동체라’는 말씀이다.

  오늘날 지구촌은 자연환경의 절대 위기 속에 직면해 있다.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옛 성현들이 교훈을 되새기면서 또한 사람 스스로 ‘자연이 없으면 사람도 없고, 환경이 오염되면 사람도 오염되고, 자연생명이 죽으면, 사람도 죽는다.’는 심각성을 자각해야 한다. 그래서 사람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자연의 생명이 사람의 생명이라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할 것이다.

 이윤영<동학혁명(백주년)기념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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