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속예술축제’ 사전행사 ‘영고’ 성료
‘한국민속예술축제’ 사전행사 ‘영고’ 성료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6.08.3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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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을 부르는 장쾌한 판에 박수갈채 이어져

29일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에서 열린 '제57회 한국민속예술축제'사전행사인 춤판 '영고'무대에서 김수현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 단장과 단원들이 '진도북춤'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민속예술축제 추진위원회 제공)

 오는 10월 전주에서 개최되는 ‘제57회 한국민속예술축제(위원장 김영운)’를 사전에 알리기 위한 춤판 ‘영고(迎鼓)’에 대한 반응은 너무도 뜨거웠다. 이날의 춤판은 한국민속예술축제의 마당에서 발굴된 ‘타악무’의 눈대목만을 모아 놓은 큰 판이었다. 공연장을 울린 절묘한 북소리들은 시민들의 가슴을 뛰게 했고, 축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29일 오후 7시 30분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 400여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시종일관 흥겨운 어깨 춤사위를 나누며 무대와 객석이 어딘지 구분하기 조차 힘든 장관을 연출했다.

 진옥섭 예술감독의 노련한 사회로 짜여진 판은 2시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밀고 당기면서 지루할틈이 없는 구성이 돋보였다. 각각의 타악무는 2가지의 춤씩 엮어내 서로 맺고 푸는 방식으로 관람객들이 쉴틈을 주지 않았다. 연희자들도 관객이 되어 무대위에 자리하면서, 또 다른 연희자를 응원하고 판을 이어가 풍성했고, 따뜻했다.

 이날 춤판 ‘영고’는 축제의 성공을 기원하며 준비한 맞이굿으로 출발했다.

 정영만 명인의 가슴을 파고드는 구음과 함께 무대 뒤에서 등장한 연희단 팔산대는 무대위에 올라 파란 천을 펼쳐들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어 출연진은 계란 흰자위로 처용의 얼굴을 그린 후, 참깨를 뿌리고 노래하며 파란 천을 걷어 올렸다. 이윽고 나타난 처용의 모습에 공연 초반부터 객석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처용의 얼굴이 무대 위에 걸리고, 헌작례가 시작됐다. 이날 헌작례에는 초헌관에 송하진 전라북도 도지사를 대신해 윤석중 전라북도 문화예술과 과장, 아헌관에 김승수 전주시장, 중헌관에 김영운 한국민속예술축제 추진위원장이 예를 올리면서 축제의 성공개최를 기원했다. 헌작례에 참여한 주요 인사들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 민속예술의 고장인 전라북도와 전주에서 조상의 슬기를 체험하고 멋과 흥을 공감하기를 바란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바로 이어 연희단 팔산대의 흥겨운 풍물이 서막을 열었다. 이들이 선보인 호남우도농악은 농악의 백미로 일컬어진다. 본격적인 판굿의 시작을 알리는 오채질굿과 상쇠의 꾕과리를 따라 나선형으로 감아 들어가는 오방진 등의 단체 군무는 흥겨움 그 이상이었다. 상쇠의 부포와 장구의 춤 맵시, 소고꾼들의 기예가 그야말로 하모니를 이룬 종합 예능의 결정판으로 매력을 발산했다.

 바로 이어 이정희 명무의 ‘입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가장 기본적인 춤이지만, 가장 어려운 춤으로 꼽히는 전통춤의 근간이 되는 ‘입춤’. 맨손으로 천천히 출발한 춤사위는 시간이 흐를 수록 빠르고 격해지면서 관람객과 함께 호흡했다. 뒤이어 등장한 하용부 명인의 ‘밀양북춤’은 유쾌함 그 자체였다. 커다란 북을 엇박으로 치면서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더니, 이내 북을 내려놓고 흥겨운 장단에 몸을 맡겨 자유로운 춤사위를 뽐내면서 여유롭게 흥을 돋웠다.

 쇠춤의 정철기, 진도북춤의 김수현과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 4인의 군무, 허튼법고춤의 진유림, 채상소고춤의 김운태를 끝으로 액을 물리고 복을 부르는 장쾌한 판을 마무리 됐다.

 이날의 공연은 그야말로 연희자와 관람객이 하나되는 대동의 현장으로 전주시민에게 각인됐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소중히 보전하고 있는 축제의 가치를 알리는 행사로도 손색없었다는 평가다.

 한편, 이번 공연은 3D Screen-X로 공연실황이 촬영돼 서울 강남 CGV(9월 23일 오후 8시)와 전주 고사 CGV(10월 10일 오후 7시 30분)에서 다시 한번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제57회 한국민속예술축제’와 ‘제23회 전국청소년민속예술축제’는 10월 13일부터 16일까지 4일간 국립무형유산원에서 개최된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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