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한 경찰관 유서에도 상사 ‘비판’
자살한 경찰관 유서에도 상사 ‘비판’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6.08.2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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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조직에서 부장검사의 폭언과 폭행으로 평검사가 자살을 택해 사회적 파장이 큰 가운데, 경찰조직에서도 상사로부터 폭언과 부당한 업무지시에 대한 불만 글이 잇따라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경찰징계위원회를 앞두고 목숨을 끊은 경찰의 유서에서도 상사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유서가 발견돼 경찰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서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29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숨진 채 발견된 김제경찰서 소속 A 경사의 옷에서 나온 15장 분량의 유서에 상사에 대한 불만과 비난이 담겨 있었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라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지만 3장의 유서에 상사의 불만이 포함됐다.

 유서에는 같은 경찰서 소속 ‘B 과장이 하는 일마다 간섭하고 갑질을 일삼았다. 하루하루 일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등의 내용의 상사에 대한 불합리한 언행과 업무지시를 비난했다. 

 A 경사는 지난 5일 오후 3시 7분께 김제시 만경읍 한 저수지에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가족들에게 “늦을 것 같다”는 통화를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긴 A 경사는 지난달 공무원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로 직위 해제된 상태로, 이날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이었다.

 전북경찰은 A 경사의 유서와 동료 등의 진술을 토대로 사건의 진위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이처럼 경찰조직에서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폭언 등의 부당업무를 지시한 사례가 앞서 한 차례 더 있었다. 지난 18일에는 경찰 인권 SNS에 전북경찰청 소속 간부가 부하 간부에게 폭언과 협박을 했다는 내용의 고발 글이 게시돼 논란이 있었다.

 당시 게시글에는 경찰간부의 부인인 A 씨가 운전 중 차량 단독사고를 뺑소니 사고 허위 신고를 했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A 씨의 단독 사고로 밝혀지자 해당 경찰 간부는 출동한 경찰관에게 폭언과 협박을 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글을 작성한 경찰관은 “허위 신고로 경찰관 2명을 현장에 출동하게 하는 등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죄를 범했는데도 A 경감은 마치 사법처리나 감찰조사를 의뢰할 것처럼 지위를 이용해 부하직원을 협박했다”며 갑질의 도가 넘었다며 질타했다.

 이에 경찰은 감찰에 앞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 내용과 삭제된 글만으로 해당 간부들에 대한 감찰조사에 들어가기는 아직 한계가 있는 부분이 있다”며 “사실 관계가 밝혀진다면, 본격적인 감찰조사에 나설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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