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좌판과 토탈관광
재래시장 좌판과 토탈관광
  • 김진태
  • 승인 2016.08.28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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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세대들이 즐겨찾는 장소로 영화관, 쇼핑몰을 빼놓을 수 없다. 요즘처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에는 특히나 피서의 방법으로도 제격인 셈이다. 시원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로 비교불가대상인 셈이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들을 다양하고 즐비하게 마련하는 재빠른 상술도 한 몫하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연매출이 계속 증가하고 지역상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지만, 소비자들의 취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별다른 제재수단도 없는 것이다. 대형상권이 입점하기 전에는 반대여론과 문제제기가 요란하지만 일단 입점 후에는 별다른 저항없이 애용하는 것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로 인한 역기능도 제기되지만, 순기능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전통시장에 대한 장려책과 예전의 부흥을 염두에 둔 정책들은 다양하다. 근래에는 전통시장에서의 구매를 촉진하기 위해 온누리상품권을 발행하여 이용토록 하고 있다. 지역을 막론하고 전통시장에서 상품을 구매하는데 온누리상품권으로 지불토록 한 것인데 반응이 의외로 좋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이용금액과 현황도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이에 대한 관심이 적잖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전통시장에 대한 거부감이나 비호감의 원인은 무엇일까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다양한 견해와 분석이 있다. 기존의 원인을 일일이 거론할 수는 없지만, 무엇보다 거론되는 것은 편의성일 것이다. 대형 쇼핑몰과의 경쟁력에서 뒤지는 원인으로는 주차시설과 구매여건이 거론되는데 몇 해전 해외에서 보았던 장면이 회상된다. 작은 도시의 시장을 들렀을 때 깔끔하게 정돈된 상점이 우리의 전통시장과 무엇이 다른가를 유심히 살펴보니 두드러진 차이점이라고는 딱 한 가지였다. 상품을 진열한 높이와 진열상태가 달랐다.

 대부분의 전통시장 점포가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땅바닥과 가깝게 진열해놓고 판매하는데 이는 외국의 눈높이로 진열해서 좀 더 가깝고 쉽게 살펴보면서 구매하는 것과는 구매자입장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상품의 질과 위생상태는 구매자에게 상당히 중요하다. 또한, 판매자와 눈을 마주하며 흥정하는 재미도 전통시장에는 상존한다. 그런데 허리를 굽혀 살펴보고 집어들어야 하는 불편함과 주차장까지의 이동거리가 상품구매를 부담스럽게 만드는 셈이다.

 상품진열대를 층별로 구분하고 상품을 진열하면 구매자입장에서는 한눈에 상품상태와 종류를 파악할 수 있고 위생적이며 깔끔한 상태라는 호감을 줄 수 있다. 더불어 좁은 이동통로를 방해하지 않고 제한된 점포면적과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때문에 전통시장은 어수선하고 불편하다는 인식을 개선할 수 있다. 모든 점포들이 이처럼 규격화되고 제대로 관리한다면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왔던 햇빛가림이나 비가림시설 등 다른 방안들도 덩달아 효과를 보게 될 것이다.

 해외시장의 사례들이 모두가 정답은 아니겠지만, 반영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검토가 필요하다. 소비자입장에서 충분히 접근하고 고민한다면 전통시장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전주한옥마을의 활성화와 대중화를 바탕으로 남부시장으로의 접근성이 개선되고 전통시장에 대한 관심이 젊은 세대들에게까지 확장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배낭여행하는 재미 중의 하나는 재래시장이나 벼룩시장을 들러 보는 것이라는 점에서 전라북도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물론 도민들을 위해서도 전라북도 생태관광의 활성화와 함께 각 지역 전통시장 활성화도 시급한 것이다.

 전라북도의 수려한 자연생태, 유서깊은 역사문화 그리고 다양한 먹을거리 등을 포함한 전라북도 고유의 토탈관광 활성화 방안으로써 그 지역의 생활이 묻어있고 문화와 역사가 함께하며 사람사는 냄새가 풀풀나는 지역공동체로서의 전통시장 유지와 활성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좀 더 불편함을 덜어주는 시장여건 개선과 즐겁고 편안함을 느끼는 여유로운 구매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 첫 단계가 구매자 시선에 맞춰 좌판의 높이를 올리고 입체적으로 진열해 자꾸 둘러보며 머물게 하는 것이다. 관광객이나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시장은 단순히 물건만 거래하는 곳이 아니고 그 지역 생활문화가 함께 할 수 있는 공간 느낌을 생생하게 확인하는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진태<전라북도보건환경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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