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vs 국민의당, 전북 정치권 내분
더민주 vs 국민의당, 전북 정치권 내분
  • 전형남 기자
  • 승인 2016.08.2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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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정치권이 ‘거북이 등’처럼 ’4분5열 갈라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8·27 전당대회 당 대표, 도당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국민의당은 전북도 등 더민주 소속 자치단체와 관계설정을 두고 당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 23일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 벌어진 박지원 비대위 대표와 황주홍 의원의 선후배 간 막말 싸움이 전북 정치권 내에서 재연될 가능성마저 있다.

 ■ 더민주: 지난 4·13 총선에서 친노, 비노 계파싸움으로 탈당 등 홍역을 치렀던 더민주는 8·27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또다시 해묵은 계파 타령을 하고 있다.

최근 이종걸 당 후보는 “지금의 문재인으로는 힘들다. 지금은 ‘도문’(도로 문재인)이라는 비판 속에 제3지대 정치영역이 만들어진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라며 친문(친문재인)·친노(친노무현) 등 범주류를 등에 업은 추미애, 김상곤 후보를 연일 맹공하고 있다.

 당내 비주류임을 자처하며 당 대표 경선에 나선 이종걸 후보의 ‘문재인 때리기’를 두고 더민주 전북 정치권 이견이 대립하고 있다. 정치권 모 인사는 더민주 소속 전북 정치권 인사들 간 이 같은 행태에 “총선 참패 후 4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더민주 현역의원, 지역위원장들이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르겠다”라며 “더민주 회생을 위해 아주 조그마한 노력도 하지 않고 정치 일정마다 당내 계파 문제를 꺼내 들어 불만을 토로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춘진 도당위원장 체제와 관련해서도 “도당위원장 선출 전 까지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이제는 모두가 단합해 더민주 회생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언제까지 크고 작은 정치 일정을 두고 싸워야 하는지 답답하다”라고 말했다.

 ■ 국민의당: 전북 정치권 내 국민의당 내분은 더민주 소속 송하진 지사와 김승수 전주시장 등 더민주 단체장들과 관계설정을 두고 펼쳐지는 강·온건파 대립에서 시작된다. 특히 국민의당 일부 온건론자들은 ‘송 지사, 김 시장 때리기’가 차기 지방선거를 위한 정치적 포석 성격을 띠고 있다는 데 강한 불만감을 표시하고 있다.

 차기 지방선거까지 더민주 소속 단체장들에게 최대한 정치적 흠집을 내는 것이 지방선거에서 유리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이 정치권 내 중론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당 모 의원은 김관영 의원의 도당위원장 사퇴를 예로 들어 “도대체 무엇 때문에 도당위원장을 교체했는지 명분이 뚜렷하지 않았다”라며 “지금(김광수 도당위원장 대행체제)이 더 나아졌느냐”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의 전북도에 대한 견제가 자칫 중앙 정치권의 자치단체 간섭이라는 비난을 우려했다. 특히 국민의당 전북 보좌진 사이에서 강·온파간 대립구도가 형성돼 당내 분열 상황에 입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민의당 소속 모 보좌진은 “일부 의원실에서 전북 자치단체 공직자들에게 고압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라며 “전북 예산, 현안해결을 위해 상경한 공무원에게 그럴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다른 보좌관은 특정 의원실을 언급하며 “마치 보좌진 위에서 군림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정치적 문제까지 간섭하고 있다”라고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서울=전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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