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것의 소중함을 떠올리며
옛것의 소중함을 떠올리며
  • 송영준
  • 승인 2016.08.1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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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광복 제71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로 우리는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민족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가져야 한다. 8월은 나라를 되찾은 8.15 광복절이 있는 달이지만 한편으로는 지금부터 106년 전 일제의 강압에 의해 나라를 빼앗겼던 경술국치일(庚戌國恥日)이 속해 있기도 하다. 기나긴 세월 속에서 빛나는 선조들의 모습도 기려야 하지만 역경을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보여준 우리네 저력을 잊지 말아야 한다. 빛이 있는 곳에는 그림자도 함께 있듯이 광복절과 국치일이 주는 역사적 의미와 교훈을 기억하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후손에게 전해주는 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몫이 아닐까 한다.

 역사는 단순하게 과거에 관한 기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역사는 항상 현재 시점에서 해석되고 있으며 오늘이라는 기준에서 그 가치를 부여받게 된다. 영국의 역사학자인 E. H. Carr는 ‘역사는 무엇인가’ 라는 책에서 “역사는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역사로부터 배운다는 것은 결코 일방적인 과정일 수는 없고, 과거에 비추어 현재를 배운다는 것은 또한 현재에 비추어 과거를 배우는 것이기도 하다. 역사의 기능은 과거와 현재의 상호관계를 통해 양자를 더 깊게 이해시키려는 데 있는 것이다.”라고 하면서 현재를 더 깊이 이해하면 과거 역시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역사의 교훈은 과거를 앎으로써 미래를 슬기롭게 살아가기 위한 것으로 옛 세대의 생활을 가늠할 수 있는 고고학적 자료와 역사적 유물, 예술품 기타 학술적 가치가 있는 자료를 수집해서 일반에게 전시하는 시설로 박물관이 있다. 정보화시대가 도래하고 기록과 보존에 대한 가치가 보편화하면서 전국 곳곳에는 여러 종류의 박물관이 생겨났다. 그중에서 근·현대 생활사 박물관에 가면 지금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지만 추억 속에 남아있는 생활용품 등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게 만들지만 안타깝게도 근·현대를 살펴볼 수 있는 유물이 의외로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박물관은 아니지만, 전북혁신도시에 있는 LX한국국토정보공사 홍보관에 가면 그동안 공사가 걸어왔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스마트국토와 같은 국토정보의 미래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마련한 4개 ZONE(人, 時, 空, Special)과 11개 코너에서 국토·공간정보의 다양한 활용 체험과 미래직업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이번에 LX공사 전북지역본부에도 과거 주업무였던 지적측량의 발자취를 후배들에게 상기시켜줌과 동시에 LX공사의 미래를 한 번쯤은 더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작은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전시물은 과거 지적측량에 사용했던 아날로그식 측량기계와 도면, 제도용품 60여점이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고 소형화되고 있는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한없이 불편하고 조잡한 것들이지만 선배들이 오랫동안 사용해서 손때가 묻은 기기들은 세월의 흔적과 함께 작업의 고단함을 고스란히 간직하는 소중한 사료들이다. 구름에 가린 달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없는 듯 보이지만 늘 제 몫을 해왔던 것이 지적(地籍)업무라고 강조했던 선배 지적인의 말씀을 상기해 보며 선배들의 노력에 감사드린다.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데에도 우리는 옛것을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 법고창신(法古創新)이란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뜻으로 옛것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고, 새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다. 어렸을 적에 한 번쯤은 보았을 것 같고, 한 번쯤은 써 봤을 법한 물건들을 보면 추억이 떠올라 가슴이 설레기도 한다. 그렇지만, 초단위로 세상이 바뀌는 오늘날에는 자세한 설명을 붙여 놓지 않으면 지금 세대들은 어디에 사용했던 것인지 또 이름이 무엇인지 조차 알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바쁜 일상 속에 파묻혀 하루하루를 지내다 보면 과거 일상적으로 사용했거나 또는 생업 현장에서 유용하게 쓰였던 물건들의 소중함을 잊어버리고 만다. 비록 지금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추억으로 남아있더라도 짧게는 이삼십 년 전, 길게는 오륙십 년 전 우리의 부모세대가 사용했던 물건들도 나름대로 역사성을 가지고 있다. 지난 것들은 낡은 것이라 소홀히 취급하지 말고 점차 잊혀져가는 옛것의 소중함을 떠올리며 한 번쯤 삶의 지혜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송영준 LX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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