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와 매국
사드와 매국
  • 이정덕
  • 승인 2016.08.1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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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는 아주 높은 고도로 날아가는 탄도미사일을 격추시키는 미사일이다. 사드는 200km까지 날아 가 40-50km 고도에서 적의 탄도미사일을 격추시킨다. 현재 한국에 배치될지도 모를 사드와 관련하여 제기되는 핵심 문제는 다음 두 가지이다.

 첫 번째 문제는 사드 레이더가 중국에 위협이 되는가이다. 현재 한국에 배치할 사드 X밴드 레이더는 한반도권역인 600km까지 탐지하기 때문에 중국과 관련이 없고 북한 핵미사일만 방어한다고 주장하고 한다. 하지만, 중국은 소프트웨어 등을 업그레이드 하면 X밴드 레이더가 바로 2,000km를 탐지하여 중국 대부분 미사일과 항공기가 미국에 노출되어 중국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중국은 사드가 군사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시설로 간주하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중국과 전쟁하는 경우 바로 중국을 감시할 수 있는 시설을 한국에 가지고 있는 셈이다. 중국과 전쟁이 나면 미국이 사드가 북한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약속을 지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 문제는 사드배치가 한국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가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증가하여 사드가 이를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이 한국을 공격할 때 대륙간 탄도미사일로 공격하기는 어렵고 단거리, 스커드, 노동미사일(사정거리 120~1,300km)이나 방사포(사정거리 200km)나 자주포나 장사정포(사정거리 40~60km)를 주로 사용할 것이다. 이들을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주로 방어하겠지만, 일부는 사드로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남한과 전쟁을 하게 되면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고고도 미사일보다는 중단거리 미사일이나 장거리포를 집중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수백 개가 넘는 장거리포들이 수도권을 사정거리에 두고 있다. 그러나 성주에 설치한 사드는 200km 이내만 방어하기 때문에 서울은 방어권 밖이다. 따라서 사드는 서울로 날아오는 북한미사일이나 장거리포를 막지 못한다.

 결국 사드배치가 한국의 핵심인 수도권 방어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도 못한다. 남북한이 근거리에 대치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 날아오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방어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사드는 한반도 내의 전쟁에서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방어체계가 아니다. 사드배치는 미국이 제안하여 한국이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와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사드가 단순히 북한을 방어하기 위한 것을 넘어서 미국의 세계적 전략의 일환이라고 의심할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

 한국이 민주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한국의 최고의 우방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전략과 행동을 의심하면 안 되는 것인가? 야당의원 6명이 중국에 가서 중국의 사드배치 관련 의견을 들어보고 논의도 하겠다며 어제 북경을 방문하였다. 청와대는 이들을 국가안보 저해세력으로 규정하였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들의 중국방문을 “친사대주의적 매국행위”라고 비판하였다. 지상욱 대변인은 “국익을 위해 봉사해야 할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이렇게 그 위치와 역할을 망각하고 벌이는 태도는 국민배신 행위이고, 국회의원 자격조차 없는 매국행위와 다름없다”고 했다. 동아일보도 “매국외교”라고 비판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나 조중동들이 자신들만 옳고 이에 반대하면 매국이라며 국민들의 합리적인 논의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정말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를 제대로 따지지도 않고 논의하지도 않고 사드배치를 극소수가 받아들여 일방적으로 국민에 강요하는 것이 비민주적이며 나라의 안녕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것을 이들은 정말 모르는 것일까? 매국이라고 협박하면서 왜 한국을 손해 보는 길로 이끌고 가는지 정말 모르겠다.

 이정덕<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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