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문제를 관리체계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환경문제를 관리체계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 김현수
  • 승인 2016.08.03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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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의 삶이 매우 단순하고, 농업과 같은 1차산업이 국가산업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고대와 중세 시대에는 주민의 삶을 결정하는 여러 통치 및 관리 행위가 중앙집권적 군주로부터 일원화된 형태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고, 행위의 대상이 되는 항목들도 비교적 단순하여 주민들도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무엇이고, 자신들에게 어떤 영향이 있는지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급격한 산업화와 고도의 발전을 거듭하는 과학기술은 전에는 알지 못했던 많은 다양한 일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나타나도록 하였고, 일반 대중으로서는 이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하고, 제대로 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어떤 악영향이 나타나는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 일반적이 되었다.

 이렇게 복잡해져가는 사회구조 속에서 한 기관이 모든 것을 통제하고 관리할 수 없기에 현대사회에서는 사회의 각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는 기관을 선정하거나 특정 분야만을 관리하는 관리자를 고용하여 해당 특정분야를 관리하도록 하여 사회전반의 기능이 건전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이렇게 전문화된 관리체계하에서 일반 국민들은 굳이 해당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이도 숙련된 전문가에 의해서 관리되기 때문에 모든 일이 그저 잘 되어가겠거니 믿고 살아가게 되는데, 이는 환경분야도 마찬가지이다.

 최근들어 도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두가지 환경문제가 보도된 바 있다. 익산시 낭산면에 있는 폐석산에 1급 발암물질이 함유된 폐기물을 불법 매립하여 침출수로 인해 주변 환경이 오염되고 있다는 것과 도내 학교의 운동장에 설치된 우레탄 트랙 중 다수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중금속 농도가 검출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들 문제를 단순히 일회성 해프닝으로 치부해버리고 복원사업을 통해 극복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단순히 생각하고 넘겨 버리기 어려운 이유는 이 사건들이 우리가 잘 모르는 분야이기에 관리를 위탁한 담당자의 태만 또는 도덕적 해이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기에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진 익산시 담당 공무원의 관리 자세나 폐기물 불법 매립 등으로 재판에 회부된 일부 익산시의회 의원에 대한 보도는 우리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건강한 환경의 보전을 믿고 맡겨도 되는지 걱정하게 한다. 우레탄 트랙의 중금속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우레탄 트랙에 중금속 농도가 짙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는 이미 꽤 오래되었다. 그럼에도, 설치된 우레탄 트랙의 중금속 농도에 대한 실태 파악조차 시도하지 않고 있었던 교육 당국의 모습은 이러한 환경에서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지 걱정하게 한다. 이 외에도, 작년 연말 전라북도를 떠들썩하게 했던 수자원공사 계약직원들의 수질원격감시체계 조작 파문은 환경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기관의 관리체계와 담당자들의 의식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한다.

 최근에는 환경문제를 포함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시민의식이 개선되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다양한 환경관련 문화행사에 아이들과 함께 참여하여 환경의 중요성을 교육하려는 부모들이나 하천정비를 포함한 여러 환경활동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차량을 구매할 때도 환경문제에 대해 고려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판매량이 점차 늘어나는 등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시민의식이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일반 시민의 의식은 날로 개선되는데, 환경관리의 책임이 있는 사람들의 의식은 나아지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비유가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환경관련 이슈에서 일반 주민들은 어린아이와 같다. 일상생활을 영위해 나가면서 주변환경이 어떻게 관리되어 가는지 알기 어렵고, 그저 막연하게 전문 관리자들에 의해서 잘 관리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은 주어진 생업에만 충실하면 편안한 삶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 믿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린아이도 자신의 부모를 믿기에 그저 부모들이 하는 말을 들으면 별 탈 없이 살아갈 수 있을거라 생각하게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들의 일탈행위는 이들의 생존권 자체를 위협하게 되는 것이다. 오염물질의 배출로 인한 폐해는 아주 서서히 커지지만 일단 크게 나타나면 그 해결이 매우 어렵다. 이번에 발생한 문제들을 지워버릴 수는 없지만, 환경을 관리하는 책임이 있는 분들이 앞으로는 자식을 양육하는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관리체계를 정비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김현수<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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