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 건너 편의점, 동네 수퍼 ‘줄도산’
한 집 건너 편의점, 동네 수퍼 ‘줄도산’
  • 왕영관 기자
  • 승인 2016.08.03 17: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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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후죽순 생겨나는 편의점 때문에 동네 수퍼는 생존할 길이 없습니다.”

1인 가구 증가로 편의점이 큰 호황을 누리면서 동네 수퍼마켓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3일 편의점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구 대비 편의점 수는 1,800명당 1개꼴이다. ‘편의점 천국’이라는 일본(2,500명당 1개꼴)을 넘어선 수치다.

전북 도내 편의점 수도 큰 폭으로 늘었다. 2007년 311개에서 2011년 741개로 두 배 이상 급증했으며 2012년 885개, 2014년 910개, 2015년 990개로 매년 증가추세다.

편의점이 늘어난 이유는 소비패턴의 변화가 소비심리 위축과 맞물리면서 대량묶음상품보다 값싼 소량포장상품의 구매 선호도가 부쩍 높아졌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은 막강한 자금력과 거미줄 같은 유통망에 힘입어 매장 확장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 집 앞을 나가보면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2~3곳의 편의점을 쉽게 볼 수 있다.

문제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편의점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동네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수퍼마켓은 이제는 찾아보기 어렵다.

전주 전북슈퍼마켓협동조합에 따르면 동네 수퍼는 IMF사태 직전 1997년 2만2,000개가 넘었지만, 16년 만에 절반 넘게 사라졌다.

특히 전주지역의 경우 지난 2009년 887개였던 것이 2015년 600여 개로 32%나 급감했다. 지난 5년간 월평균 3~4곳이 폐업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수퍼마켓조합은 편의점 하나 들어서면 동네 수퍼 매출은 50%가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우후죽순 생겨나는 편의점을 제재할 방법은 현재로선 없어 골목상권을 보호하겠다는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이 무색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전주 전북수퍼마켓조합 관계자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편의점들은 가정 간편식, PB(자체상표 상품) 다양화 전략 등을 내세워 골목상권을 싹쓸이하고 있지만, 수퍼마켓은 매출 급락에 문을 닫을 판이다. 이러다가 동네에서 수퍼를 찾아볼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의 대형마트는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신고제인 편의점은 막을 방법이 없어 총량제 등을 통해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왕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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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ㄹㅇㄹ 2016-08-03 22:05:51
대형마트가 문제가 동네 골목 편의점이 문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