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에서도 개문냉방 영업 ‘여전’
폭염 속에서도 개문냉방 영업 ‘여전’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6.07.2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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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전주 객사 인근에 위치한 점포들이 에어컨을 켠체 장사를 하고 있어 에너지 낭비가 우려되고 있다./김얼 기자

 전주 도심 곳곳에서는 여전히 개문냉방 영업이 줄지 않고 있다. 개문냉방에 대한 지자체의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일부터 전주에 내려진 폭염주의보가 폭염특보로 연일 이어지며 냉방을 위한 전력소비량이 날로 늘고 있다. 이런 불볕더위와 함께 전주 도심에 있는 대부분 매장에서는 에어컨을 가동한 채 문을 열어놔 거리를 지나는 시민을 유혹하고 있었다.

 지난 24일 오후 2시 전주시 고사동 일대의 시내 중심가. 이날 최고기온 34℃를 웃돌았다. 거리를 걷는 시민들의 이마에는 땀이 흥건히 맺혀 있었다.

 무더위에 지친 시민은 문이 열린 매장 앞을 지나며 시원한 바람에 소스라치게 놀라거나 앞에 서서 땀을 식히는 모습도 종종 목격할 수 있었다. 일대를 잠시 둘러봤지만, 음식점을 제외하고 문을 닫고 영업하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시내의 한 화장품 매장 관계자는 “매장 앞을 지나다가도 매장문을 열어놓으면 시원한 바람에 일단 들어온다. 애초에 손님들이 물건을 살 계획에 없었어도 일단 들어오면 제품을 한 번씩 보고 매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에 무시 못 한다”고 말했다.

 바로 옆 매장 관계자도 “문을 닫고 영업을 하고 싶어도 다른 경쟁 매장에서 모두 문을 열어 놓고 장사를 하니 우리도 어쩔 수 없이 반강제로 열어 놓고 장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손님들을 위해 열어 놓았다”며 뻔뻔하게 대답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전주시에서는 개문냉방영업에 대한 별다른 단속도 없을뿐더러 지난해부터 개문냉방단속이 행정처분으로 이어진 건수는 단 한 차례도 없다. 일각에서는 개문냉방 영업에 대한 단속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업체들의 이런 문화도 뿌리 뽑힐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전주시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사용제한조치가 내려지기 전까지는 단속을 해도 행정처분을 할 수 없는 기준이 없다”며 “한국에너지 공단과 함께 지난 18일부터 집중 점검과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주시는 지난 18일 신 중앙시장 일대를 대상으로 개문냉방영업에 대한 점검을 벌여 65곳의 업체에 대해 계도조치만 내렸다. 또한, 전주시는 산업부로부터 에너지사용제한조치가 없더라도 앞으로 8월까지 3차례에 걸쳐 개문냉방 영업에 대해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한국전력 전북지사에 따르면 지난 22일 도내 최대수요전력량이 297만8,000kW로 기록되며 전년대비 10만8,000kW가 늘어난 수치라고 밝혔다. 이는 2013년 블랙아웃 우려에 대한 지자체의 개문냉방 집중단속으로 최대수요전력량이 잠시 주춤했다가, 2014년부터 매년 느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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