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나이롱 환자 20여 명 적발
보험사기 나이롱 환자 20여 명 적발
  • 설정욱 기자
  • 승인 2016.07.2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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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에 사는 A(52·여)씨는 디스크와 퇴행성 관절염 등을 이유로 수십 차례 병원을 찾아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수십 개의 보험에 가입한 상태에서 5년간 막대한 보험금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입원 기간이 만료하면 다른 부위가 아프다며 퇴원을 연장하거나 다른 병원을 찾아 다시 입원하기를 반복했다. A 씨는 이런 수법으로 5천만 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전국의 병원을 돌며 허위입원으로 거액의 보험금을 챙긴 속칭 ‘나이롱 환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이들이 8년여 간 여러 개의 보험에 가입해 수시로 입원하는 수법으로 받아낸 보험금은 27억 원에 달했다.

범행에 가담한 이들은 박모(57)씨 등 과거 보험설계사 경력이 있던 지인들을 통해 허위입원수당으로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각 보험사에 10~15개의 보장보험에 가입했다. 이후 경미한 질환에도 노골적으로 서류상 장기입원을 하며 보험금을 받아 챙겼다. 1인당 적게는 4,000만 원에서 많게는 3억 9,500만 원 상당을 편취했다. 이들은 입원 관리가 허술한 소규모 병·의원만을 골라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특히 보험약관상 입원비 지급한도를 악용해 한도 일수까지 장기입원한 후 퇴원하는 당일 병명만 바꿔 다른 병원에 재입원하기도 했다. 한 사람당 300~1,900일을 입원했고 1회당 평균 입원 일수는 23일에 달했다.

이들은 입원한 이후에도 직장에 출근하거나 사업체에 나가 일을 하고 쇼핑 등 일상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의료자문기관에 이들의 병원 진료기록부를 의뢰한 분석한 결과 실제 입원 일수는 2~3%에 불과한 허위입원으로 확인됐다.

부안경찰서는 21일 전북·전남지역 병원 55곳을 돌며 허위로 입원해 보험금을 챙긴 박씨 등 20명을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강현신 부안경찰서장은 “보험사기는 결국 보험수가를 높임으로써 선량한 가입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사회적 범죄이며 국가의 의료재정이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범죄인만큼 보험사기 특별단속계획을 수립해 지속적인 단속활동을 펼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도내에서 총 38건의 보험사기로 102명을 검거한 가운데 허위 입원이 6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에 오는 10월 말까지 하반기 보험사기 특별단속을 벌일 계획이다.

설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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