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공으로 다져진 군산경제
내공으로 다져진 군산경제
  • 정준모 기자
  • 승인 2016.07.1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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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수 ·폐쇄설이 나도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이하 군산조선소)’를 바라보는 군산시민들의 심사는 복잡하다.

 “군산 경제에 대들보를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 참담하다, 그런 소릴 하도 들어 관심이 없다”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가장 가슴에 와 닿는 말은 “사실 여부를 떠나 극도의 호들갑을 떨고 마치 군산과 전북 경제가 망할 것 같은 불안감을 조성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군산조선소에 대한 애정,기대, 실망, 비난이 함축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돌이켜보면 군산조선소는 지난 2007년 군산시민과 도민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군산에 진출했다. 파격이라는 소리가 나올 만큼 군산시와 전북도가 길라잡이가 됐다.

 현 군산조선소 부지 18만2천㎡(5만5천평)는 전북도 경제의 입과도 같다는 군산항 8부두 예정부지였다. 그것도 10만톤급 선박 접안 부두로 개발할 수 있는 말 그대로 노른자 부두였다.

 국가 기간 시설 사용을 특정 기업에게 배려하는 것은 특혜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대기업 유치 논리에 밀려 항만시설보호지구를 제척, 산업용지로 변경됐다. 

  전북도와 군산시도 투자유치 촉진 조례에 따라 각각 100억원씩 총 200억원을 지원했다. 당시 지역 분위기는 군산조선소가 군산은 물론 전북에서 새로운 신화 창출로 지역과 국가발전을 선도할 것으로 확신했다.

  그렇다면, 지금도 군산사람들은 그렇게 믿고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놀랄 정도로 회의적 시각이 많다.

   이들의 견해는 한마디로 “군산조선소가 들어 올 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뭐가 있느냐”고 반문한다. 오히려 대기업이 들어온다고 집값 등 물가만 오르고 개발심리를 부추긴 바람에 부작용을 양산했다고 지적한다.

 심지어 혹자는 “군산조선소가 없을 때도 군산이 잘돌아갔다”며 군산조선소의 존재를 외면하기도 했다.

    경제는 심리라 했다. 심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군산조선소’ 문제를 군산시 등 지자체와 정치권이 혹여 과대 포장하거나 ‘부화뇌동’하지 말라는 것이다. 물론 군산조선소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거나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지나친 걱정과 기우로 공포감을 키워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차제 군산시 기업 유치 전략도 바뀌었으면 한다. 이익 창출이 절대목표인 기업 유치에 조급하지 말자는 것이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일수록 집토끼 사수에 총력을 쏟자는 얘기다.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대추 한알’이란 시다. 군산경제, 내공으로 다져진 대추 이상이다.

 군산=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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