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의 진단
한옥마을의 진단
  • 임보경
  • 승인 2016.07.13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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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시사철 전국의 관광객이 전주를 찾고 있다. 하지만, 돌아가는 그들은 다시 전주를 찾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한다면 그들은 하나같이 특별한 일이 아니면 다른 곳을 찾고 싶다는 단호하고 예리한 답을 한다. 우린 이러한 관광객들의 반응에 대해 깊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관광지나 명소를 찾는 사람들의 마음은 그곳에서 우리의 전통을 있는 그대로 보길 원하며 각자의 빠른 생활 속에서 각박해진 마음을 쉼하고 싶어하며 무거웠던 마음을 가볍게 비움으로써 돌아가는 길에는 시간을 내 꼭 한번 다시 찾고 싶은 곳으로 기억하며 사진 속에 그 아쉬움을 남기고 싶어한다. 이러한 마음이 관광지와 명소를 찾는 데 의미를 둔다.

 전주의 한옥마을이 이렇게 오랜 기간 아름답게 치장을 하고 인정을 받아오면서 왜 그런 후유증에 몸살을 앓는지 우린 분석해 보아야 할 일이다. 먼저 한옥마을의 유래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1876년 강화도조약을 기점으로 부산, 제물포, 원산의 3개의 항구를 개항하여 10리 내외에서 활동한 그들은 1905년 을사조약에 의해 본격적인 국내 간섭을 하기 시작하여 전주 관내의 현재 다가동거리에 자리를 잡게 되다가 신분의 차이를 나타낸 성곽이 차츰 양곡 수송에 문제가 나오자 남문을 제외한 모든 문들이 철거되면서 일본인들이 성문 안으로 들어오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1930년부터 뜻을 모은 사람들이 지금의 교동과 풍남동일대로 모이기 시작하여 한옥촌을 형성하게 되었다. 일본인들의 상권 장악과 세력 확대에 맞서기 위함도 하나의 이유가 되었겠지만, 이곳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 모셔져 있던 곳이라 그 의미를 더 보존하고 싶은 마음에 일본인들의 주거와 세력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함에 한옥은 더 지어졌던 것으로 본다. 즉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고 보존하고 싶었다는 조상들의 마음을 알아보는 유래임을 상기시켜보아야 할 것이다. 경상도 경주에 있는 양동마을이나 안동의 하회마을을 전주 한옥마을과 비교해 보자. 그곳 역시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입장은 우리와 달랐다. 물론 많은 예산을 부여받아 그럴싸하게 꾸며져 있기는 하지만 본래의 거주인이 거주를 하면서 그곳을 지켜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어떤가? 상업성만을 주장하다 보니 높은 지가와 건물의 가격과 세입자의 난처한 경제적 상황들을 고려하지 않은 현실이 그들을 내몰았고 새로운 그들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주인들이 하나씩 장악을 하게 되어 있으며 높은 세를 유지하기 위해 너무나 많은 현대판 간식거리인 음식들이 즐비하고 있는 추세이다. 전주한옥마을을 나타낸 블로그나 사연들을 인터넷 등을 조사해보면 가장 많이 등장하는 사진들 또한 길거리 간식음식을 먹기 위해 몇 줄씩 줄 서 있는 장면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간식거리 음식은 서울에서도 부산에서도 맛볼 수 있는 것들이라 본다. 우리 전주 한옥마을을 소개할 매력적인 재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안동 하회마을과 양동마을의 골목골목에서 이러한 모습을 보기란 힘들다. 물론 그 주민들이 직접 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큰 차이인 듯하다. 원래의 주민을 상업성에 너무 치우친 탓에 그들을 내몰아내고 간간이 유지하고 있는 원주민들마저 쓸쓸하고 외롭게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일주일전 꼬꼬영양통닭집을 찾아 사장님 말씀을 들어보았다. 한옥마을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연령대가 젊은 대학생층이다 보니 그들의 소비는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대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이야 대한민국 사람이면 빤히 아는 사실이지 않은가? 그들이 소비하고 갈 계획도 이미 협소하게 짜여져 있기에 그들은 오래도록 머물 수도 없어 그들의 주머니 사정에 치우친 간식거리가 성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안다. 팔작지붕의 넓은 자태의 한옥구조물이 물색하게도 일회성의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리고 전주시민에 대한 할인 혜택이다. 하지만 이 혜택을 전주시민이 얼마나 누리고 있을까? 전주시민을 사랑하고 배려한 정책은 감사할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혜택을 누리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교통의 문제와 주차난으로 인하여 그 옆을 지날 때면 인상이 찌푸려지고 외부인들의 손님을 모시고 가기엔 너무나 불편한 곳이라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간혹 밤늦은 시간이 되어야 방문할 마음이 생긴다는 것은 다시 한번 진단해봐야 할 문제이다.

 물론 관광객이 많이 와서 전주를 사랑해주고 머물다 가기를 두 손 모아 바라지만 그 혜택은 전주시민에게 주어지지만 진정 활용은 못 하고 있으니 무용지물이 아닌가? 일본으로부터 지키고 싶었던 우리의 역사와 문화는 현대판의 잘못된 정책으로 원주민들의 상권이 빼앗기고 전통보다 개인의 이익이 먼저인 아주 좁다한 도시판 상점에 불과한 모습은 그 시대와 별반 다를 바가 아니라고 본다. 도시재개발이 붐을 이뤘고 그런 가운데 철거와 보존과 수북재개발로 나누이 개발을 해왔다. 우리의 한옥마을은 역사적 문화적 가치 보존의 필요성이 있기에 도심 속에 단장된 것으로 본다. 1977년에 한옥보존지구로 지정된 이후 2010년에는 국제슬로시티로 지정되었고 2012년에는 지방브랜드 세계화사업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대외적으로 승승장구하는 모습이 겉과 속이 일치가 되어 진행되어간다면 우수한 문화재와 도심과의 어울림이 한층 빛을 더 바랄 것으로 본다.

 임보경<역사문화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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