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 최대의 습지형 호수, 꿈꾸는 용담호
내륙 최대의 습지형 호수, 꿈꾸는 용담호
  • 이항로
  • 승인 2016.07.1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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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상의 생물 중 약 20%는 습지에 터전을 잡고 살아간다. 해양생물의 약 60%는 습지에 산란하거나 서식한다. 1억 4천만 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경남 창녕의 우포늪을 비롯해 전남 순천만, 창녕 우포늪, 대암산 용늪, 신안 장도습지, 충남 두웅습지 등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습지로 손꼽힌다.

 최근 들어 이러한 습지가 크게 중요시되고 있는 것은 생명의 기원이자 터전이라는 의미를 뛰어 넘어, 전 인류가 해결해야하는 과제인 기후변화의 또 다른 대안으로서 습지의 역할이 재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 습지와 인공습지의 기능

 인공습지도 자연습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인공적으로 조성된 곳이지만 수질 개선, 생태계 복원, 생태체험학습장 활용 등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해외에서는 영국 런던 도심부에 위치한 총면적 0.43㎢의 런던인공습지가 생태관광 명소로 명성이 높다.

 습지를 관찰할 수 있는 전망대와 시청각 교육관, 체험 학습관, 조류 관찰탑, 생태공원 등으로 이루어졌으며, 180여 종의 조류, 10종 이상의 박쥐, 500종 이상의 나방과 나비류를 관찰할 수 있다.

 인공적으로 조성했지만, 조성 이후에는 인위적인 관리보다는 자연 상태로 그대로 놓아두고 있어 도심에서 희귀조류가 관측되기도 하는 등 습생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는 충남 서천의 국립생태원 인공습지에서 멸종위기종인 대모잠자리가 100마리나 발견되면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12년 18만㎡ 규모로 조성된 이 습지에는 40여종의 수생식물과 함께 어류, 물새류, 포유류 등 다양한 동식물이 산다.

 인공습지로는 국내 최대규모인 시화호 인공습지도 갈대 등 수생 식물을 이용한 자연정화 처리식 하수처리 시설물을 갖추고 하수 정화와 자연학습장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 용담호 비점오염원 차단해야

 용담호는 ‘내륙 최대의 습지형 호소’를 꿈꾸고 있다. 용담호 상류 곳곳에 인공습지를 조성하고 여과형 시설을 설치해 전북, 충청권 150만 주민의 생명수인 용담댐 물을 안전하게 지켜내는 게 목표다.

 용담호는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유입되지 않고 하천으로 직접 흘러드는 비점(非點)오염원이 90%에 달한다. 비점오염원은 용담호로 유입되어 대량의 녹조현상을 유발하는 등 수질에 악영향을 미친다.

 관리가 어려운 비점오염원을 관리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인공습지, 여과형시설 등을 설치하는 것이다. 환경부에서도 적극 권장하는 사업이다.

 이미 우리군은 지난 2008년 80억 원을 들여 언건, 신지천 인공습지를 조성했다. 이어 진안읍 운산리 진안천에 2016년부터 2019년까지 79억 원(국비 39억, 기금 32억, 군비 8억)을 투입해 인공습지를 조성한다.

 비점오염원을 차단하기 위해 50여명 소유의 80필지 땅을 편입시켜 침강지, 얕은습지, 깊은습지, 산책로, 수변데크 등 총 면적 8만6000㎡의 인공습지와 수변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용담호로 유입되는 하천 중 인구와 농경지가 가장 많아 오염도가 높은 진안천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운산 인공습지는 실시설계단계부터 최대의 사업효과를 낼 수 있도록 기술적인 검토를 거쳐 환경부의 최종승인을 받아 시행하게 된다.

 공사가 완료되면 진안공공하수처리장 방류수와 인구밀집지역인 진안천 오염원이 이곳에서 1차적으로 걸러져 용담호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

 인공습지는 향후 정자천과 구량천, 주자천, 내오천으로 확대해야 한다. 국가예산을 확보해 총사업비 250억원 규모의 비점오염 저감시설을 설치 할 계획이다.

 환경부 비점오염 저감사업에 선정되면 국비 50%와 기금 40%등 보조재원으로 사업비의 90%를 충당할 수 있어 군비 투자를 최소화하면서 용담호 수질 개선 목적을 이룰 수 있다. 국가예산 확보에 총력을 쏟아야 하는 이유다.

 용담호 상류지역을 자연 생태계의 보고인 우포늪처럼 후손들에게 물려줄 커다란 자연유산, 즉 내륙 최대의 습지형 호소로 만들어 가는데 전북도민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이항로 / 진안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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